2013년 설정 50주년 희년을 맞아 수원교구는 지난 반세기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50년을 향한 복음화의 길을 모색했다. 50주년은 기념행사에 머물지 않고 교구의 신앙과 사목을 돌아보며 미래의 방향을 새롭게 세우는 전환점이었다. 교구는 수년에 걸친 준비와 희년 행사를 통해 영적 쇄신과 새 복음화를 모색하고, ‘소통, 참여, 쇄신’을 미래 사목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50주년을 계기로 마련된 비전과 과제는 이후 교구의 새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됐다.

“희망의 땅, 복음으로!”
2013년 10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4만여 명의 교구민이 한자리에 모였다.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신앙대회와 감사미사가 열린 이날, 교구는 지난 5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100년을 향한 새로운 길을 선포했다. ‘희망의 땅, 복음으로!’를 대주제로 삼은 희년의 정점이었다.
50주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교구는 2010년 1월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 상임위원회를 조직해 출범시켰다. 4월 1일 열린 제2차 상임위원회에서는 50주년 대주제와 기념 로고를 공모하기로 했고, 5월 12일 교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준비위원회 제1차 총회에서는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조직 구성과 회칙, 활동 방향 등을 공유했다.
준비위원회 총재인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총회 기조강연에서 시대의 징표와 요청을 분석해 새 복음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창립 선조들의 후손이라는 정체성으로 세상의 복음화에 힘쓰며, 교구의 조직과 체계를 점검해 감사와 기쁨의 희년을 복음화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해 대림 시기에는 공모를 거쳐 기념 로고와 대주제 ‘희망의 땅, 복음으로!’가 확정됐다. 2012년에는 50주년 영성운동의 모토로 ‘잘 섬기겠습니다’가 선정됐고 주제가도 만들어졌다. 4월 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성유축성미사에서는 50주년 주제가 ‘희망의 땅 복음으로’가 처음 공개됐다.
교구의 희년은 보편교회의 ‘신앙의 해’와도 맞물렸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과 「가톨릭 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아 2012년 10월 11일부터 ‘신앙의 해’를 선포하면서다.
교구는 이에 앞서 2012년 10월 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및 신앙의 해’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이 주교는 사목교서 「교회의 신앙」을 발표하고 교구의 첫 희년이 교구와 사회에 하느님 나라를 앞당기는 도약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적 쇄신의 첫걸음으로는 ‘잘 섬기겠습니다’를 교구민 실천 운동으로 제시했다.
희년 동안 교구 곳곳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성경사목 20주년을 기념한 성경 전시가 열렸고, 2013년 2월에는 ‘병자의 희년’, 4월에는 ‘여성의 희년’과 ‘성소자의 희년’이 마련됐다.
6월 사제 성화의 날에는 교회의 새 복음화 비전과 사제 쇄신을 주제로 한 발표회가 열렸다. 그리스도사상연구소 ‘복음화 비전 연구팀’은 ‘쇄신, 참여, 소통’의 정신에 따라 사제부터 자기 쇄신에 나서고 지역 선교와 문화 선교, 소공동체 운동, 청소년 사목의 새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적 쇄신을 위한 십자가 순회기도도 열렸다. 8월 15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축복된 십자가는 6개 대리구 중심성당과 각 본당을 돌며 교구민의 기도를 모았다. 이튿날 안양실내체육관에서는 300여 명의 출연진과 4000여 명의 신자가 함께한 50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렸고, 8월 18일에는 800여 명의 청년이 참가한 청년대회가 개최됐다. 각 본당에서는 성시간과 성모의 밤, 순교자의 밤을 거행했다.

‘소통, 참여, 쇄신’으로 여는 새로운 50년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신앙대회와 감사미사는 교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보며 새 복음화의 정신을 구현하고, 100주년을 향한 ‘소통, 참여, 쇄신’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6개 대리구를 순회한 대형 십자가와 186개 본당 교구민들이 정성스럽게 쓴 성경필사본이 대회장에 입장했다. 이어 영상과 연극, 인터뷰, 뮤지컬을 통해 천진암 강학과 신앙 선조들의 역사를 비롯한 교구의 과거, 청소년과 소공동체·해외선교 등 현재의 사목, 교회와 사회가 마주할 미래의 과제가 펼쳐졌다.
감사미사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 한국교회 주교단과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이 주교는 ‘교구 미래 선언’을 통해 교회의 문을 활짝 열고 세상살이에 지친 이웃을 받아들이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자선과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님께서 친히 보여 주신 가난과 봉사와 섬김의 삶을 구체적으로 펼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50주년을 통해 제시된 교구 미래의 핵심 가치는 ‘소통, 참여, 쇄신’이었다. ‘소통’은 교회 안팎과 대화하며 복음의 메시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하는 것, ‘참여’는 신자들이 교회와 세상 안에서 자발적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하는 것, ‘쇄신’은 복음에 어긋나는 삶과 과감히 단절하고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는 것을 뜻했다.
교구는 이 비전을 구호에만 머물게 하지 않았다. 교구비전특별위원회는 50주년을 앞두고 교구 100년을 향한 50개 핵심 정책 과제를 마련했고, 사제연수 등을 통해 조직과 규정, 시설, 평신도와 수도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검토했다.
신앙대회 뒤에도 희년 행사는 이어졌다. 10월 10일 남양성모성지에서는 3800여 명이 함께한 ‘노인들의 희년’이 열렸고, 11월 24일 ‘주일학교 교리교사의 희년’ 미사에서는 앞으로 매년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교리교사의 날’로 정해 기념하기로 했다.
12월 29일 정자동·조원동주교좌성당을 비롯한 교구 모든 본당에서는 50주년 폐막미사가 봉헌됐다. 폐막미사는 기념행사의 마침표를 찍는 데 그치지 않고, 교구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시작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주교는 2014년 1월 7일 신년하례미사에서 사목교서 「소통과 참여로 쇄신되는 수원교구」를 발표했다. 이 주교는 ‘기쁨’과 ‘희망’으로 교구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면서 ‘소통, 참여, 쇄신’이라는 핵심 가치를 교구의 미래 복음화 정책과 과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느님 나라 구현이라는 교회의 소명을 실천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