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교육봉사자로서 말씀을 전하는 역할만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다른 봉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왜 이 봉사를 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교구에서 처음으로 대규모로 열린 ‘성령 안에서 대화’에서 퍼실리테이터(조력자)로 참여한 박명자(율리아나·제1대리구 동탄숲속본당) 씨는 이번 시간이 봉사자의 정체성과 사명을 성령 안에서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교구 성경교육봉사자회는 9월 4일 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성경교육봉사자 19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령 안에서 대화’를 진행했다. 이날 대화는 성경교육봉사자들이 단순히 말씀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교구로부터 파견받은 교회 봉사자로서 자신의 사명을 돌아보고 함께 식별하는 자리였다.
박 씨는 이날 소그룹 진행자로 참여해 봉사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왔다.
“처음에는 많은 분 앞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양성교육을 받으면서 진행자는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성령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박 씨는 앞서 교구 복음화국이 진행한 ‘성령 안에서 대화’ 봉사자 양성교육에 참여했다. 이 교육은 교구와 본당 현장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기 위해 봉사자들이 경청과 식별의 대화를 이끌 수 있도록 마련된 과정이다. 참가자들은 단계별 교육을 통해 성령 안에서 대화의 의미와 진행 방법을 배우고, 실제 소그룹 실습으로 진행자 역할을 익혔다.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진행자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편안하게 마음을 열고 성령께서 이끄시는 방향을 찾도록 돕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실제 대화 자리에서 박 씨는 봉사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깊은 울림을 받았다.
“성경교육봉사를 오래 해오신 분들도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말씀을 전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만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얻고, 다시 봉사의 힘을 얻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 씨에게 이번 성령 안에서 대화는 봉사자들을 위한 교육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돌아보는 신앙 여정이었다.
“성경교육봉사를 하면서 때로는 내가 무엇인가를 해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간을 통해 봉사는 내가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박 씨는 ‘성령 안에서 대화’가 교회 안에 경청과 식별의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요즘은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 놓고 나누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깊이 듣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회 공동체 안에서는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하느님의 뜻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