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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폐로도 서로에게 숨결을 불어 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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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에 참가했던 청년 함주완(바오로) 씨는 9월 5일 열린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 학술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친목이 목적이라면 구조가 더 안정된 동호회를 택하는 편이 합리적일 텐데도 청년들이 가톨릭에 머무는 이유는 하나, 세상은 줄 수 없는 영적 목마름을 채워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마름이란 뭘까. 같은 주 작성했던 기사들에서 찾았다. 당뇨 합병증에도 37세의 중증 자폐인 아들을 홀로 돌보던 어머니가 온갖 수술과 투석을 견디다 숨졌다. 홀로 남겨진 아들은 제도 공백에 내몰렸다. 자해와 공격행동이 있는 최중증 장애인을 선뜻 받아 줄 곳도, 부모가 쓰러진 순간 즉시 개입할 긴급 돌봄 체계도 없다.

내전으로 고통받는 미얀마 사가잉에는 대홍수까지 닥쳤다. 저수지는 군부가, 하류 마을은 저항 세력이 통제해 구호의 손길도 좀처럼 닿지 못하고, 군부는 물에 잠긴 마을에까지 폭격을 가한다. 인류사의 참극 앞에 우리는 신의 부재를 느끼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그래도 그 부재의 자리마다, 꼭 사람이 있었다. 최중증 발달장애 자녀 부모들과 시민들이 연대해 성명을 냈다. 한국희망재단은 긴급 모금에 나섰다. 재단 나눔기획팀은 “기사가 나가자마자 후원금을 보내온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얼굴도 모르는 미얀마인 농부를 위해.

숱한 아픔으로 영육이 병들고 신을 부정하던 함 씨가 WYD에서 만난 것도 ‘사람들 사이에 있는 하느님’이었다. 결국 사랑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다. 그건 망가진 폐로도 서로에게 숨결을 불어 넣고, 제 심장에서 흘린 피로 이웃의 심장을 뛰게 하는 역설적인 신비였다. 2027 서울 WYD가 청년에게 건넬 물도 여기 있지 않을까.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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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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