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9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세계교회 지성에게 묻다] 미헬 레메리 신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미헬 레메리(Michel Remery) 신부는 청년들이 미사 후 남긴 물음들을 모아 「하느님과 트윗을」(가톨릭출판사, 2016년)을 펴내고, 이를 도서와 앱, 영상, 동반 활동이 어우러진 국제 청년 사목 플랫폼 ‘데오퀘스트(DeoQuest)’로 발전시켜 온 인물이다. 그는 교회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앞서 청년들의 실망과 상처를 듣는 것에서 사목을 시작한다. 또한 청년을 사목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길을 찾아가는 동반자로 바라보며, 청년들이 던지는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신앙과 교회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열린 태도로 풀어가는 사목 방식을 실천해 왔다.

Q. 청년 사목이 청년들의 질문을 듣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하십니다. 질문 속에서 발견한 그들의 영적 갈망은 무엇이었습니까? 아울러 교회는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요?

청년들의 질문을 들으며, 저는 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습니다. 이들은 의지할 곳과 사랑, 하느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신앙을 갖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탐구하고,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험은 복음화에 대한 제 이해를 바꿔놓았습니다. 복음화는 교회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품은 고민과 질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많은 청년은 교회가 전하는 메시지가 자신의 현실과 맞닿아 있지 않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그들 안에는 여전히 의미와 진리를 찾고자 하는 갈망이 있습니다. 세상이 제시하는 답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깊은 것을 찾는 과정에서 교회를 발견하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교회는 변하지 않아야 할 신앙의 본질은 지키면서도, 청년들이 살아가는 자리와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단순한 지식보다 기댈 곳 찾는 청년들
여전히 의미와 진리에 대한 갈망 지녀

정해진 답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아닌
복음 안에서 함께 답을 찾는 과정 중요

Q. 청년들이 교회 가르침에 의문을 품거나 실망과 상처를 이야기할 때, 어떻게 열린 자세로 경청하며 가르침을 솔직히 전할 수 있을까요?

데오퀘스트에서는 어떤 질문도 배척하지 않습니다. 교회 때문에 겪은 실망이나 실제 상처에서 비롯된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경청이란 제도를 옹호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그들의 고통이 충분히 표현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논쟁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물론 경청한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을 말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대를 존중하며, 함께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진리는 사랑 안에서 전해져야 하고, 사랑 역시 진리 안에서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청년 사목을 하면서 청년들을 ‘위해’ 일하기보다 청년들과 ‘함께’ 걸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럴 때 교회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질문하고 배우는 만남의 자리가 됩니다.

「하느님과 트윗을」도 그런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책에 담긴 질문들은 신학자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미사 후나 온라인에서 실제로 던졌던 질문들입니다. 청년들의 고민과 호기심이 책의 내용과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Q. 「하느님과 트윗을」은 데오퀘스트로 확장됐습니다. 청년들의 신앙 여정을 동반하기 위해 왜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사목이 필요하다고 보셨습니까?

더 넓은 틀을 마련하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한 사람이 신앙 안에서 걸어가는 모든 순간을 함께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은 신앙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질문을 마주하고, 때로는 도움이 필요하며, 함께 걸어갈 공동체를 찾습니다.

늦은 밤 신앙에 관한 질문이 생길 때 찾아볼 수 있는 자료, 성사를 준비하거나 신앙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배움의 기회, 그리고 함께 신앙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데오퀘스트는 이러한 청년들의 다양한 필요에 응답하기 위해 책뿐 아니라 앱과 영상, 소그룹 신앙 양성 등 여러 방식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물론 디지털 콘텐츠가 공동체와 만남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디지털은 청년들이 신앙을 접하고 첫걸음을 내딛도록 돕는 도구일 뿐,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리스도와의 관계, 신앙 공동체 안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Q. 저서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가톨릭출판사, 2025년)를 통해 청년들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책은 빈곤과 연대, 환경, 정의와 평화, 노동, 정치, 기술 등 청년들이 실제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사회교리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돕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회교리를 단순한 지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손과 발, 그리고 입이 되어 줄 우리를 필요로 하십니다. 신앙은 개인적인 위로나 내면의 평화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무엇을 선택하고, 환경을 어떻게 대하며, 이웃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사회 안에서 어떤 책임을 다하는지가 모두 신앙을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청년들이 이를 깨달을 때 사회교리는 삶과 동떨어진 가르침이 아니라 복음을 실천하는 길이 됩니다.

여러 문화권에서 청년들과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은, 인간이 품는 근본적인 질문은 어디서나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사랑과 고통, 삶의 의미, 죽음, 하느님에 대한 갈망은 문화와 언어를 넘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답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이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방식은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 사회적 환경, 공동체가 형성되는 방식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답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품고 있는 질문에서 출발해 복음 안에서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역할 찾을 때 신앙 깊어져
청년이 서울 WYD 기획과 환대 주체 돼야

Q. 한국교회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교회의 주체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027 서울 WYD는 이미 훌륭한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한국 청년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교구대회 기간에는 자신의 집을 열어 순례자들을 맞이할 예정이며, 단순히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함께 대회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을 단순히 행사의 참여자나 도움을 받는 대상으로 머물게 하지 말고, 준비 과정에서부터 기획과 환대, 기도와 소통의 책임을 맡겨야 합니다. 청년들이 교회의 삶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발견할 때, 신앙은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서울 WYD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신앙 여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예를 들어 데오퀘스트와 같은 도구를 통해 청년들이 계속해서 신앙을 배우고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라는 대회 주제는 2027년 8월의 행사를 기다리라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신앙을 살아가고 나누라는 초대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찾는 순례자들은 한국교회가 보여주는 환대와 따뜻함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저 역시 몇 년 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커다란 환대를 받았고, 그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Q.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분별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가톨릭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데오퀘스트가 하려는 일도 사람들이 신앙에 관한 질문을 만났을 때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찾도록 돕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정보 자체가 아니라, 정보의 의미를 이해하고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입니다. 무엇이 참되고 선하며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인지 분별하도록 돕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가톨릭 언론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더 많은 관심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고 정직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이 신앙과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화면이나 신문 지면 속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만나고 공동체를 이루도록 연결하는 목소리가 되어야 합니다.

식민 지배와 전쟁을 비롯한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진실을 전하고 복음을 선포하며 신앙인들의 목소리를 전해 온 가톨릭신문의 창간 100주년을 축하합니다.

한국교회가 서울 WYD를 통해 세계의 청년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지금, 가톨릭신문은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특별한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의 질문에 귀 기울이고, 신앙의 참 의미를 알리며, 젊은 세대가 교회를 가까운 공동체로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언론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가톨릭신문의 모든 이들과 독자들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려주시기를.


■ 미헬 레메리 신부는
네덜란드 로테르담교구 소속 사제로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 건축학을 공부했으며, 2004년 사제품을 받은 뒤 전례와 건축의 관계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자위트홀란트주 레이던에서 청년과 대학생들을 사목했다. 이들이 신앙과 삶에 관해 던진 질문은 「하느님과 트윗을」 저술의 바탕이 됐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유럽주교회의연합 부사무총장을 지내며 사회홍보위원회와 교리교육·학교·대학위원회 서기를 겸했고, 유럽안보협력기구에서 그리스도인 대상 증오범죄 문제를 다루는 교황청 연락 담당자로도 활동했다. 2018년에는 룩셈부르크로 옮겨 전국 청년사목 담당 사제로 일했다. 2023년부터는 로테르담교구에서 사목하며 데오퀘스트(DeoQuest)의 책임자를 겸하고 있다. 데오퀘스트는 출판물과 앱, 영상, 신앙 양성 자료, 카드 게임, 온라인 활동, 대면 만남을 하나로 연결하는 국제 가톨릭 사목 플랫폼이다. 주요 저술로는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 「Online with Saints(성인들과 온라인으로 만나다, 국내 미출판)」, 「데오퀘스트 신앙 강좌(DeoQuest Faith Course, 국내 미출판)」가 있다. 그중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는 개인의 신앙과 교회 가르침을 다뤄온 기존 작업을 가톨릭 사회교리 분야로 넓힌 책으로, 빈곤과 이주, 노동, 전쟁, 기후위기, 공동선, 그리스도인의 구체적인 책임을 다룬다. 최근에는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의 삶을 통해 신앙과 삶의 목적, 고통, 기술에 관한 청년들의 질문을 탐구하는 「26 Questions to Carlo Acutis: How Can the First Online Saint Help You in Your Daily Life?(카를로 아쿠티스에게 묻는 26가지 질문: 최초의 온라인 성인은 여러분의 일상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국내 미출판)」를 펴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6-09-2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9. 29

시편 121장 2절
내 도움은 주님에게서 오리니,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이시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