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톨릭교정사목전국협의회(이하 한교협)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앞두고 담장 안 소년수형자들의 배움과 새출발을 지원한다.
한교협과 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회는 서울 WYD 기념사업의 하나로 소년수형자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2026년부터 3년간 총 6000만 원을 법무부 교정본부에 후원한다. 후원금은 소년수형자 교육 환경 조성과 학습 자료 지원,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년수형자의 학업과 자립 지원 등에 사용된다.
이번 후원은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과 소년수형자 교육 예산 부족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한교협과 수원 교정사목위는 소년수형자들이 수용 기간에도 배움을 이어가고 출소 후 사회에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재사회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법무부가 발간한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교정기관의 평균 수용률은 125.8로, 수용 정원을 1만3000명 이상 초과했다. 이 같은 과밀수용은 교정·교화 기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소년수형자 대상 교육도 검정고시 전원 합격 등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교육 여건과 학습 지원을 보다 충실히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교협 회장 유정수(루카) 신부는 “소년수형자들에게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회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며 “잘못을 책임지면서도 그 잘못이 자신의 인생 전체가 되지 않도록 다시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힘을 길러주는 것이 서울 WYD를 준비하는 교회가 소년수형자들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필요한 초대”라고 전했다.

한편 후원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법무부는 9월 29일 서울남부교도소 만델라 소년학교에서 소년수형자와 가족이 함께하는 ‘부모-자녀 관계 회복 캠프’를 열었다. 경청과 격려를 중심에 둔 이번 캠프는 ‘다시 만나는 우리 가족’을 주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가족의 모습을 영화 포스터 형식으로 표현하고, 비난의 말을 요청의 말로 바꾸는 대화 연습을 했다. 이어 일상에서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우리 가족의 작은 약속’도 정했다.
캠프에 참가한 한 소년수형자는 “엄마가 나에게 바라는 게 잔소리가 아니라 걱정이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됐고, 검정고시에 꼭 합격해서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등 소년범죄 대응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법무부는 처벌에 그치지 않고 소년수형자의 연령과 성별, 발달 단계에 맞춘 교육과 교정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진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은 “소년을 바꾸는 힘은 담장 안의 교육과 담장 밖의 가족, 이들을 포기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관심에서 나온다”며 “소년수형자가 성인 범죄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시 공부하고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교화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