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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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힘든 육아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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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출생률로 국가가 사라질 위기라지만, 이 부분에 있어 나는 꽤 떳떳하다. 우리 집은 아이가 셋인 다자녀 가구다. 내가 아이를 셋이나 낳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으니, 인생은 참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주변에서는 애가 셋이라고 하면 대단하다고 입을 모으는데,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중 하나는 특히 키우기가 힘들었기에, 스스로 생각해도 진짜 대단하다 싶다.

​첫째를 낳기 전 나는 비장하게 다짐했다. 내 부모처럼 아이 앞에서 다투지 않고 아이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아이가 태어난 건 내 욕심 때문이니 괜히 태어났다는 생각은 안 들게 하고 싶었다. 친정엄마의 화와 짜증을 받으며 자란 기억 때문에 내 아이에게는 그러지 않으려 애썼다.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 같았고 가끔 폭발할 때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처음이라 서툴고 긴장했던, 신입사원 모드였던 첫째 육아를 지나 둘째가 왔을 때는 경험자가 되었으니 한결 수월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둘째는 산 넘어 산이었다.

​조금 쉽게 키워보려 분유를 먹이려 했으나 우유 알레르기가 있어 모유 수유를 해야 했고, 조금 커서는 계란을 먹여보았다가 발진이 일어나 급히 소아과로 달려가기도 했다. 알레르기뿐만 아니라 아토피도 있던 아이는 밤에는 더 심하게 피부를 긁어댔고, 나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크림을 수시로 발라주며 밤을 새워야 했다. 

처음엔 나만 힘든 거 아니다, 모두 자신의 십자가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매일 똑같은 고통이 해를 넘어가자,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하느님께 묻고 싶었다. 

자라면서 아토피와 알레르기는 나아지나 싶더니만 이번에는 병원에서 또래보다 작다며 성장 호르몬 검사를 해보라고 했다. 아이가 작은 건 알고 있었지만 클 때가 되면 알아서 크려니 싶었다. 그래도 아이가 스스로 친구들보다 키가 작아 위축되는 것 같아 검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대학 병원에 입원하고 아이는 안 그래도 작은 몸에서 몇 번이나 피를 뽑아야 했고, 혈당을 올렸다가 내리는 위험한 검사도 받아야 했다. 그리고 결국 성장 호르몬이 나오지 않아 집에서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매일 맞혀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매일 직접 주사를 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나는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도대체 이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자꾸 괴롭게 하시는지 하느님께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화보다는 엎드려 비는 마음이 더 컸다. 어릴 적에 하느님을 원망하는 원망권(!)은 다 써버려서 그런지, 아이 피부가 낫게 해달라고, 잘 자라게 해달라고 빌기만 했다. 매일 정성을 다해 기도하진 못했어도 하느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 

아이는 거짓말처럼 아토피가 사라졌고 알레르기도 줄었으며, 주사를 맞으며 또래의 키를 따라잡고 있다. 아프고 힘든 시간을 겪으며 마음도 성장했는지 또래보다 성숙하고 기특하다고 느낄 때도 많다. 어쩌면 하느님께서 이 아이는 다른 아이보다 더 크게 쓰시려고 이런 시련을 주셨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다행히 셋째는 피부도 깨끗하고 알레르기도 없다. 성격은 나를 닮아 가끔 왜 저러나 싶을 때도 있지만, 세상에 단점만 있는 일은 없다. 시련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하느님의 큰 뜻이 있음을 몸소 체험했기에, 오늘도 그 뜻을 믿으며 뚜벅뚜벅 내 길을 걸어간다.

글 _ 마예은 엘리사벳(웹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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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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