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는 신앙 여정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세례 후 체계적인 교육과 돌봄이 이어지지 않아 신앙생활에서 멀어지는 새 신자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교구가 세례 후 3년 동안 새 신자들의 신앙 여정을 동반하는 「새 신자를 위한 신앙 길잡이」를 펴낸 것은 반가운 일이다.
‘2025년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신앙생활의 현주소를 무겁게 보여준다. 지난해 부활과 성탄 판공성사 참여자 비율은 각각 25.1, 25.0에 그쳤고, 주일미사 참여자 비율도 15.5에 머물렀다. 신자 수를 늘리는 것 못지않게 이미 세례받은 이들이 신앙 안에 머물도록 돕는 일이 한국교회의 시급한 사목 과제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대전교구의 시도가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례 이후 새 신자를 위한 교육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교재는 미사와 고해성사, 기도와 성경, 본당 공동체 생활 등 새 신자가 실제 신앙생활에서 마주하는 내용을 다루고, 세례 후 3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양성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사제와 평신도가 함께 논의하고 집필했다는 점에서도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을 살렸다.
새 신자가 교회에 뿌리내리려면 본당 공동체가 이름을 불러주고, 신앙의 어려움을 들어주며, 함께 기도하는 지속적인 동반이 뒤따라야 한다. 냉담을 막는 가장 좋은 길은 냉담한 뒤 다시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홀로 두지 않는 것이다. 세례 이후까지 책임지겠다는 대전교구의 노력에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이번 시도가 한 교구의 교재 발간에 머물지 않고, 한국교회 전체가 ‘세례 이후의 사목’을 더욱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