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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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빚은 신앙] 장작불 사이로 들려오던 천사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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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저녁때가 되면 어머니는 우리에게 먹일 밥을 짓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마른 장작이 빠지직거리며 빠알간 불꽃을 튀겼다. 어느덧 부뚜막 옆에 있던 라디오에서는 천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cpbc가톨릭평화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성인합창단과 어린이·소년소녀합창단의 노랫소리였다. 어쩌면 저리도 맑고 예쁜 소리로 노래하는지. 나이도 나와 비슷한 또래인 것 같은데…. 빠알갛게 타오르는 장작불을 바라보며 황홀경에 빠지곤 했다.

세월이 흘러 중고등부를 지나 청년이 되어서도 성당에서 부르는 노래는 성탄 때 부르는 캐럴을 제외하면 그저 그랬다. 단조롭고 때로는 너무 지루했다. 아마도 시골이라 폭넓은 합창의 묘미를 겪어 보지 못해서인 듯하다.

성인이 되어 한참 냉담하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나는 냉담을 풀고 다니던 성당으로 돌아왔다. 작은 성당의 성가대 인원은 너무 적었다. 어느 날 새로 부임하신 신부님께서 성가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특별한 선생님을 초빙하셨다. 나도 신부님의 부르심을 받고 성가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성가 합창의 화음을 배운 적이 없었기에 오히려 선생님의 가르침에 더 순수하게, 열심히 따른 것 같다.

성가대는 단순히 성가만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나는 이후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꾸르실료 교육을 수료했고, 이를 계기로 수녀님들이 운영하시는 양로원을 찾아가 봉사하게 되었다. 눈물로 묵주기도를 이어가던 어느 때는 꿈에 나타나신 성모님께서 나를 위해 하느님께 주님의 기도도 해 주셨다. 

이후 레지오에 입단했다. 또한 많은 성당 행사와 봉사 활동을 통해 주변 냉담 교우들이 다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가까운 지인들의 입교도 도왔다. 그야말로 은총의 비를 맞으며 행복한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그렇게 5~6년이 지난 뒤에는 수준 높은 성음악을 추구하는 ‘가톨릭 아르스노바 합창단’에 입단했다. 내가 어릴 때 불멍을 하며 좋아하던 그런 아름다운 합창단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교구 행사를 비롯해 여기저기 방문하여 무대에 올라 성가를 들려드리고,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함께 정기 연주회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면 가끔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십수 년 전 그날, 신부님께서 나를 성가대로 부르지 않으셨다면? 또 그 훌륭하신 선생님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 그 많은 은총을 받으며 행복할 수 있었을까?

하느님께 받은 이 은총은 신부님이나 선생님의 헌신을 비롯해 여러 사람을 통해 전달된 것이기에, 우리는 우리가 받은 이 은총을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다른 분들께 잘 다듬어진 성가로 나누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느님의 소리와 하느님을 찬양하는 영혼들의 소리는 성가를 통해 아름답게 전해진다.

글 _ 이규환 니콜라오(수원교구 성음악위원회 아르스노바 합창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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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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