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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상흔에서 생명과 평화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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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는 좀처럼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역시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오랜 세월 군사적 긴장과 각종 규제 속에서 삶의 제약을 받아왔다. 이들에게 평화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과 일상의 회복이 걸린 절실한 과제다.

분단의 상흔이 깊게 남은 땅에 생명과 평화의 씨앗을 뿌리려는 종교계의 발걸음이 닿은 것은 뜻깊다.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는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가 함께한 ‘DMZ 종교인 생명평화순례’를 마치며, 10월 23일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2026 DMZ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DMZ가 단순한 군사적 완충지대나 관광의 대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분단의 기억을 존중하고 지역 주민의 삶을 개선하며 자연과 공존하는 ‘적극적 평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일대 주민들이 평화의 주체가 돼 현장의 첨예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정한 평화는 군사적 충돌이 없는 상태만을 뜻하지 않는다. 분단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존엄과 권리를 회복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공존의 길을 열어갈 때 비로소 실현된다. 남북 관계의 냉기 속에서도 종교인들이 기도와 순례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정부와 지자체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의 길을 마련해야 한다. 교회 역시 종교 간 연대를 바탕으로 화해와 생명의 가치를 증언하는 노력을 이어 나가야 한다. DMZ가 대립과 단절의 상징을 넘어 생명과 화해, 평화의 길로 거듭나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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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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