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가 2026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새 의장단을 선출하고 교회 안팎의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새 의장 김종수 주교를 비롯한 의장단이 주교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한국교회가 직면한 과제들을 책임 있게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이번 총회에서 주목할 결정 중 하나는 나주 윤 율리아 문제에 관한 광주대교구의 조사와 판단을 지지하고, 파문 제재를 받은 이들의 사면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교회의 가르침과 질서를 수호하는 동시에 공동체로 돌아올 길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분명한 교의적 판단과 세심한 사목적 배려를 통해 교회 공동체의 일치를 이뤄 나가야 할 것이다.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입법 청원에 주교단이 동참하기로 한 것도 환영할 일이다. 인간 생명의 존엄은 결코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사회적 실천으로 옮기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각 교구와 본당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생명 존중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더욱 깊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교회 내 성폭력 관련 지침서 승인 역시 선언적 조치에 그쳐서는 안 된다. 피해자 보호와 회복을 최우선에 두고 예방 교육과 책임 있는 대응 체계가 교회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교회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일 때 사회를 향한 가르침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새 의장단 앞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비롯해 적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려면 주교단이 의견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의 결정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 주교들의 일치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시대적 소명에 충실히 응답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