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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성 아우구스티누스" 출시로 살펴본 성인의 삶과 신앙

늦은 만큼 더 간절했던 하느님 향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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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과 신학을 통합해 중세 정신문명을 주도한 히포의 주교 성 아우구스티노 유리화.
그의 불타는 갈망을 의미한다.
 
 
   신학이나 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성 아우구스티노(354∼430)라는 이름은 몇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그는 그리스도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요, 교부시대 신학자로 꼽힌다. 그는 그때까지 서양(로마제국)의 정신과 문명을 지배해온 그리스 철학 체계 속에 그리스도교 진리를 안착시키며 중세 정신세계를 주도한 `서양의 스승`이다.

 이를 두고 성염(요한 보스코) 전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서구문화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는 두 강줄기에 자리 잡고 있다면,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두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그의 방대한 저작 가운데 「고백록」 「신국론」 「삼위일체론」 등은 16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신학자와 철학자들이 담론의 주요 전거(典據)로 활용하는 명저다. 사도 바오로를 제외하고 아우구스티노보다 그리스도교 사상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없다.

 #철학과 신학을 통합한 위대한 교부

 로마 통치령이던 북아프리카 타가스테(현 알제리 수크 아라스)에서 태어난 아우구스티노의 삶은 그의 사상만큼이나 열정적이고 극적이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 출신인 그는 하느님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세속적 욕망만을 좇았다. 명석한 두뇌 소유자였던 그는 카르타고에 가서 출세 수단으로 수사학을 공부하고, 더 큰 야망을 펼치기 위해 로마와 밀라노로 갔다. 승승장구하며 로마 황제의 연사 자리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는 진리에 목말라하고 있었다. 그래서 청년시절부터 10년 넘게 마니교에 빠져 악의 근원과 궁극의 진리를 찾아 헤맸다. 페르시아에서 발원한 마니교는 선악이원론을 가르치는 일종의 혼합종교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의 어머니 성 모니카는 이런 아들 때문에 매일 눈물의 기도를 바쳐야 했다. 모니카의 기도는 오직 하나, 아들이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마침내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오와 어머니의 기도, 그리고 하느님 섭리와도 같은 일이 그를 돌려 세웠다. 그는 어느 날 서재에 앉아 있다가 밖에서 아이들이 뛰어놀며 부르는 동요를 우연히 들었다. "집어라! 읽어라! 집어라! 읽어라…."
 그는 마침 옆에 성경이 있길래 그걸 집어 펼쳐봤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그리고 욕망을 채우려고 육신을 돌보는 일을 하지 마십시오"(로마 13,13-14)라는 바오로 사도 말씀이 시선을 잡아당겼다.

 그는 회개하면서 탄식했다. "오, 진리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토록 오래고 그토록 새로운 아름다움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고백록」 10권)

 그때부터 진리를 향한 사랑과 행보에 거침이 없었다. 사제품을 받고 고향 근처 히포의 주교가 된 그는 이후 마니교를 비롯해 도나투스파, 아리우스파 등 숱한 이단과 열교(裂敎)를 논박하며 복음의 진리를 설파했다.

 #진리에 대한 불타는 갈망

 그는 저서 「재론고」에서 427년까지 저술한 93개 저서 목록을 나열했다. 이 가운데 대표작은 단연 자서전 「고백록」(전 13권)이다. 훗날 그는 "「고백록」은 나의 악행과 나의 선행을 들어 의롭고 선하신 하느님을 찬미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신국론」은 로마제국이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신의 나라, 즉 하느님에게 구원의 은총을 얻은 사람들의 공동체를 갈망한 역사신학서다. 「삼위일체론」은 삼위일체에 관한 교부시대 신학을 완성한 교의신학 분야 최고 걸작이다. 삼위일체, 그리스도, 자유, 악, 원죄, 구원, 은총, 성사, 종말 등 그리스도교 신학의 주요 주제와 논의는 모두 그의 사상에 기초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우구스티노를 그린 그림들을 보면 그의 심장은 불타는 모습이다. 이는 하느님을 향한 그의 불타는 갈망을 의미한다. 그에 따르면, 이 갈망은 모든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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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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