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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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된 이스라엘, 하느님과 새로운 혼인관계를 맺을지어다

[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59)호세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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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아서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간의 계약 관계를 혼인 관계로 설명한 첫 번째 예언서이다. 주님의 명에 따라 창녀 고메르와 혼인하는 호세아. 출처=구글

 

 


히브리어 구약 성경 「타낙」은 호세아서를 예언서로 분류해 에제키엘서 다음으로 배치해 놓았습니다. 호세아는 우리말로 ‘야훼께서는 구원이시다’ ‘야훼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입니다. 헬라어 구약 성경 「칠십인역」과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는 히브리어 ‘호세아’를 음차해 ‘Ωσηε’, ‘Osee’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펴낸 우리말 「성경」은 ‘호세아서’라 표기합니다.

구약 성경은 아브라함, 모세, 드보라를 ‘예언자’라고 부릅니다. 또 열왕기에는 엘리야, 엘리사, 나탄, 가드 등이 예언자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예언자들의 행적과 그들이 선포한 말들이 기록으로 전해지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8세기부터입니다. 이들은 히브리어 타낙 성경의 ‘후기 예언서’에 속하는 예언자들로 ‘저술 예언자’라 불립니다.

첫 저술 예언자는 아모스입니다. 저술 예언자를 시대별로 분류하면 기원전 8세기에 북 왕국 이스라엘에서 아모스와 호세아가, 남 왕국 유다에서 이사야(이사 1─39장)와 미카가 활동합니다. 기원전 7세기부터 바빌론 유배 직전까지 스바니야, 나훔, 하바쿡, 예레미야, 오바드야가 등장합니다. 기원전 587~538년 바빌론 유배 시기에는 에제키엘과 제2이사야(이사 40─55장)가 활약하죠. 귀향 후 기원전 2세기까지 하까이, 즈카르야, 제3이사야(56─66장), 말라키, 요나, 요엘, 제2이사야(9 ─14장), 다니엘이 나타나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합니다.

호세아는 기원전 750~722년 북 왕국 이스라엘 사마리아와 베텔, 길갈에서 활동한 예언자입니다. 같은 시기 남 왕국 유다에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활동했습니다. 아모스가 이스라엘 사회 불의를 비판했다면, 호세아는 이스라엘의 종교 타락과 우상 숭배를 고발합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암투와 암살이 만연했습니다. 즈카르야 임금은 6개월 만에 살룸에게, 살룸은 한 달이 못 돼 므나햄에게, 므나햄의 아들 프카흐야는 2년이 채 못 돼 페카에게, 페카는 호세아에게 왕위를 빼앗깁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불과 10년 동안 5명의 왕이 정변으로 교체되고 결국 아시리아군에 의해 멸망하고 맙니다.

이스라엘은 정치 못지 않게 종교적으로도 타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바알과 아세라 숭배가 대중화됐고, 물질주의에 빠져 쾌락을 즐겼습니다. 호세아는 이러한 망국의 현실을 고발하고, 이스라엘의 종교ㆍ윤리의 타락을 신랄하게 비난합니다.

성경학자들은 호세아서를 호세아가 직접 작성했거나, 제자들이 그의 전승 자료를 남 왕국 유다로 가져와 편집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호세아서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계약 관계를 ‘혼인’에 비유한 첫 번째 책입니다. 이후 예레미야, 에제키엘, 제2이사야가 계승 발전시킵니다. 이러한 혼인 관계는 신약 성경에도 도입돼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로 발전합니다.(마르 2,19-20; 에페 5,22-25)

호세아서는 전반부(1─3장)와 후반부(4─14장)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반부는 호세아의 혼인과 자녀들에 대한 진술이고, 후반부는 이스라엘의 죄를 고발하고, 나라가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정화된 후 새로운 삶의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호세아는 브에리의 아들로 주님의 명에 따라 창녀인 고메르를 아내로 맞아 아들 둘, 딸 하나를 낳습니다. 큰아들 ‘이즈르엘’은 이스라엘의 땅과 역사를 상징하고, 둘째 아들 ‘로 루하마’와 딸 ‘로 암미’는 하느님의 징벌을 받게 될 이스라엘의 미래를 암시합니다. 아내는 다른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 호세아를 버리고 떠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호세아에게 그녀를 찾아 다시 사랑하라고 명하십니다.(3장) 이처럼 호세아의 가정은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계약 관계를 대변해 줍니다.

호세아서는 하느님을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경건한 제례가 화려한 형식에 치우쳐 더는 정화와 생명의 장이 되지 못함을 고발합니다. 또 저주와 속임수, 살인, 도둑질, 간음, 서로를 죽이는 참극의 결과로 북 왕국 이스라엘의 멸망과 민족의 추방을 선고합니다. 이스라엘의 신랑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징벌하기로 했습니다.(5,2.9) 모든 신당이 파괴되고(10,2-8), 예루살렘 도성과 모든 성읍이 적에게 약탈당할 것입니다. 주민들은 그들의 칼에 쓰러지고, 살아남은 자들은 유배지로 끌려갈 것입니다.(9,11-14.16)

추방은 ‘광야로의 복귀’입니다.(2,16) 그래서 그곳에서 다시 단련된 이스라엘은 본래의 모습으로 재창조될 것이라고 호세아서는 예언합니다. 아울러 호세아서는 하느님께서 다시 이스라엘과 맺으신 계약을 통해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이끄시어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하실 것이라고 합니다.(11,2)

호세아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헤셋’이라고 표현합니다.(2,21) 바로 ‘신의’입니다. 하느님의 헤셋은 백성을 향한 그칠 줄 모르는 사랑과 자비, 변함없이 충실한 마음, 질투심, 연민, 용서 등을 함축합니다. 바람난 고메르를 찾아가 용서해 주고 처음의 혼인 관계를 회복하는 호세아의 사랑(3장)은 하느님의 헤셋을 암시합니다.

하느님과 새로운 혼인관계를 맺기 위해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알아야’(호세 2,22)하고, 하느님께 받은 헤셋을 그분께 돌려드려야 합니다.(호세 4,1; 10,12; 12,7) 곧 그분을 온 마음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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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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