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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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중 가장 먼저 쓰인 경전, 깨어 있는 삶 강조

[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83)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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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은 바오로 사도가 쓴 첫 번째 편지이며 신약성경 가운데 가장 먼저 쓰인 경전이다. 사진은 테살로니카 명소인 레프코스 피르고스(하얀 탑). 출처=구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이하 테살로니카 1서)은 바오로 사도가 쓴 첫 번째 서간이며 신약 성경 가운데 가장 먼저 쓰인 경전입니다. 헬라어 신약 성경은 ‘Προs Θεσσαλονικειs Α’(프로스 테살로니케이스 알파)’,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는 ‘Ad Thessalonicenses 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펴낸 우리말 「성경」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으로 표기합니다.

테살로니카는 필리피에서 서쪽으로 약 160㎞ 떨어진 그리스 최대 항구도시로 예로부터 무역과 행정 중심지입니다. 마케도니아 카산드로스 임금이 기원전 315년 이 도시를 건설해 부인의 이름을 따서 ‘테살로니케’(라틴어 테살로니카)라 했습니다. 테살로니카는 기원전 168년 로마제국에 합병된 후 기원전 146년 마케도니아 속주 수도가 됩니다. 이후 기원전 42년 로마제국의 자유도시가 돼 지방행정관(총독)이 통치하게 됩니다.(사도 17,6-8 참조)

바오로 사도는 50~52년 제2차 선교 여행(사도 15,36─18,22) 때 실바누스(실라스)·티모테오와 함께 테살로니카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유럽에서 필리피(사도 16,11-40)에 이어 두 번째로 그리스도교 신앙공동체를 세웁니다. 당시 테살로니카는 번창한 상업도시로 잡신을 섬기는 이방 민족들뿐 아니라 유다인들도 집단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먼저 시나고그를 찾아가 유다인들을 대상으로, 그다음으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베풀었습니다.(1,7-10; 2,14; 사도 17,1-14) 그의 선교 활동은 대성공을 거둡니다. 이를 시기한 유다인들은 불량배들을 동원해 소동을 일으키고, 시 당국자들에게 로마 황제 말고 예수라는 또 다른 임금을 섬긴다면서 황제의 법령을 어기고 있다며 바오로 사도 일행을 고발했습니다. 이에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에서 안식일을 세 번밖에 지내지 못한 채 베로이아로 떠납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이 짧은 3주간 동안 테살로니카에서 천막 짜는 일을 했고(2,9; 사도 18,3), 필리피 신자들로부터 두 차례 물질적인 도움을 받았으며(필리 4,15-16), 그가 세례를 베푼 신자들과 깊은 정을 나눴습니다.(1,8; 2,7-8. 17-20; 3,6) 바오로 사도의 헌신으로 테살로니카 교회는 마케도니아(필리피·테살로니카·베로이아 등)뿐 아니라 그리스 아카이아 지역(코린토·아테네) 신자들에게 모범이 될 만큼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테살로니카 1서는 바오로 사도가 제2차 선교 여행 도중 1년 6개월간 코린토에 머물 때 썼다고 합니다.(사도 18,11) 성경학자들은 이 시기를 50년 말에서 51년 여름 사이로 추정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추방되다시피 테살로니카를 급히 떠났기 때문에 갓 세례를 받은 그곳 신자들에 대한 걱정이 매우 컸습니다.(2,15-16) 하루빨리 테살로니카로 가서 그들의 부족한 믿음과 교리 지식을 채워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2,17-19; 3,10)

여건상 직접 갈 수 없었던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를 테살로니카에 보냅니다.(3,1-2) 테살로니카 신자들의 사정을 살피고 돌아온 티모테오는 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한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3,2-10) 아울러 그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이 주님께서 언제 재림하시는지 그리고 주님께서 재림하시기 전에 죽은 이들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한다고 보고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테살로니카 1서를 써보냅니다.

테살로니카 1서는 5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님 재림을 기다리며 하느님의 뜻에 맞는 거룩한 삶을 꾸준히 살아야 한다는 게 주된 내용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테살로니카에서 선포한 것은 ‘하느님의 복음’(2,2), ‘하느님의 말씀’(2,13), ‘주님의 말씀’(1,8), ‘그리스도의 복음’(3,2)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테살로니카 신자들이 복음을 받아들인 것은 바오로 자신의 언변 때문이 아니라 성령께서 여러분에게 임하시어 복음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하셨고, 이 복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우상들을 버리고 살아계신 참하느님을 섬기게 됐다고 칭송합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구원은 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얻어지며(5,9), 성령께서 주님의 영광스러운 재림이 이뤄질 때까지 하느님의 뜻에 맞는 합당한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이끌어 주실 것이니 그 성령의 불을 끄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합니다.(4,8─5,19)

바오로 사도는 또 종말과 함께 마지막 심판에서 우리를 구해주실 분은 오로지 영광스럽게 재림하실 주 그리스도뿐이시라고 합니다.(1,10) 그리고 주님이 재림하실 때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고, 그다음으로, 그때까지 남아있게 될 우리 산 이들이 그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늘 주님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가르칩니다.(4,16-17)

바오로 사도는 희망과 믿음으로 그날을 고대하고, 그날이 올 때까지 어떠한 환난과 고통도 참고 견디며 항상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삶, 깨어있는 삶을 살아갈 것을 당부합니다.(1,10; 3,13; 5,4-10) 그리고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삶은 복음대로 사는 삶이라며, 서로 모범이 되고 본받을 것을 권고합니다.(1,6; 2,14)

 


리길재 선임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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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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