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글방 네 번째 詩_낡은 구두
내가 걸어 다닌 수많은 장소를
그는 알고 있겠지
내가 만나 본 수많은 이들의 모습도
아마 기억하고 있겠지
나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던 그는
내가 쓴 시간의 증인
비스듬히 닳아 버린 뒤축처럼
고르지 못해 부끄럽던 나의 날들도
그는 알고 있겠지
언제나 편안하고 참을성 많던
한 켤레의 낡은 구두
이제는 더 신을 수 없게 되었어도
선뜻 내다 버릴 수가 없다
몇 년 동안 나와 함께 다니며
슬픔에도 기쁨에도 정들었던 친구
묵묵히 나의 삶을 받쳐 준
고마운 그를
이해인 수녀님의 구두는 수많은 걸음과 만남,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시간의 증인입니다.
사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애정을 이어온 수녀님의 이야기와
오랜 친구의 정겨움이 느껴지는 노래, [혜화동]을 들어봅니다.
*
바쁜 일상에 지치시나요?
가쁜 숨을 잠시 고르고 여기, 함께-머물러 주세요.
시 한 송이,
노래 한 잎,
기쁨 한 다발.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님과 함께 하는 해인글방입니다.
방송시간 | 월 22:30 화 16:30 수 23:00 금 10:30 토 19:30 일 23:30
홈페이지 | http://www.cpbc.co.kr/TV/9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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