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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통한 평화 구축, 교회와 이견 커

윤석열 대통령 시대, 공약과 가톨릭교회의 정책 제언 - (4·끝)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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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당선인이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 환담했다. 주한미군공보실 제공

▲ 2021년 11월 로마 성 이냐시오성당에서 남북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 전시가 열렸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북 정책은 북한 비핵화가 선행되지 않는 이상 강경책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제공



가톨릭평화신문은 윤석열 대통령 시대 출범을 앞두고 가톨릭교회가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에 대한 정책 제언을 시리즈로 보도한다. 주제는 생명과 가정, 생태와 기후위기, 복지와 나눔, 평화 등이다. 그동안 윤 당선인이 연설과 자료집 및 인터뷰 등 선거운동을 하면서 어떤 공약을 발표했는지, 또 각각의 사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집중적으로 정리한다. 또 이들 주제에 대해 교회는 어떤 입장인지, 그리고 공약과 다를 경우 현실적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평화’다.



선 북한 비핵화, 후 한반도 평화협정


“평화는 진리ㆍ정의ㆍ사랑ㆍ자유라는 네 기둥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모든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새 세대에게 이러한 이상들을 가르칠 의무를 지닙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제37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4항) 교회는 이처럼 늘 평화를 갈구한다. 그래서 남북 간의 평화증진은 교회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021년 10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강조한 바 있다. 한국 교회는 6·25전쟁 이후 북한 지역에 대한 선교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북한 지역에 대한 선교의 끈을 놓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윤석열 당선인의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대북제재 완화 등 대북 관련 정책은 현 문재인 정부와는 전면 반대 입장이다. 안보ㆍ통일ㆍ외교ㆍ국방 분야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돼 있다.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을 통한 북핵 확장억제 강화와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동맹 강화, 그리고 미국과의 각종 회담 정례화를 약속했다. 특히 한미간 유사시 핵무기 전개 협의 절차 마련, 정례적인 운용 연습을 통해 핵우산 신뢰도 향상 등을 예고했다. 또 미국ㆍ인도ㆍ일본ㆍ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 산하 백신ㆍ기후변화ㆍ신기술 워킹그룹에도 가입할 방침이다. 이는 현 정부의 기조와 180도 달라진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정착을 위해 6ㆍ25 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추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윤 당선인도 원칙적으로 이에 찬성한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무게 중심은 북한 비핵화에 있어 내용상으로는 전혀 다르다. 윤 당선인은 “한반도의 정전상태를 평화 상태로 전환하며 평화통일을 이룩하는 것은 우리의 희망이자 목표이지만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 경제제재로 북한 비핵화 유도

유엔대북제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가톨릭교회는 비군사적인 수단인 경제제재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제제재가 대상 국가의 취약계층에게 미치는 만큼 경제제재의 실효성과 윤리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윤 당선인의 생각은 확고하다. 윤 당선인은 “북한이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 것을 제재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대북경제제재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대북경제제재는 현재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제재 완화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미 이런 정책 변경에 따라 한반도의 분위기는 강경 대처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북한은 3월 잇따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면서 군사적 모험주의를 시작했다. 이에 우리 군도 최첨단 F-35 전투기 28대를 동원한 무력시위인 이른바 ‘엘리펀트 워크’를 통해 군사력을 과시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코끼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걷는 모습처럼 항공기들이 활주로에서 일렬로 늘어서 위용을 과시하거나 실제로 최단 시간 내에 줄줄이 이륙하는 훈련이다.

이처럼 윤 당선인이 밝힌 공약과 정책은 가톨릭교회가 갖고 있는 생각과 차이가 크다. 윤 당선인의 공약은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인 만큼 쉽게 정책을 바꾸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대북 경제제재로 무고한 북한 주민들이 고통받을 수 있는 만큼 예외로 인정받는 인도적 지원이 확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유엔으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아 대북 경제지원이 가능하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아울러 현 정권과의 무리한 차별화를 위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평화의 사도로서 검토됐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문제 등은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회, 군비 축소에 대한 관심 촉구해야


아울러 교황청은 세계평화를 위해 재래식 무기의 군비축소뿐 아니라,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국제사회의 회심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한국 교회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군비축소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북한의 핵 보유로 인한 전략적 비대칭 상태에서 상호주의적 군비축소는 어렵다”며 “군비축소는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이후 남북간 재래식 전력 축소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행되지 않은 현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남북 대치 상황에서 교회의 주장대로 선뜻 재래식 군비 축소를 주장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교회는 군비 축소에 대한 여론 환기 및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평화교육 실시에는 긍정적

이밖에 윤 당선인은 학교 교육의 정규 과목 안에서 평화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지 여부에 대해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윤 당선인은 “현재 통일교육지원법에 따라 학교 교육, 공직자뿐만 아니라 사회교육기관에서도 통일교육을 의무화하게 되어 있다”며 “통일교육에서는 헌법이 정한 바와 같이 남북 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교육이 포함되어야 하며, 평화와 통일, 화해에 대한 교육이 현실적으로 잘 되고 있는지 여부와 그 방법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는 전문가들과 학교 및 각 교육기관의 의견을 들어 더 좋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회는 “분단 문제에 무감각할 수밖에 없는 세대가 증가하는 사회 환경에서 화해와 협력을 통한 평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실 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는 정치권은 물론 종교계 등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다. 문제는 교육의 성격이었다. 가톨릭교회는 학교 안에서의 평화교육이 보수적 가치관으로만 흐르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군 복무 혜택, 군종교구 관심 필요

윤 당선인은 국방 정책과 관련해서는 병사 월급을 월 200만 원으로 인상하고, 민간주택 청약 시 가점 5점 제공, 공공임대주택 분양 가점 부여, 현역병의 국민연금 가입 인정기간을 18개월로 확대하는 등의 군 복무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가톨릭교회는 군종교구를 통해 군 선교를 펼치고 있어, 윤 당선인의 공약은 군 선교와 관련이 있다. 공약 이행 과정에서 군 선교 동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챙겨봐야 할 것이다.

또 윤 당선인은 국가유공자 지원 확대, 6·25 전쟁 및 월남전 참전 국가유공자 수당 2배 인상, 보훈대상자 상이 등급 개선 등의 보훈 공약을 발표했다. 교회가 이에 대해 특별히 반대할 이유는 없다.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점검해야 할 일이다.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는 중국과의 안보실장간 고위급 전략대화 정례화 등 상호존중의 새로운 한중시대, 그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에 기반을 둔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 등을 약속했다. 이 문제는 교회의 해외선교와도 관련이 깊은 사안인 만큼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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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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