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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늘어난 가족과의 시간… 영적으로도 성숙했을까?

‘사랑과 기쁨인 가정의 해’교황 권고와 한국 교회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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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랑과 기쁨인 가정의 해’를 보내며 가정공동체가 영적으로 단단해지기를 기원했다. 3대가 모여 함께 기도하는 한 가정의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이 시기 동안 교회는 여러 가정과 부부들이 그들의 결합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삼위일체적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된 표징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과제를 수행할 것입니다. 혼인은 각자를 향한 하느님 계획의 일부이며, 하느님 은혜의 결실이기에 완전하고도 충실한 마음으로 감사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1년 「사랑의 기쁨」 반포 5주년을 맞아 ‘사랑의 기쁨인 가정의 해’(2021년 3월 19일∼2022년 6월 26일)를 선포하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가정의 해를 보내며 가정 공동체가 영적으로 단단해지길 기원하며, 관대함과 헌신, 신의, 인내의 미덕으로 성가정을 이룰 것을 제안했다. 교황은 또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7월 넷째 주일)을 제정해 젊은이들에게 삶과 신앙의 경험을 물려주는 조부모의 역할도 상기시켰다. 뿐만 아니라 ‘사랑의 기쁨인 가정의 해’에 요셉 성인을 기리는 ‘성 요셉의 해’(2020년 12월 8일∼2021년 12월 8일)도 포함돼 있어, 2021년부터 2년 동안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적 연대와 사목적 관심이 가정에 집중된 해였다. 사랑의 기쁨인 가정의 해는 다음 달 6월 22∼26일 로마에서 열리는 제10차 세계가정대회로 마무리된다. 가정의 해 폐막을 앞두고, ‘사랑과 기쁨인 가정의 해’에 담긴 의미와 1년 3개월 동안 한국 교회는 가정의 해를 어떻게 지냈는지 돌아본다.



‘사랑과 기쁨인 가정의 해’ 선포 배경

지나친 개인주의화와 세속화, 물질 중심적 사고로 전 세계적 가정의 위기와 해체는 ‘사랑과 기쁨인 가정의 해’를 지정한 배경이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12월 27일 온라인 삼종기도 직후 연설에서 “모든 그리스도인 가정이 혼인과 가정의 소중함을 재인식해 달라”고 권고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가정의 해를 지내며 가정 공동체가 영적으로 더욱 단단해지기를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2021년 12월 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맞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혼인한 부부들에게 서한을 띄웠다. 코로나로 전 세계의 가정은 긴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가족들이 같은 집안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기분 전환을 하고 쉬면서 온종일 같이 있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피로에 꺾이지 마십시오. 사랑의 힘은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의 욕구와 관심보다는 다른 이들, 곧 여러분의 배우자와 자녀들을 더욱 잘 돌볼 수 있도록 해 줄 것입니다.”

교황은 “봉쇄는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가정에서 대화를 많이 하는 특별한 기회였다”며 “바오로 성인의 사랑의 찬가(1코린 13,1-13)를 읽고, 평화의 시간을 가지며 서로 미소 지으려 노력하며, 매일 저녁기도를 바쳐보라”는 구체적인 방법도 알려줬다.



가정 공동체를 위한 한국 교회의 노력


코로나 사태와 맞물린 시기에 신자들은 사랑과 기쁨인 가정의 해를 보냈다. 가정의 가치를 새롭게 성찰하고, 가정 공동체에서 사랑의 토대를 쌓는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풍요로운 열매를 맺기에는 상대적으로 교회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했다. 자녀를 통해 가정이 성화될 수 있는 첫 영성체 가정교리가 많은 본당에서 이뤄지지 못했고, 미사뿐 아니라 기도 모임을 비롯한 단체 신심 활동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교회의 지원과 관심 없이 가정 공동체가 스스로 영적으로 단단해지기란 쉽지 않았다.

한국 교회에서는 유일하게 광주대교구가 ‘사랑의 기쁨인 가정의 해’ 개막 미사를 거행했다.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를 맞아 매달 19일 모든 본당에서 공동의 지향을 담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매달 19일 모든 본당에서 공동의 지향을 담아 기념 미사도 봉헌했다. 또 매달 전례기도와 사랑실천으로 구성된 19day 실천표를 제작, 릴레이 가정기도 챌린지를 진행하며 우리 가정 기도문 만들기, 어려운 가정 후원 등을 실천했다. 광주대교구 사목국은 「우리 가족이 함께 바치는 기도」책자를 발간, 5월 가정의 달부터 가정의 해가 폐막하는 6월 26일까지 8주 동안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가정 공동체의 소명을 일깨우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가정의 해를 보내는 나의 가족 이야기’를 주제로 한 공모전도 열고 있다.

원주교구는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열린 강좌와 필사, 기도, 가정대회 등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했다. 「사랑의 기쁨」을 묵상, 필사하고 6월까지 가정을 위한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제1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지난해 7월 25일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노년기는 성령의 선물임을 강조했다. 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은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신앙수기를 공모, 후손들에게 삶과 신앙의 경험을 물려주는 조부모의 역할을 격려했다. 이밖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0일 요셉의 해를 기념해 정기 학술세미나 ‘부성 : 가정 안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열어, 아버지의 역할과 의미, 가정과 돌봄의 의미를 살폈다.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제21회 가정 성화 주간 담화에서 “그리스도의 성사로 맺어지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성장해 거룩해진 가정은 그 자체로 교회가 돼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자신의 사명을 완수한다”면서 “그리스도인 가정이 구현하는 이러한 모습은 불확실한 세상을 비추는 빛이요 부패를 막는 소금”이라고 강조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제자로 ‘몸의 신학’ 전문가인 스타니슬라오 그리기엘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정의 두 기둥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간은 인생에서 단 한 번 생물학적으로 태어나고, 생물학적으로 성장하지만 영과 진리 안에서 거듭해서 태어나지 않으면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합니다. 사랑은 생물학적으로 이미 태어난 사람의 삶을 더 좋고 더 아름다운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줍니다. 사랑이 생물학적 울타리에 국한되면, 아버지는 수정 행위까지만 아버지이고, 어머니도 분만 행위까지만 어머니이겠지요.”





프란치스코 교황 「사랑의 기쁨」, 가정생활의 기쁨 북돋는 나침반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에 반포한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은 ‘가정’을 주제로 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과 2015년 두 해 잇따라 열린 가정에 관한 주교 시노드의 최종 결과다. 전 세계 교회 가정사목의 나침반 문헌으로,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교황이 가정 사목의 과제와 방향을 제시한 가르침이 담겼다. 서론과 9개 장, 총 325개 항으로 구성됐다.

교황은 “가정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선포는 참으로 기쁜 소식”이라며, 그리스도인 가정들이 혼인과 가정이라는 선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관대, 헌신, 신의, 인내의 미덕으로 충만한 사랑을 지킬 것을 제안한다. 가정의 소명과 가정생활의 아름다움, 혼인, 자녀 양육 등 가정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간결한 문체로 다뤘다.

교황은 또 교회는 현대 사회 가정의 복잡한 상황을 제대로 ‘식별’하고, 이들 가정에 가까이 다가가 ‘동반자’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엄격한 율법의 잣대가 아니라 가정생활의 기쁨을 북돋우고, 상처받은 가정을 하느님 자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목적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교황은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가정생활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부부가 맹세하는 사랑은 모든 감정, 감성, 마음의 상태를 포함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이는 한평생 지속되는 마음의 결단이 따르는 좀 더 심오한 의지입니다. 해소되지 않은 갈등과 혼란스러운 감정의 상황에서조차,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에게 속하며 삶을 함께 나누고 끊임없이 사랑하고 용서하겠다는 결심을 날마다 확인합니다.” (129항)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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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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