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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미사 참여가 어려운 신자들을 위해 가톨릭평화방송은 ‘TV 매일미사’를 통해 신자들이 신앙의 끈을 놓치 않도록 전례 방송으로서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톨릭평화방송 DB |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많은 신자들은 가톨릭평화방송 TV 매일미사를 통해 영적 갈증을 해소하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신자들도 신앙적 위로와 힘을 얻었다. 2020년 11월 온라인으로 열린 시그니스 아시아 총회에서 각 국 대표들은 ‘TV 매일미사’를 비롯한 가톨릭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는 한국 교회의 여건을 부러워했을 정도였다. 감사주간을 맞아 가톨릭평화방송의 콘텐츠로 자리 잡은 TV 매일미사에 대해 알아봤다.
코로나19가 낳은 새로운 문화2020년 2월 27일. 한국 천주교회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본당의 공동체 미사를 중단한 날이다. 본당의 사목자와 수도자들은 텅 빈 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했지만, 공동체 미사가 중단된 상황에서 신자들은 암흑의 사순시기를 맞아야 했다. 이에 가톨릭평화방송은 ‘TV 매일미사’ 방송 시간을 추가 편성해 TV와 유튜브를 통해 신앙의 끈을 놓지 않도록 배려했다.
팬데믹 상황에 전례 프로그램 강화에 초점을 둔 가톨릭평화방송은 TV 매일미사를 평일 4회, 주일 5회로 방송 횟수를 늘렸다. 처음에는 새 사제들을 주례자로 섭외했지만, 중견 사제 및 특수사목 사제, 교구장 주교들까지 범위를 넓혀가면서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대표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을 해 나갔다. 후원 ARS도 늘어, 소외된 이웃과 후원이 필요한 기관에도 경제적 도움을 주는 사랑의 활로가 됐다.
가톨릭평화방송은 ‘성체조배’ 프로그램 신설을 시작으로, ‘새벽을 여는 기도’, ‘영상 기도’, ‘묵주 기도’ 등을 통해 전례 방송으로서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늘도 저에게 행복한 하루의 시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론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신부님! - 이명자 마르타, 시드니에서”
“이렇게나마 미사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 ‘매일미사’ 댓글 창에는 하루 100∼200개 댓글과 기도문이 줄을 잇는다. 온라인 미사는 이렇게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복음 말씀과 강론을 들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온라인 미사는 직접 성사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영적으로 메마를 때, 하느님의 말씀을 통한 위로가 필요할 때 신자들은 유튜브에 접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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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 매일미사’ 담당 PD 김은경 수녀가 제2기 전례단 봉사자에게 전례 교육을 하고 있다. 백영민 기자 |
TV 매일미사를 만드는 사람들 ‘TV 매일미사’를 시청하면, 다소 단조롭고 평이한 화면 구성에 제작과정이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 화면에는 주례 사제와 해설자, 독서자만 비치지만 화면 뒤에는 제대 봉사자와 카메라ㆍ영상과 기술감독 등 보이지 않는 이들의 정성과 노력이 숨어있다.
평일 미사 녹화를 위해 가톨릭평화방송 사제들이 직접 섭외에 참여, 지금까지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수원ㆍ인천ㆍ의정부교구와 수도회 사제들이 카메라 앞에 섰다. 평일 미사 녹화는 일주일에 세 번, 하루에 2∼4대의 미사를 녹화한다. ‘TV 매일미사’는 녹화를 시작으로, 전례 주간에 맞게 디자인팀이 제작한 자막을 화면에 입힌 후 마지막에는 전화로 받아놓은 미사 지향자들의 이름을 화면에 올린다. 편집이 다 끝난 후 음향을 점검한 후, 최종 녹화본이 완성되면 방송으로 송출한다. 유튜브 채널에도 업로드를 하고, 또 복음 말씀과 강론만을 따로 편집해 유튜브에 공개한다. 팬데믹 시대 이전의 방송 미사는 몸이 아파 성당에 가지 못하는 환우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국한됐지만, 팬데믹 중에는 공간과 시간을 떠나 원하는 때에 누구든 미사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게 됐다.
‘TV 매일미사’ 담당 피디 김은경(스텔라,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는 “이른 아침, 출퇴근 길에서 방송 미사를 시청하거나 모국어 미사가 간절한 해외 신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군부대의 한 종교 담당 목사가 가톨릭 신자 군인들을 위해 가톨릭 콘텐츠로 매일 미사를 보여주고 싶다는 반가운 연락도 받았다.
김은경 수녀는 “매일미사를 제작하면서 방송 미사가 전례 및 성사적인 부분에서 다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미사에 참여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못 가는 다양한 상황에 놓인 신자들에게 미사는 다가가기 쉽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수녀는 “TV 매일미사는 가톨릭평화방송만이 제작할 수 있는 방송 콘텐츠”라며 “그러나 전례 프로그램이기에 누구 하나 튀지 않고 시청자들이 분심 없이 전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음화를 위해 사제나 해설자 등이 물 흐르듯 조화를 이뤄 한마음으로 녹화에 임하는 이유다.
처음 매일미사의 편성 횟수가 늘면서 가톨릭평화방송의 직원들이 해설자와 독서자로 투입됐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본사는 봉사자들을 모집해 전례단을 구성했다. 2020년 초에 1기 전례단을 뽑아 20명이 활동했으며, 최근에는 2기 전례단 13명을 뽑아 전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포항과 광주에서도 전례단 신청이 들어왔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지난해 7월부터 전화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명숙(가타리나)씨는 “5년 전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후 가톨릭평화방송에서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자막을 보고, 미사 지향을 접수받는 봉사를 시작했다”면서 “생미사와 연미사를 신청하는 분들을 통해 미사의 중요성을 깨닫고, 주님의 사랑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물리적 한계에 있는 이들 위한 사목적 배려“TV 매일미사는 미사 참여가 어려운 분들의 영적 선익을 위해 제작됩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는 본당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인 성체성사에 직접 참여하시어, 하느님과 일치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매일미사 시작 전, 자막을 통해 올라가는 안내문이다. 팬데믹 기간, 신자들은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 모든 모임과 활동이 비대면으로 대체되면서 적응기를 거쳤다. 신자 중에는 다시 성당에 돌아가면, 좁은 의자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미사를 봉헌해야 하는 불편함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성체 성사를 거행하는 미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교회 헌장」 11항)이다. 그러나 공동체 미사가 중단되었던 신앙 공백기는 주일 미사 참여 의무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을 약화시킨 것도 사실이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지난 3월에 발표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교구장 지침’에서 “신자들은 코로나 이전처럼 미사 참여를 통해 신앙생활을 하시길 바란다”며 “방송을 통한 비대면 미사(유튜브, TV)는 거룩한 성체성사가 아니며, 단 병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자들의 신앙을 위한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