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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서울 시그니스 세계총회 참가자들이 18일 서울대교구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를 순례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주제토론과 포럼 이외에도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보고 듣는 시간을 보냈다. |
시그니스 세계총회가 전 세계 가톨릭 언론인의 ‘축제’라 불리는 건, 총회 개최지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나라 언론인들의 다채로운 친교의 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16~18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총회 중엔 성미술 전시회와 특별공연이 이어졌고, 한국 가톨릭 탄생의 역사는 물론 한국 대중문화의 발전 과정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서소문 순교성지, 참회와 속죄의 성당을 비롯해 오두산 통일전망대, 경복궁, 서울남산타워 등도 방문했다. 총회 현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마웅 보 추기경 메시지 보내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의장 마웅 보(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추기경은 16일 개막일에 맞춰 시그니스 세계총회 참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마웅 보 추기경은 메시지에서 평화의 사도로서 언론인의 역할을 당부하며 “디지털 미디어를 선용할 것인지, 악용할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평화는 가능하며 평화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언급한 마웅 보 추기경은 “시그니스 세계총회의 성공을 기원한다”면서 가톨릭 언론인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기를 기대했다.
한국 천주교 탄생에 감동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장 옥현진 주교는 17일 ‘한국의 시간’을 통해 한국 가톨릭 교회 역사와 특징을 설명했다. 옥 주교는 “한국 교회는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이 전파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였다는 고유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면서 한문 서학서를 통해 자발적으로 신앙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신앙공동체를 형성한 역사를 알렸다. 이후 성직자를 영입하고 혹독한 박해 속에서도 프랑스 선교사, 조선 성직자와 신자들의 피와 땀으로 신앙을 일궈온 시간을 되짚으며 “자유와 평등사상을 믿고 하느님을 받아들인 조선의 1만여 명의 순교자와 12명의 파리외방전교회 순교 사제들을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탄생’ 예고편이 처음으로 공개돼 의미를 더 했다. 박흥식 감독과 성 김대건 신부 역할을 맡은 배우 윤시윤씨가 총회에 참가해 영화 제작 과정과 소감을 직접 밝혔다. 박 감독은 “우리나라 첫 사제가 탄생하기까지 그 당시 조선의 역사는 물론 세계사의 흐름도 담아냈다”며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영화 ‘탄생’은 올해 가을 개봉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한국 가톨릭교회 역사에 감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필리핀에서 온 델리아 씨 에르난데스씨는 “한국 가톨릭 역사가 궁금했었는데 신앙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순교자들의 이야기가 특히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낸 한국 신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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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PBC소년소녀합창단은 ‘저희 여기 모였나이다’를 노래하며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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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서울 시그니스 세계총회 참가자들이 18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주례한 감사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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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서울 시그니스 세계총회에선 한국 천주교회 성물을 알리는 전시회도 마련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왼쪽 네 번째), 시그니스 월드 헬렌 오스만 회장(정 대주교 오른쪽) 등을 비롯한 내빈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
특별공연과 성미술 전시회○…한국 창작춤의 대모라 불리는 김매자(창무예술원) 원장과 창무댄스컴퍼니는 개막식에서 총회 주제인 ‘디지털 세상의 평화’를 녹여낸 작품 ‘샤이닝 라이트’를 선보였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신문지와 빛을 활용해 무대를 장식한 공연에 참가자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CPBC소년소녀합창단은 고운 목소리로 평화를 기원했다. 국악아카펠라 그룹 토리스가 부른 ‘시리렁실근’과 ‘쾌지나칭칭’은 참가자의 어깨를 들썩이기에 충분했다. 포콜라레 회원 젊은이들로 구성된 ‘포콜라레 뮤직그룹은 17일 국제 청년 포럼에 앞서 무대에 올라 평화와 희망의 화합을 노래했다. 총회 장소인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국제회의장 한편에선 ‘기도의 열매’(Fruits of Our Prayers)를 주제로 성미술 전시회가 이어졌다. 경복궁 복원을 위해 걷어낸 금강송 고재(古材)를 사용해 십자가 작품을 만든 홍수원(젬마) 작가는 “시그니스 세계총회에 초대돼 한국의 성미술을 알릴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묵주에 기도와 사랑을 담아프란치스코 교황이 축복한 묵주도 화제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총회 참가자들을 위해 묵주 600개를 축복해 한국에 보냈고, 참가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념 선물이 됐다. 교황은 총회 전 참가자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내며 시그니스 세계총회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묵주 나눔 또한 참가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시그니스 세계총회 조직위원회는 신자들에게 여분의 ‘잠자는 묵주’를 기부해주기를 요청하며 묵주를 모았다. 튼튼하고 질 좋은 묵주를 구하기 어려운 국가에 묵주를 나눠주기 위해서다. 휴식시간마다 묵주가 진열된 부스엔 참가자들로 붐볐고 참가자들은 묵주 나눔에 고마움을 표하며 “한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온ㆍ오프라인 넘나든 하이브리드 총회유튜브 생중계를 비롯해 줌, 메타버스, VR 등 디지털 기술의 선용이 돋보인 총회였다. 코로나19와 개인 사정으로 한국에 올 수 없는 발표자들은 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총회에 참가했다. 유튜브 생중계로 총회에 참가한 이들은 댓글로 소감을 남기며 서강대학교 현장에 있는 참가자들과 소통했다. 이번 총회를 위해 GG56KOREA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작해 선보였다. 시그니스 세계총회 메타버스에는 총회 장소를 비롯해 성당과 성지, 영화관, 전시관, 시그니스 소개관 등이 꾸려졌다. 이 밖에도 총회장에서는 우리나라 주요 성지와 관광지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VR부스도 마련됐다.
각자의 사명 안고 돌아가총회 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화한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세상의 변화에 따라가려면 우리 교회가 정말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복음화와 사목에 여러 영감을 얻은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애덜린 제임스(말레이시아)씨는 “다양한 발표자들이 참여해 각자의 고유한 경험과 연구 결과를 접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시그니스 유럽 아카스 라즈로 코바츠 회장은 “서로가 하나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면서 “현재 유럽 사회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정신이 일치와 화합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했다. 시그니스 코리아 이영준(로렌조) 회장은 “가톨릭 미디어 종사자들에게 주어진 빛과 소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이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완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