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달리타스 제3천년기 교회의 길'' 심포지엄 열려, 200여 명 참석
▲ 신학과사상학회와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이 질의응답 시간에 답을 하고 있다. |
“초대교회의 풍요로운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는 무엇이라 보는지요?”
“오늘 논의된 내용을 각 본당 신자들에게 전달하고,
실천할 방안에 대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교회를 떠난 청년들을 다시 불러들일 방안이 있다면요?”
“여성 사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교회엔 나오지 않으면서 영성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까요?”
5일 신학과사상학회(학회장 백운철 신부)와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소장 양주열 신부)가 ‘시노달리타스-제3천년기 교회의 길’을 주제로
공동주최한 심포지엄의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시간이 모자라
질문을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였다. 단풍이 절정에 이른 늦가을 주말, 오전 10시부터
8시간 진행되는 심포지엄에 누가 오겠느냐는 걱정은 기우였다. 2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발표자 7명의 강의를 경청했다.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걸어가는 여정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의
주제로 선포한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교회 구성원들의 기대와 바람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물론 시노달리타스가 시노드 모임이라는 하나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여전히 시노달리타스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현실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심포지엄은 ‘시노달리타스’를 입체적으로 고찰하는
시간이었다. 성서학자인 백운철(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시노달리타스의 성서적 해석과
교회의 다양한 모델들에 관해 설명했다. 국내에서 ‘시노달리타스 전문가’로 손꼽히는
박준양(가톨릭대 교수,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위원) 신부와 최현순(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가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요소와 신학적 기초를 짚었다. 교회법학자인 한영만(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장) 신부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의 교회법적 제도들을 살펴봤다. 이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발표가 이어졌다. 김선필(서강대 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박사와 정규현(서울대교구, 서강대 종교사회학 박사과정) 신부는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시노달리타스의 필요성과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정성환(서울대교구 제4종로지구장) 신부는 교구 단계 시노드
모임에서 나타난 분위기와 느낀 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최현순 교수는 특히 ‘순환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교도권이 백성의 소리를 들었다면, 그 소리가 어떻게 들려지고 모아졌는지를
백성에게 다시 들려줘야 한다”면서 “듣고 다시 들려주는 순환적 경청을 통해 경청과
식별, 실천의 여정이 반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환성을 활발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는 투명성”이라면서 “결정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결정에 관련된 정보에
대한 합리적이고 정당한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성환 신부는 “사제와 수도자에겐 성사 거행과 말씀
선포, 가르침의 권한과 책임을 주고, 본당 운영과 행정 관리는 평신도에게 이양하는
본당 구조개혁에 관한 연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정 신부는 성직주의에
관한 과감한 쇄신 방향, 권한ㆍ책임의 명확성에 따른 사제ㆍ수도자 인사체계, 봉사자
양성과 신자 재교육 과정, 코로나19로 반토막 난 교회 공동체의 회복방안에 관한
연구와 실천을 요청했다.
김선필 박사는 “한국 교회 안에 시노달리타스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교회 안에 시노드 교회를 가로막는 여러 도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신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성직자와 성직자 권위에 순명하는 신자, 구성원에게 먼저 다가서며 세상 속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려는 교회의 모습은 한국 교회가 시노드 교회로 나갈 수 있도록 성령께서 뿌려놓은 희망의 씨앗들이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