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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목자수녀회가 운영하는 ‘잠시 멈춤 청년기도모임’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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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희 수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시던 시대에 제자들을 파견하시고, 돌아온 제자들은 자신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보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제자들에게 뭐라고 하셨을까요?”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

착한목자수녀회에서 여는 ‘잠시 멈춤 청년기도모임’ 중 일부다. 기도 모임은 “한 번이라도 휴대전화 없이 지내보고 싶다”는 한 대학생의 호소로부터 시작됐다. 지친 청년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나눔을 비롯한 그 어떤 작업도 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과 고민이 있다면 잠시 내려두고 가만히 누운 채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여정에 모든 것을 맡긴다. 모임을 담당하는 박은희(효주 아녜스) 수녀는 “삶에 지친 청년을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했다”며 “그 끝에 청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쉼’과 ‘위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청년들에게는 기묘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기도 모임에 참여한 청년 중 매우 어색해 하거나 의아해 한 이도 있었다. 박 수녀는 “청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불안감을 느끼거나 뒤처졌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곤 한다”며 “그러나 우리 청년들은 멈출 필요가 있다”고 직언한다. 멈춰 있어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각자는 모두 하느님이 사랑스럽게 빚어 만들어 이 세상에 파견한 사람이기에, 스스로의 소임에 최선을 다했다면 예수님의 말씀처럼 외딴곳으로 가 쉴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분주하게 살아갈 때 그분을 바라볼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 내 안에 있는 하느님을 잊곤 한다”고 했다.

내면에서 무언가 불편함이 자꾸 올라올 때, 우리는 유튜브나 SNS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등 다른 것을 찾아 시선을 돌린다. 신앙이라고 다르지 않다. 박 수녀는 “상담을 해보니 신앙조차 청년들에게는 미사라는 갖춰진 형태에 들어가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됐다”며 “신앙이고 일이고 우리는 성과가 드러나야만 스스로를 ‘잘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멈춰 있는 순간에도 하느님은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멈춰있는 게 잘못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박 수녀는 “이 사회는 경쟁에 뛰어들지 않거나 그곳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쓸모없는 사람 취급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년에게 이것만큼은 꼭 기억해달라고 전했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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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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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3장 14절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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