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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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장 착좌] 10·29 참사 기억해 착좌식 간소하게… 새 교구장 맞는 기쁨은 한가득

옥현진 대주교 착좌식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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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가 착좌 미사 후 성당 앞마당에서 교구 사제단과 인사하고 있다.

▲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가 착좌 미사 후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 착좌 미사 후 열린 축하연에서 축하 케잌을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염수정 추기경, 옥현진 대주교, 윤공희 대주교, 김희중 대주교, 최창무 대주교. 사진=장재학 명예기자.




광주대교구 설립 100년을 향한 길에 새 희망의 빛이 비쳤다. 제10대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가 11월 30일 주교좌에 착좌했다. 새 교구장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제들과 신자들은 한마음으로 새 교구장 탄생을 기뻐했다. 특별히 이날 예식은 10ㆍ29 참사를 기억하고 유가족의 슬픔에 함께하고자 전례 중심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전임 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새 교구장 옥현진 대주교의 바람에서 비롯됐다. 두 대주교는 10ㆍ29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유가족이 함께 모여 슬픔을 나눌 기회도 빼앗겨 버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모두 유가족의 슬픔에 함께하기를 바랐다. 축사가 상당수 생략된 것은 물론 묵주나 선물 등도 생략됐다. 교구 사목국장 이정주 신부는 “우리의 마음을 두 분 대주교님의 마음과 함께 10ㆍ29 참사 희생자와 그 가족을 위해, 그리고 두 분 대주교님의 영육 간의 건강을 위해 기도로 함께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새 교구장 탄생 순간을 전한다.



새 교구장 탄생을 축하하러

한파경보가 내린 11월 말의 광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교좌임동성당은 제10대 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착좌를 축하하러 온 신자들로 가득했다. 많은 사람으로 인해 성당 안에는 오히려 온기가 맴돌 정도였다.

“워매 사람 많아야. 자리가 없구마잉.” 성당 1층은 착좌 미사에 참여하기 위한 신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자리를 찾아 줄지어 2층으로 올라간 신자들은 2층에도 자리가 없어 다시 내려가거나 다른 신자들 틈에 끼어 앉기도 했다. 10여 년 만에 맞는 교구의 큰 경사에 들뜬 신자들은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2층에 자리한 신자들은 난간에 몸을 기댄 채 고개를 쭉 빼고 옥 대주교를 기다렸다. 마침내 ‘보아라 우리의 대사제’가 성당에 울려 퍼지며 주교단이 입장하고 행렬 끝에 옥 대주교가 모습을 드러내자 신자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바빴다. 미사 중에도, 옥 대주교가 마이크를 잡을 때에도 신자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옥 대주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새 교구장에게 전하는 축하

제7대 교구장이었던 윤공희 대주교는 축하연에서 “우리가 새 교구장님께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고 전했고, 제8대 교구장을 지낸 최창무 대주교는 “영육 간에 건강하시고 교구를 위해 꽃을 잘 피우시길 바란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옥 대주교와 예비신학생 때부터 함께 한 동기 박창진(빛가람동본당 주임) 신부는 “착한 목자를 우리 교구에 보내주심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옥 대주교님이 12년 전 주교 서임을 받으셨을 때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는 책을 선물해드린 기억이 난다”며 “‘옥 배려’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시기에 염려하지는 않지만, 끝까지 사람을 잃지 않는 목자가 되시길 바라고 믿는다”고 했다.

살레시오 수녀회 김은경(체칠리아) 수녀는 “교구장에 착좌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대주교님께서 시노달리타스 정신으로 교구를 이끌어 가실 것이라고 믿는다. 수도자로서 기도로써 응원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옥 대주교를 향한 신자들의 축하 인사도 이어졌다. 이혜경(안젤라, 화정4동본당)씨는 “옥 대주교님은 항상 만날 때마다 따뜻함과 평온함을 주신다”며 “지금처럼 교구를 이끌어 가신다면 교구와 교구민에게 큰 은총”이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교구 여성위원회 정은희(클라라, 남동5ㆍ18기념본당) 위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부드럽고 온화한 교구장님을 맞이하게 돼 한없이 기쁘다”며 “하느님 백성과 소통하는 문화를 계속 이어가신다 하셨는데 저희 평신도들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요셉) 전 국가정보원장은 “옥 대주교님이 오늘 광주의 상징인 민주, 인권, 평화를 말씀하시면서 10ㆍ29 참사, 그리고 기후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하자고 말씀하시는 것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며 광주대교구의 발전을 기원했다. 정의당 강은미(아가타) 의원은 “심각한 기후 위기와 불평등 문제에서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주교님께서 역할을 잘 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교회가 앞장서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옥현진 대주교를 향한 가족의 바람

옥 대주교의 가족은 착좌 미사 참여와 축하연에 참석해 옥 대주교의 교구장 착좌를 축하했다. “신자들, 신부님과 잘 살으시라는 그 말밖에는 없어. 건강하게 하느님 뜻대로 잘 살으시라고.” 옥 대주교의 어머니 모매실(루치아)씨는 교구장으로서 직무를 시작하는 옥 대주교에 대한 바람을 이렇게 전했다. 아버지 옥군호(율리오)씨는 “교구장이 되셔서 기쁘다”며 “교구를 잘 이끌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옥 대주교의 누나 옥지원(체칠리아)씨는 “저는 누나지만 오히려 대주교님이 저를 잘 챙겨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주교님이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는 책임이 무거운 자리에 있기 때문에 가족들이 많이 기도해야 할 것 같다”며 “기도와 응원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상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동참할 수 있는 교구장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사촌 형인 옥광윤(스테파노)씨는 “가문의 큰 영광이자 신자로서도 큰 영광”이라며 “건강하게 또 온화한 성품 그대로 교구를 이끌어 가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축 사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 슈에레브 대주교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옥현진 대주교님이 그동안 사목자로서 그리고 대신학교 교수로서 무엇보다 지난 11년간 광주대교구의 보좌주교로서 맡은 바 소임에 성실하였음을 크게 보시어 광주대교구의 교구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존경하는 옥현진 대주교님, 사목자의 상징인 목장이 대주교님께 부여된 오늘, 우리는 대주교님께서 광주대교구의 소중한 성직자와 신앙인들을 더욱 큰 믿음과 영성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제 우리는 대주교님께서 한결같은 사랑으로 성교회를 공경하고 그들과 동행할 것임을 믿습니다.

존경하올 옥현진 대주교님,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대주교님께서 하느님의 섭리로 맡게 된 이 교회 공동체를 자비로운 아버지의 마음과 지혜로운 리더십으로 이끌어가라고 초대하고 계십니다.

한국 천주교회 주교님들과 사제들의 직무수행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자부적 사랑으로써의 인사와 축복을 전합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들의 전구와 함께 광주대교구의 선익을 위해 주님께서 자비로이 영적 위로를 충만히 내려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 이용훈 주교



한국 주교단은 광주대교구와 옥현진 대주교님의 앞날에 주님께서 풍성한 은총을 내려 주실 것이라 믿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시노드 정신을 사랑하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와 참여와 사명의 여정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옥현진 대주교님께서는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정신에 따라 시노달리타스의 여정을 교구 내에서 실현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계십니다. 옥 대주교님의 교구장 착좌로 이제 광주대교구는 시노달리타스의 알찬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믿습니다.

옥 대주교님은 “내 안에 머물러라.”(요한 15,4)를 사목표어로 삼으셨습니다. 모든 것을 주님께 의탁하며 주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을 충실히 사실 것을 다짐하는 의미일 것입니다. 교구민들께서 새 교구장님의 손과 발이 되어 교구 복음화 사업에 온 힘을 기울여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울러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모든 이에게 특히 신음하고 소외된 계층에게 주님의 사랑과 평화를 전하며 하느님의 사람, 교회 사람으로서 모두 우뚝 서시길 빕니다.

옥 대주교님을 제10대 교구장으로 모시게 된 광주대교구 교구민들께 다시 한 번 깊은 축하의 인사를 드리며 모든 교구민과 가정에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이 충만하기를 빕니다.



사제단 대표 김영권(운암동본당 주임) 신부

▲ 김영권 신부



옥현진 대주교님의 광주대교구장 착좌를 교구 사제단 303명의 마음을 모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주교님께서 광주대교구에 새로운 목자가 되시어 첫 출발을 하시니 광주대교구에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저희 사제단은 대주교님과 함께 그 출발에 서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청합니다. 그리고 저희 사제단은 대주교님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합니다. 교구에 많은 무거운 일들이 산적해 있지만, 그 무게를 교구장 대주교님께 맡기지 않고 저희도 함께 짊어지고 출발하렵니다. 303명의 교구 사제단은 시노달리타스 즉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해 함께 하렵니다.

저희 사제단 모두는 대주교님을 위해 기도문에 나와 있는 기도만이 아니라 온 마음으로 매일 기도할 것이며 교구장 대주교님의 사목 교서에 따른 사목을 펼쳐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윤관식(미카엘) 회장

▲ 윤관식 회장



옥현진 대주교님의 광주대교구 제10대 교구장 착좌를 교구 모든 신자와 함께 기뻐하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교구장님께서는 교구 전 단위의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통해 교구 사목의 방향을 찾고 함께 실천하는 것을 교구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권고하신 시노달리타스와의 일치 안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과 더욱 활발하게 소통하시며 교구장님께서 꿈꾸시는 광주대교구의 교회론과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시기를 빕니다.

그동안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통해 식별된 4가지 핵심 주제인 소통, 청소년, 생태환경, 어려운 이웃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은 물론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주제와 민족의 화해와 일치, 사회 정의, 이웃 종교와의 대화 등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하시어 더 큰 우리를 위한 빛이 되는 빛고을 공동체를 이루어 가실 것을 우리는 믿고 기대합니다.

하느님 제대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부단히 성찰하고 노력하시는 교구장님, 때로는 고독하고 수고로운 교구장님의 여정에 작은 힘이 될 수 있도록 우리 평신도들은 끊임없는 기도와 적극적인 협력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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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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