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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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식 신부의 헌신 기억하며, 개원 10주년 기쁨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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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요셉의원 관계자들이 개원 10주년 기념 미사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부 추산만 30, 선진국의 시선에서는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빈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필리핀 말라본시. 고 최영식(마티아) 신부는 10년 전 이곳에 필리핀 요셉의원의 터를 잡았다. 남수단 톤즈에 이태석 신부, 영등포에 선우경식 원장이 있었다면 필리핀에는 최영식 신부가 있었다.

필리핀 말라본=김형준 기자 brotherjun@cpbc.co.kr





빈민촌 병자를 위해 헌신한 목자


최 신부<사진>는 1948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났다. 1976년 사제품을 받고 용산본당 보좌로 사목 첫발을 내디딘 최 신부는 군종을 거쳐 봉천1동과 창동본당 주임을 지냈다. 이후 1989년 여의도성모병원 영성부원장을 시작으로 의정부성모병원 행정부원장을 거쳐 2001년부터 8년간은 가톨릭중앙의료원장으로 소임하며 의료원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 최 신부가 몸이 아픈 이들을 위해 헌신한 세월만 20년이었다.

평소 해외 의료 선교에 큰 관심을 보였던 최 신부는 틈틈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참여했다. 의료진과 함께 몽골과 필리핀, 베트남 등을 방문해 소외된 이들을 위한 진료 봉사를 이어갔다. 은퇴 이후, 해외 현지에 자선의원을 설립하겠다고 마음먹은 최 신부는 장소를 물색했다. 그렇게 10년 전인 2013년 1월, 필리핀 요셉의원이 문을 열게 됐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과 함께해 온 최 신부는 지난 2019년 2월 5일 지병으로 선종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겸손하고 따뜻했던 ‘참 사제’로 기억했다. 요셉나눔재단법인(이사장 유경촌 주교) 사무총장 홍근표 신부는 “그의 겸손함은 필리핀 요셉의원이라는 이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설립했지만 영등포 요셉의원을 설립한 고 선우경식 원장의 뜻을 따르기 위해 ‘마티아의원’이 아닌 ‘요셉의원’으로 이름 지었기 때문이다. 10년째 필리핀 요셉의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소아과 의사 에블린씨는 “최 신부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 참 사제였다”고 회고했다.

최 신부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필리핀 요셉의원은 지난 1월 26일 개원 10주년을 맞아 의원 내 강당에서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의원이 위치한 지역을 관할하는 칼로오칸교구(교구장 파블로 데이비드 주교) 총대리 제롬 크루즈 신부와 홍근표 신부, 필리핀 요셉의원 원장 김다솔 신부가 공동 집전했다.

제롬 크루즈 신부는 강론에서 “필리핀 요셉의원은 참으로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되었다”며 “믿음의 청지기이자 선교사가 되라는 예수님 부르심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치유 등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적인 온전함을 찾는 것”이라며 전인적 치유에 나서고 있는 요셉의원에 감사를 표했다.

홍근표 신부는 특별히 필리핀 요셉의원을 설립한 최영식 신부를 기억하자고 청했다. 홍 신부는 “최 신부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필리핀 요셉의원을 설립했다”며 “필리핀 요셉의원이 주님의 은총으로 소외된 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랑의 보금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사에는 신완식(루카) 영등포 요셉의원 의무원장과 김승남(빈첸시오) 전 서울성모병원장, 고영초(가시밀로) 건국대병원 교수, 최대융(루카) 청주성모병원 건강증진센터장 등 개원 초기부터 의료선교에 나섰던 봉사자들이 참석했다. 필리핀 요셉의원의 장학생들도 자리를 빛내 개원 10주년의 기쁨을 함께했다.

미사 후에는 지난 10년간 필리핀 요셉의원을 위해 애써온 이들에 대한 감사패와 감사장 수여식도 진행됐다. 최 신부와 함께 초창기부터 요셉의원을 위해 헌신한 소아과 전문의 에블린씨를 비롯해 간호사, 급식 담당자 등이 감사패와 감사장을 받았다.




"오늘도 주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구나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요. 이게 하느님의 부르심일지 모르죠."  / 소아과 의사 에블린

에블린씨는 개원 때부터 필리핀 요셉의원과 함께해 온 소아과 전문의다. 은퇴 후 안락한 삶을 즐기려 했지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다시 일하라는 주님의 뜻을 따랐다. 현역 시절에도 빈민들을 위한 정부 소유 병원에서 일했던 에블린씨. 지금도 의원에서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




"파밀리아(Familia, 가족)!" / 장학생 알렉사

본인에게 의원은 어떤 의미인지 묻자 13살 아이로부터 돌아온 대답이다. 알렉사는 개원 초기 선천성 심장병으로 내원했다. 수술이 필요했지만 현지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요셉의원은 포기하지 않고 알렉사를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했다.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을 정도의 병이었지만, 알렉사는 요셉의원을 통해 새 생명을 얻고 어엿한 청소년이 됐다.




"제가 하는 음식으로 아이들이 행복해한다고 느껴요. 참 감사하죠." / 급식 담당자 에볼린

필리핀 요셉의원에는 또 한 명의 에블린씨가 있다. 바로 빈민가 아이들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에블린 데 카스트로씨다. 에블린씨도 10년째 의원과 함께하고 있다. 가난한 아이들의 행복이 곧 에블린씨의 행복이다. 그의 소망은 의원의 선한 영향력이 10년을 넘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다.




부임 1주년 맞은 필리핀 요셉의원 원장 김다솔 신부
“코로나19로 위축된 의료 활동 정상화”



필리핀 요셉의원 원장 김다솔(야고보, 사진) 신부는 이달로 부임 1주년을 맞았다. 2019년 사제품을 받은 김 신부는 서울 양천본당 보좌를 거친 후 필리핀 요셉의원으로 해외 선교를 자청했다.

김 신부는 “이전 소임지에서 보좌신부로 있었기 때문에 기관장을 맡는다는 결정이 쉽진 않았다”면서도 “1년간 열심히 살려고 많이 노력했고 앞으로는 열심히 뿐만 아니라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나은, 내년에는 그보다 더 나은 사목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김 신부는 어떻게 하면 소외된 이들을 더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당면 과제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의료 활동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김 신부는 “코로나 국면에서 필리핀은 봉쇄조치가 내려져 병원 같은 경우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며 “코로나 기간 사용하지 못한 기기들을 다시 점검하고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장학 프로그램 강화도 김 신부의 목표다. 그는 “이제 학생들이 학교를 대면으로 가게 되면서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다”며 “장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활성화해 나가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말라본시의 주민들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실태조사를 거쳐 추가적인 지원책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201-940450, 국민은행 364301-04-150303, 예금주: 천주교서울대교구 필리핀요셉의원 후원회)

후원문의 : 070-4688-3412 (오후 1시~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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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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