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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신앙체험수기] 심사평 / 고통의 신비를 깨닫는 시간들

오정국(다니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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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에 있었지만, 우리가 몰랐던 ‘가슴 아픈 감동’이 여기 있었다. 이번 제10회 신앙 체험 수기 공모엔 모두 112편의 수기가 응모됐고, 심사위원들은 7편의 수기를 최종적으로 논의했다. 수기는 손으로 꾹꾹 눌러쓰는 글씨처럼 우리 삶의 굴곡과 얼룩을 담는다. 따라서 수기는 문학작품과 달리, ‘문학적 표현’보다는 ‘성찰의 깊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마주칠 법한 고난과 고통. 그 속에서의 선택과 변화를 살피고자 했다.
 

그 사연들이 절절하고 안타까웠다. 함께 읽고 싶은 수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5편의 수상작을 가려내야 했기에 심사위원들은 자기 연민이나 하소연을 담은 글을 일단 젖혀놓았다.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한 믿음을 보고 싶었다. 어쩔 수 없는 고통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찾고자 했다.
 

그 결과, 대상 수상작으로 황지수(헬레나)씨의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를 뽑았다. 이 글은 사제를 꿈꾸던 아들을 잃게 된 어머니가 아들을 통해 신앙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을 절절하게 담아냈다. 저세상으로 간 15세 소년이 이 땅의 삶을 움직이는 것 같았다.
 

특별상을 받게 된 김자영(아기예수의 데레사)씨의 ‘주님께 묻고 따질 게 많습니다’는 아버지의 병환과 죽음을 지켜본 딸의 원망(怨望)과 갈등을 보여주었다. 신앙인이기에 겪게 되는 고통, 믿음이 깊을수록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웃 환자를 위해 묵주기도를 올리는 모습 또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우수상 수상작인 박현경(베르미카)씨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는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소녀가 신앙을 통해 삶의 질곡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신앙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알게 해주었다.
 

장려상은 두 편. 민경근(아우구스티노)씨의 ‘수사가 되고 싶은 수인’은 수감생활 중인 응모자가 신앙인으로 다시 태어나 참회의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눈물겨웠다. 격려의 뜻을 담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박난희(마리아)씨의 ‘시어머니의 마지막 눈물’은 은수자 같았던 시어머니의 일생을 되새긴다. 독실한 믿음이 가족은 물론 이웃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보여주었다.
 

이들 수기는 신앙고백이자 고해성사였다. 예기치 못한 고통을 통해 고통의 신비를 깨닫는 기록들이었다. 주님께서 이 땅에 두고 가신 사랑과 평화를 생각게 했다. 이웃 사랑이나 사회봉사 등 복음을 실천하는 모습이 더 많았으면 싶었다. 수상자에게 축하를 드리고, 응모하신 분들에게 감사를 올린다. 때로는 기도하고, 때로는 원망하고, 때로는 통곡하듯 써내려간 체험들이 또 다른 일상의 기적을 불러오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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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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