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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JMS 정명석은 메시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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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코끼리가 재주를 부르는 서커스 장 앞을 지나던 한 남자가 이상한 장면을 보게 됩니다. 서커스에 있는 코끼리의 발에는 모두 밧줄이 묶여져 있었습니다. 커다란 코끼리의 힘으로 간단하게 끊고 도망 갈 수 있었지만 코끼리는 도망가지 않고 밧줄에 묶여서 무기력하게 있습니다.
 
이 남자는 조련사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묻습니다. 조련사가 답하길 코끼리가 아기였을 때, 다리를 쇠사슬로 묶었다고 합니다. 어린 코끼리는 벗어나려고 수없이 발버둥을 쳤지만 쇠사슬을 끊어내지 못합니다.
 
결국, 어린 코끼리는 어떤 노력을 해도 자신이 도망치지 못한다는 무력감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 그래서 밧줄을 끊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어른 코끼리가 되어도 도망가지 않고 조련사의 말에 순종하게 된다는 겁니다.
 
정명석은 절대로 메시아가 아닙니다.” 이는 정명석 출소 후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한 JMS탈퇴자가 눈물을 흘리며 한 말입니다. 자신을 다리를 묶고 있던 그 밧줄이 얼마나 약하고 헛된 것이었는지 알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명석이 메시아가 아님을 깨닫고 밧줄을 끊어내기까지는 오래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최근 JMS 정명석을 비롯해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아가동산 김기순 등 유사종교를 다룬 다큐멘터리에 지금 세상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탈퇴자들이 만든 JMS교회의 주소가 공개되고 김기순의 아가동산이 운영한다는 신나라 레코드에 대한 불매 운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방송사 PD중에도 JMS신도가 있다는 고백이 파장을 불렀고, 검찰총장도 정명석의 범죄 혐의에 대해 엄정한 형벌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사종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 때마다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어떻게 유사종교에 빠질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입니다. 검사, 의사처럼 똑똑한 이들이 어떻게 저런 유사종교에 빠져 있을까? 유사종교에 빠져있는 신도들을 신기하게 혹은 이상하게 바라봅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에 앞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관심입니다. 다시 코끼리 이야기입니다. 무력감에 빠져 밧줄을 끊지 못하는 코끼리 이야기를 들은 그 남자는 그 날 밤에 조련사 몰래 서커스 장을 찾아갑니다. 그 남자는 코끼리 다리에 있는 밧줄을 끊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앞에 있는 숲속으로 돌아가렴. 너는 충분히 자유롭게 살아갈 힘을 가지고 있어
 
유사종교에 대한 분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유사종교에는 예방교육과 적극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갈수록 교묘하고 치밀해지는 유사종교 포교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파괴할 수 있는 해악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유사종교에서 돌아온 이들에게는 따듯한 위로를 건넬 수 있어야합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정명석은 메시아가 아니다>입니다. 유사종교의 폐해에 늘 깨어있는 우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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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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