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함께 보는 성주간 전례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소년문화사목부가 2016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서울 연남동 일대에서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성지 행렬을 진행하고 있다.
성주간(聖週間). 사순 시기 마지막 주간이자 부활 시기를 연결하는 주간으로 교회 전례력 중 가장 거룩한 주간이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 이어지는 성주간은 그리스도 생애 마지막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면서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도록 이끈다.
특히, 올해는 대면 만남이 자유로워지면서 성주간 전례에도 4년여 만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이전 함께 모여 거행했던 성주간 전례 모습들과 기억을 전례 장면을 보며 새롭게 상기시키면서 성주간 의미를 미리 되새겨보자.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성주간의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한편, 수난기를 통해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하는 날이다. 미사 전, 영원한 생명과 승리를 상징하는 나뭇가지를 축복하면서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행렬을 재현한다. 전례의 핵심은 행진을 통해 보여지는 메시아인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드러내는 것이다.
입당 후 참회 예절 없이 본기도로 미사를 시작한다. 그리스도 수난 신비는 수난 복음을 선포하며 절정에 이른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주님의 죽음에 관한 신비를 기념하는 유일한 주일이다.
2015년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성유 축성 미사 중 당시 부제들이 성유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성주간 목요일 - 성유 축성 미사
성주간 목요일은 사순 시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날과 주님 만찬 미사로 시작하는 파스카 성삼일의 시작일로 구분하고 있다.
오전에는 각 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성유 축성 미사를 봉헌한다. 교구장 주교와 교구의 모든 사제가 공동 집전하며 미사의 유일성과 사제단의 일치를 드러내는 미사다. 미사 중 교구장은 성유를 축성하고, 축성된 성유는 1년 동안 세례와 견진ㆍ병자ㆍ성품성사 때 사용된다.
파스카 성삼일
파스카 성삼일은 성주간의 절정이자 전례 주년에서 가장 거룩하고 뜻깊은 기간이다.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까지 3일 동안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 부활이라는 단일성 안에서 파스카 신비를 드러낸다.
2017년 염수정 추기경이 신자들의 발을 씻어준 후 입맞춤 하고 있다.
주님 만찬 미사 성목요일
성목요일에는 파스카 성삼일의 시작을 알리는 주님 만찬 미사를 거행한다. 예수님이 잡히시기 전 제자들과 함께한 마지막 만찬을 기억하고, 성체성사의 제정을 기념하는 미사다. 이를 위해 미사 전에는 감실을 완전히 비워야 한다.
또한, 주님께서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며 드러낸 사랑의 행위를 미사 중 발 씻김 예식으로 재현한다.
마침 예식을 생략하고 축성된 성체를 모시고 ‘수난 감실’로 행렬한 후 주님 수난 성금요일까지 밤샘 성체 조배를 통해 성체 신비를 묵상한다. 예식이 모두 끝나면 주님 부활 때까지 어떠한 전례도 없음을 드러내는 의미에서 제대보를 벗긴다. 또 주님 수난 성금요일 십자가 처형까지 온갖 고통을 당하고 계심을 뜻하는 의미에서 성당의 모든 십자가는 홍색 또는 자색 천으로 가려야 한다.
정순택 대주교가 2015년 명동대성당에서 십자가 경배 예식을 하고 있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는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제외하고 아무런 성사를 거행하지 않으며, 금육과 단식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기 위해서다.
주님 수난 예식은 말씀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로 진행된다. 이중 십자가 경배는 ‘십자가를 보여주는 예식’과 ‘십자가 경배’로 구성돼 있다. 십자가 경배의 의미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에서 나아가 인류 구원의 원천인 십자가 제사를 기념하는 것이다.
성토요일
성토요일은 1년 중 유일하게 시간전례 외에는 아무런 전례가 없는 날이다. 고해성사와 임종자의 노자 성체만 허용된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부활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염수정 추기경이 2017년 거행된 파스카 성야 미사에서 빛의 예식을 하고 있다.
파스카 성야
파스카 성야의 모든 예식은 주님께서 부활하신 밤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 전례에서 가장 성대하게 거행된다. 전례는 ‘빛의 예식’, ‘말씀 전례’, ‘세례 예식’, ‘성찬 전례’로 이어진다.
빛의 예식에서는 새 불을 축복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부활초에 처음과 끝을 의미하는 ‘A’(알파)와 ‘Ω’(오메가), 그 해의 연수를 표시한 후 불을 밝힌다. 부활초를 들고 성당으로 행렬하는 동안 세 번에 걸쳐 ‘그리스도 우리의 빛’을 외치고, 독서대에서 부활 찬송(Exsultet)을 노래한다.
말씀 전례에서는 구약 독서 후 제대 위에 촛불을 켜고 대영광송을 부르는 동시에 종을 울리면서 부활의 기쁨을 드러낸다. 이어 신약 독서 후 사순 시기 동안 절제했던 기쁨과 찬미의 환호인 알렐루야를 노래하고 부활에 대한 복음을 선포한다.
미사 중에는 주님의 부활을 맞이해 새로 태어나는 의미에서 세례 예식도 거행한다. 성찬 전례를 거행하며 그리스도의 부활로 다시 태어남이 완성된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