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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신인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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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한 장처럼」은 50편 이상의 신작시와 산문이 함께 실린 문집이다. 독자에게 가톨릭 정신을 통해서 위안과 영감을 주기 위해 구성한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해인 수녀의 시는 가톨릭 정신을 가장 순도 높게 구현한 문학으로 여러 사람으로부터 뚜렷한 평가를 받아 왔다. 그의 시는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어서 대중적 전파력이 강하다.

이러한 대중적 공감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깨우친 소중한 지혜를 쉬운 언어로 알기 쉽게 전달하여 독자들이 공감을 얻고 그 깨우침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이해인 수녀의 독특한 화법에서 달성된 것이다. 가톨릭 정신을 문학에 담아 대중에게 친숙하게 알린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뿐 아니라 이해인 수녀는 1976년 「민들레의 영토」를 간행한 이후 지금까지 47년간 변함없이 초지일관의 자세로 가톨릭 문학을 실천한 공을 세웠다. 요컨대 이해인 수녀는 가톨릭 정신의 문학적 구현, 대중적 감화의 넓은 전파력, 그 사업의 시간적 지속성 등 세 측면에서 가톨릭 문학상 수상자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된다. 그의 문학적 실천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주란 작가의 장편 「수면 아래」는 대단히 민감하고 정적인 소설이다. 삶을 이루는 애환과 정념들을, 그 사무침과 굽이침을 수면 아래의 고요와 정적으로 치환하며 그 아련한 공간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상처의 고통으로 헤어지게 된 부부의 일상이 시간의 흐름을 따르며 전개되고 있는데 고통이라거나 사랑이라거나 슬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고통과 사랑과 슬픔의 깊이를 절절하게 보여주며 읽는 이의 감성에 깊이 파고드는 힘이 있다.

상실과 아픔과 그 슬픔을 받아들이는 과정, 애도의 시간을 힘들게 살아내면서도 삶과 인간에 대한 따뜻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평범한 일상의 흐름 속 정경으로 보여줌으로써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식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격정을 드러냄 없이 고요하고 절제된, 내성적인 이 소설이 수면 아래 품고 있는 물음과 사유는 깊고 근원적이다.
심사위원 김산춘 신부·구중서 평론가·신달자 시인·오정희 소설가·이숭원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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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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