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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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의 뉴스공감-고(故) 유연주(가타리나) 아버지] 부활 앞두고 더 보고싶은 딸

"성당에 있으면 마음 편해지지만, 세상에 나오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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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고(故) 유연주(가타리나) 아버지 / 이태원 참사 유가족


(주요 발언)
- "일상 중에 계속 나타나는 딸의 모습"
- "딸 생각날 때마다 주님의 기도 바쳐"
- "바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될 줄 알았는데"
- "159일 지났는데 정부가 2차 가해하는 느낌"
- "이태원 참사 진실버스, 국회청원 5만명 달성"
- "27일 동안 꿈에 나온 딸"
- "성당에 있으면 마음 편해지지만, 세상에 나오면 힘들어"
- "면담 요청도 안 받아주는 정부"
- "분향소 옮기면 잊혀질까 하는 마음 들어"
- "사고 일주일 전, 묵주 잃어버렸다는 딸"
- "주님이 딸 불러주셨으리라 믿어"
 


159명이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 오늘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59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 시각 서울광장에서는 참사발생 159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현장에 계신 유가족을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고 유연주 가타리나 양의 아버님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세요?


▷지난해 겨울 뉴스공감에 나와 주셨는데 넉 달 만에 다시 전화를 드리게 됐습니다. 해가 바뀌어서 봄이 됐는데 그간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신앙생활 하면서 주님께 의지하고 남은 가족들 기도드리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번 인터뷰 때 매일 미사를 드린다고 하셨는데 요즘도 매일 미사를 봉헌하시나요?

▶연주를 50일 미사를 더 넣어서 지금도 가족이 시간 될 때마다 참석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지금 예수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는데 소중한 따님을 잃으시고 맞이하는 사순시기가 마음이 더 무겁고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요즘 미사때 어떤 기도드리십니까?

▶제일 먼저 ‘유연주 가타리나 영원한 안식을 주십시오.’라고 기도하고 저와 저의 처, 남은 동생, 언니, 가족들을 위해서 항상 기도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치유를 위해서.


▷사순시기도 막바지인 성주간입니다. 모레는 예수그리스도가 돌아가신 성금요일이기도 한데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하느님과 성모마리아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가슴 찢어지도록 느끼셨다고 말씀한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따님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프고 고통스러우신 거죠?

▶지금도 일상생활 중에 문득문득 아픈 기억이 나타나는데 말로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언제 따님 생각이 가장 많이 나십니까?

▶일상 중에 나타나고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있을 때 그럴 때마다 연주가 다시 그리워지고 남은 아이들도 있는데 이상하게 못 보는 아이가 더 보고 싶더라고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만 그래도 힘이 되거나 의지가 되는 게 있으실까요?

▶주님께 항상 의지하고 가타리나 생각날 때마다 주님께 기도 바치고 계속 기도하면서 생각나면 성당 성모상 앞에 가서 묵상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후에 150일이 넘게 흘렀는데 아직도 진상규명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많이 답답하실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 참사를 겪고 나서 그래도 그냥 아이들이 세월호처럼 물속에 수장된 게 아니니까 바로 진상규명이나 관련자 처벌, 의혹이 있으면 그런 게 다 조사되고 발표가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지금 5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고 오히려 저희 아이들을 수사하고 있고 무슨 의혹이 있어서 그런지 정부가 2차 가해를 하는 것 같아요. 저희한테 보내준 특수본 수사 자료도 죄 없다는 식으로 하고 연주 마지막에 어떻게 어떤 장소에서 어떤 모습으로 갔는지 제가 꼭 보고 싶었거든요. 소방당국에서는 소방대원들의 트라우마를 이유로 접촉도 못하게 하고 그 당시에 바디 캠도 보여주질 않더라고요. 유가족으로서 마지막 모습이 어떻게 됐는지는 정말 알고 싶거든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진실버스가 전국을 순회했더라고요. 아버님도 진실버스 탑승을 하셨던 거죠?

▶아니요. 저희 유가족 대표로 해서 네 분이 탑승하고 가시고 일정이 되시는 분들이 중간 중간에 합류해서 같이 일정을 소화하고 오늘 돌아왔습니다.


▷진실버스 운행 효과가 있었다고 보시나요?

▶저희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 국민청원을 진행을 했거든요. 국민 여러분께서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10일 만에 5만 명을 달성했어요. 조기달성을 하고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감사도 드리고 일정이 10일이거든요. 각 지방마다 돌아다녔는데 달성하고 나서는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로 지금 마지막 3일은 진행하고 지금은 올라왔습니다.


▷말씀해 주신대로 국회 국민동원 청원에 단기간 5만 명 요건이 채워졌습니다. 이거 보시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셨을 것 같아요.

▶5만 명 달성하는 순간에 너무 눈물이 났고 정말 제가 연주 가고 나서 거의 27일 동안 계속 연주 꿈을 꿨거든요. 왜 자꾸 연주가, 처음 연주를 맞닥뜨렸을 때 그 모습이 꿈에 나타나서 서울 대주교님께서 분향소에 인사를 오신 적이 있어요. 대주교님 뵙고 하소연을 좀 했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진상규명을 해달라고 목소리 좀 높여달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날 이후로 연주가 꿈에 안 나타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기도하면서 계속 성당에 오면 마음이 편한데 주님 앞에 오면 마음이 편한데 유가족 계시는 데 세상에 나가면 너무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직도 마음이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경찰특별수사본부 수사 또 국회국정조사에서 규명 되지 못했던 진상이 독립적인 조사기구가 구성되면 좀 밝혀질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하고 계신 거죠?

▶지금은 수사권자들이 다 정부 요직에서 물러나질 않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걸 믿을 수 없고 저희가 의혹이 가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왜’라고 자꾸 반문을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무런 답변도 없고 면담요청을 해도 받아주질 않고 계속 시청 분향소도 불법이라고 철거하라고 하는데 시청 분향소는 물론 추모관을 만들어서 그쪽으로 옮길 수도 있지만 저희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국민들께 잊혀지고 다 해결됐나보다 이런 식으로 비춰질 것 같아서 특별법 진행이 되고 저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어디서 죽었는지를 알게 되면 그때 추모관으로 해서 우리 아이들을 온전히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을 하려고 합니다.


▷지금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이태원 참사 발생 159일 시민추모대회에 참여하고 계신데 추모대회 부제가 ‘159개 우주와 사라진 159번의 밤과 낮’이더라고요. 어떤 의미가 담긴 부제일까요?

▶이태원 참사로 156명이 세상을 떠났고 그 뒤로 3명이 더 떠났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따져서 한 명, 한 명을 하루하루 추모해 주고 159라는 숫자를 기념하기 위해서 추모대회를 열었습니다.


▷오늘 추모대회를 통해서 어떤 마음이 모아지길 바라십니까?

▶특별법 국민청원에 국민 여러분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처음에는 정말 2차 가해에 힘이 들었거든요. 지금도 물론 그런 분들이 있지만 저희가 계속 저희 아이들이 한 명이라도 나쁜 아이들이 없어요. 다 착실하고 미래를 꿈꾸면서 살던 아이들이 거기 그 장소에 추억을 쌓으러 갔다가 그리고 가족끼리 구경을 갔다가 그렇게 가신 분들이 많거든요. 외국인도 계시고요. 거기에 대해서 자꾸 2차 가해를 하는 게 너무 속상하고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2차 가해를 하시던 분들도 저희한테는 위로의 말을 건네더라고요. 조금씩 알려지는 것 같긴 한데 아직도 정치적으로 저희를 바라보는 시각이 없지 않아 있긴 있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이상민 장관 측이 막을 수 없었던 대로변 참사였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말에 대해서는 저희가 이해할 수 없는 게 지금까지 계속 사고 난 골목이 사고가 번번이 핼러윈 행사뿐만 아니라 이태원 쪽에 인파가 많이 몰리잖아요. 몰릴 때마다 자주 사고가 일어나는 지역이래요. 저도 잘은 몰랐는데. 그래서 안전요원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이 나와서 안내를 하는 자리인데 그 인파가 많이 몰릴 줄 알면서도 안전요원을 배치 안 하고 경찰병력도 배치를 안 했다는 자체가 의구심이 들고 그날 저희 아이들이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도 한 시간가량을 거기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그거를 저희 아이들을 조사를 하고 있었더라고요. 119가 바로 떠나야 할 시간에 친구들이나 부모, 당시 살아 있었다고 하던 아이들도 나중에 죽음으로 돌아왔거든요. 골든타임이 4분이라고 하는데 1시간 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 저는 그게 안타깝고 사상자가 났어도 조금 나고 말았을 거를 이렇게 키웠다는 자체가 저는 이 행정부에 대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며칠 있으면 부활절입니다. 하늘에서 부활절을 맞이할 따님 가타리나에게 어떤 이야기 전해주고 싶으세요.

▶제 생각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리 연주가 제가 지난 흔적들을 살펴보면서 정말 열심히 살고 아빠한테도 항상 감사표시, 표현을 하고 세상에 살던 모습은 너무 안타까운데 그 사고 일어나기 전에 일주일 전에 자기가 묵주 팔찌를 잃어버렸다고 성당에서 묵주 팔찌를 사서 신부님께 축성을 받아서 갔어요. 묵주 팔찌가 너를 지켜 주는 게 아니라 이 묵주 팔찌를 보면서 항상 주님을 생각하라고 말했거든요. 마음 적으로 주님 옆에 가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주님께서 불러주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우리 연주 제가 나중에 만나러 갈 때까지 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님께 진정한 부활은 언제가 될 수 있을까요. 어렵게 이 질문 드려봅니다.

▶부활은 제 마음속에 주님을 영접하는 순간 그때가 부활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열심히 살아야겠지만 주님을 영접하고 안 좋은 삶을 살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주님을 영접하는 순간 부활의 시작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난번 인터뷰 때 남의 일이 아니라고 하셨던 말씀 다시 마음에 새겨봅니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신 고 유연주 가타리나양 아버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아이들의 억울함 다 풀릴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기도로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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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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