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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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의 뉴스공감] 홍세화 "세월호, 이태원…지금 한국 사회엔 4가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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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홍세화 / 장발장은행장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 이틀 있으면 9주기입니다. 304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부끄러워집니다. 지난해 가을 150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참사. 지난 주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9살 배승아 양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셨던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깊은 내공은 우리 사회 안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시대 지성인으로 꼽히시는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맘때만 되면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가 생각나면서 마음이 슬퍼지는데 은행장님 어떠십니까?

▶마찬가지입니다. 곧 4.16 9주년이 되는데 온 국민이 세월호가 침몰하는 상황으로 지켜봤지 않습니까? 참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은데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왜 침몰했는지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것. 이것이 정말 엄중한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발표는 있었습니다만 일부에서는 급변침에 의한 내인설이다, 외력설이다. 이게 지금 여러 가지 설이 나와 있는 상황이고 국민들 각기 의견이 다르고 제일 중요한 게 진상이 규명돼야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는 것이 진상규명인데 9년이 지나도록 엄청난 참사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바로 그런 일이 결국은 이태원 참사로 다시 또 드러나게 되는 확인하게 되는 상황이 아닌가.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이 안 된데다가 국가권력기관의 책임회피가 관철되고 있다는 겁니다.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이런 상황이 왜 일어날까. 이것이 시민들이 같이 정말 진중하게 고민해야 할 그런 상황이라고 저는 봅니다.


▷진상규명을 해야 할 참사가 앞의 것도 해결 안 됐는데 점점 쌓여 가고 있는 현실이 너무 슬픈데 어디서부터 시작을 하면 좋겠습니까? 특조위도 활동을 했습니다만 해결이 안 된 상황입니다.

▶특조위라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정식 명칭인데 수사권이 없었습니다. 조사라고 하지만 검찰에 의뢰해서 검찰이 해야 하는데 기소 안하면 그만인. 그러니까 국가의 권력기관인 검찰, 경찰, 해경, 국정원 다 조사를 해야 하는데 수사권이 없는 참사위가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없었던 거죠.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이 다 정치공학의 종속변수가 된 가장 중요한 것이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국가 이성하고 소위 레종 데따라고 하는 국가 이성과 정치공학의 종속변수로 되다 보니까 그야말로 제대로 되짚어질 수 없는 이런 현실이 참담합니다.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희생됐는데 며칠 전에 159일 추모대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도 똑같이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책임회피의 문제인데요. 책임을 제대로 져야 하는데 설령 그것이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국가는 제일 먼저 사회개혁론에 의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1차적으로 책임지는 주체입니다. 사회개혁론의 기본입니다. 모든 사람이 주권을 일부 할애, 양도한 거거든요. 왜 양도했냐면 생명과 안전을 지켜 주는 것이 국가이기 때문에. 그러면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도의적 책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 윤석열 정부에서는 아무도 책임지고 있지 않은 이런 모습도 보이고 있고 진상규명도 안 되는데다가 책임은 계속 회피되는 이런 상황이 정말 나라냐라는 말이 나오는 현실을 맞닥뜨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재판이 시작됐는데 이거에 대해서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유족들은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요.

▶맞습니다. 그게 정치공학의 종속변수입니다. 모든 것이 정치적인 입장에서 나에게 이로우냐 그렇지 않느냐로 기준을 세우고 있는 그러니까 국민의 생명, 안전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고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가장 중요한. 그러니까 갈등은 그야말로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고 모든 문제가 그렇지 않는가. 외교문제든 북한문제든 안보문제든 경제문제든 모든 것이 다 자기 정치적 입지에 이로운가 아닌가가 기준인 상황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태원 참사는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보십니까?

▶그러니까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도 못하는 현실, 그런 국가라는 상황이고 그다음에 워낙 지금 계속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걸 정치공학적인 면으로 바라보는 문제들 그다음에 또 하나는 책임회피에 지속되는 상황들 그건 내 책임만 아니면 그만인 생각들 그리고 전반적으로 보면 지나칠 정도로 생명 중심 사회가 아니고 돈 중심 사회라는 것. 이것도 역시 간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겠느냐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대낮에 9살 여자 아이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서 숨졌습니다. 자기가 다니던 학교 바로 앞에서요.

▶음주운전 계속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일탈하는 모습들을 보면 이 사회가 지금 정상적인 사회가 아닌 것을 반영하고 있지 않나 생각까지 듭니다.


▷음주운전으로 생명을 계속 잃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 처벌을 강화하는 법에 희생자 이름이 붙는 현실인데 근본적으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지요.

▶그게 근본적인 중요한 말씀입니다. 소위 래디컬, 뿌리를 캐야 한다는 건데. 한국은 근본적인 문제를 접근하면 극단화 되는 익스트램으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할 때 이게 극단화 돼서 갈등양상이 지나치게 심해지는 문제들이 있어서 정말 근본적인 대책을 집중해서 중지를 모아서 이걸 해결해야 하는데 그 문제는 제가 볼 때는 결국 폭넓은 얘기지만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게 굉장히 지나친 일탈행위이지만 결국은 사회가 비정상적인 사회고 그리고 악착스럽고 스트레스가 있고 저는 각박함을 넘어서 악착스러운 사회가 아니냐. 그리고 스트레스가 워낙 심하고 너무 빨라야 하고 이런 데서 결국 출생률도 세계 최저인데다가 자살률은 세계 최고인 사회에서 일탈적인 모습들이 학폭, 음주운전에 의한 불상사, 참담한 일이 일어나든 이런 일들이 빈번히 나오는 것이 아니냐.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온유함을 되찾아야 한다. 이게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온유해야 한다. 정말 너무 악착스러운, 제가 볼 때 앞서 말씀드린 지나치게 스트레스가 강하고 세상에서 나타나는 이런 면들이 아닌가. 그래서 섬세함과 온유함을 되찾으면서 사회가 보호받는 그리고 국가는 국가답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여야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머리를 맞대고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근본적으로 대책이 무엇인지를 살펴나가는 것이 돼야 하지 않는가. 특히 세월호 9주년을 맞는 시점에 너무 답답합니다.


▷음주운전은 근본 대책 마련과 함께 개인의 경각심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주의를 기울이고 충분히 조심을 해야 하는 사안인데요.

▶두말 할 필요도 없는 건데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날까. 결국 이 사회가 일탈을 일어나게끔 만드는 조건, 환경 이런 거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보는 겁니다.


▷마약 문제, 강남 한복판에서 마약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하는 사건이 발생해서 국민들한테 충격을 줬습니다. 마약 범죄가 일상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들거든요. 소식도 자주 접하게 되고요.

▶앞으로 더 심각해질까 봐 우려가 되는데 특히 청소년들이 그렇게 빠져 들어가는 것에는 저는 역시 경쟁 스트레스가 심하게 작용하지 않나. 결국 경쟁해야 하고 스트레스가 워낙 심하고 그런 데서 오는 일탈이 결국 엄청난 억압 속에 있잖아요. 억압 속에 있으니까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충동이 그런 마약적으로도 갈 수 있는 위험이 다분히 있는 거죠.


▷중학생들도 마약을 구매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보면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끝으로 우리가 대형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보듬어도 부족할 것 같은데 비난하는 분들 계시거든요. 이런 분들에게 어떤 얘기해주고 싶으십니까?

▶안타까운 얘기죠. 맹자님이 인간의 조건이면서 본성으로 말씀하신 7정 중에 4단이잖아요. 네 가지를 말씀하셨는데 측은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 사양지심입니다. 측은지심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불쌍히 여길 줄 아는 공감능력, 수오지심은 스스로 부끄러워 할 줄 마음, 시비지심은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 사양지심은 겸연해야 하는 이 네 가지인데 지금 셋은 이 네 가지가 다 없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슬픈 얘기입니다. 인간의 조건이면서 본성이라고 2000여 년 전에 맹자님이 말씀하신 것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이게 정치공학에 의하든 돈 중심에 의하든 다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성찰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세월호 참사 9주기 이틀 앞두고 홍세화 장발장은행장님과 우리 사회 안전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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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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