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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전광훈 목사의 하느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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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지자이다.” 사랑제일교회를 이끌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스스로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곧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을 예견한다며 한 말입니다. 

언제 전쟁이 날지 저의 앝은 지식으로는 알 수 없지만, 전광훈 목사 말처럼 지금 한국 사회가 큰 위기 앞에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제 외교 안보 등 한국 사회 곳곳이 위태롭고 불안합니다. 날로 심해지기만 하는 기후위기, 인구감소와 빈부격차는 우리 공동체의 성적표이며 미래입니다.

이런 공동체 위기를 두고 선지자가 편하게 ‘교회에서 밥 먹으며 기도만 할 수’ 없다는 말에도 공감이 갑니다. 세상이 망하든 말든 교회만 편하게 살 수 없지요. 세상에서는 “불이야!”하고 소리치는데 성당에서 기도만 할 수야 없지 않습니까.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불을 꺼야 합니다. 

그런데 예배당을 나와 거리에 선 전광훈 목사는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 힘이 200석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목표라고 합니다. 왜 세상을 구하겠다는 목회자의 목표가 특정 정당의 총선 승리인지 역시 저는 알 수 없지만, 전광훈 목사 나름대로의 확신일 것입니다. 종교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저와 다르지만, 전광훈 목사도 하느님 나라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기도 안에서 저런 결론에 도달했겠지요.

하지만 전광훈 목사가 정치권에 보내는 외침을 정치권에서는 불편해합니다. 얼마 전까지 정치인이 예배당에 찾아오기도 하고 거리 예배에서 함께 손을 잡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도와주었건만 지금 전광훈 목사가 마주하는 것은 모른 척 입니다. 

힘을 보태고 도와주겠다고 하는데도 정치권은 모른 척 외면합니다. 어떤 정치인과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전광훈 목사는 속상했는지 한숨과 함께 기자회견에 온 기자들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전광훈 목사를 통해 종교의 역할을 돌아봅니다. 한국 사회에서 종교는 어려운 시기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그랬으며 군사정권 시절에도 그랬습니다. 이 땅의 힘들고 배고픈 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성당이나 예배당이나 절은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에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는 약자들의 피난처였습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종교인의 모습에 시민들은 질타를 넘어 외면합니다. “불이야!”라는 소리가 들려도 눈과 귀를 닫아버린 종교인에게 시민들도 함께 눈과 귀를 닫아버립니다. 거기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기도하는 종교인에게 시민들은 외면을 넘어 분노합니다. 그런 종교인을 예수님께서는 ‘삯꾼’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의무는 게을리 하면서 이익만 탐내는 성실하지 못한 자들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전광훈 목사의 하느님 나라>입니다. 저는 오늘 누구를 위해 기도하는지 돌아봅니다.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인지 저만의 이익을 위한 기도인지 성찰해봅니다. 참된 진리를 찾는 이들의 기도를 통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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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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