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김정아 기자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김정아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출근길부터 험난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나더 레벨의 지옥철을 경험하고 왔다고요?
▶네 제가 평소엔 출근을 할 때 1호선과 4호선, 9호선 이렇게 타고 다니는데요. 1호선과 4호선도 정말 지옥철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탄 호선은 지옥철 중에 지옥철이었습니다. 바로 '김포골드라인'인데요.
▷김포골드라인에 대해서 지금 기사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현장 상황은 좀 어땠나요?
▶지금 사진을 띄워드릴 텐데요. 승객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사진으로 보더라도 "와, 정말 많다" 하실 텐데요. 일단 지하철 내부 밀집도가 어느 정도인지 시각적으로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사진 촬영을 하고 싶었는데 지하철 내부에선 제가 팔을 올릴 틈도 없었습니다. 또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 보니까 숨이 막히고 울렁거리더라고요. 속이 매스껍게 느껴져서 중간에 내릴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잠깐 내려야겠다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꽉 차있기 때문에 중간에 그 틈을 비집고 내리는 것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고령자나 임산부는 더 위험할 것 같습니다. 안전 조치가 시급해 보이는데요.
▶저도 이 부분이 걱정됐던 부분입니다.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이라 하더라도 어르신분들도 탑승을 하고 영유아, 임산부도 탑승을 할 수 있잖아요. 제가 타고 있을 때에도 앞에 70대 후반으로 보이는 어르신 부부가 계셨습니다.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내리고 탈 때 밀 수밖에 없는데요. 좀 걱정되더라고요. '혹시 넘어지시면 어쩌지' 하고요. 한 20분 정도가 흐르고 종점역인 김포공항 역에 내렸는데 세 분의 구급 대원 분들이 들것과 함께 대기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이분들을 보니까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들었습니다.
▷구급 대원들은 원래도 계셨던 겁니까?
▶그건 아닙니다. 어제부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출근시간에 대기를 하신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2명의 승객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고 다행히 경미한 증상이라 안정을 취하고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김포골드라인의 문제가 언론에서 계속 나오다 보니까 서둘러 안전 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대처가 승객들 3명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뒤에 나왔기 때문에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은 피해 가기 어려워 보입니다.
▷상황을 통제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관리 감독하는 분들도 배치가 돼야 할 것 같은데요.
▶구급 대원 외에도 노란 조끼를 입고 야광봉을 들고 있는 어르신 두 분도 계셨습니다. 노란 조끼엔 김포시 노인 일자리라고 적혀 있었는데요. 어르신께 여쭤보니 총 4명씩 일하고 계시고 2명씩 교대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승객들이 내리는 곳과 타는 곳이 꽉 차 다 보니 구역을 나눠서 내려보내는 일을 하고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안전을 관리 감독하는 분이 계시다니 다행인 것 같고요.
▶근데 저는 노인 일자리 창출은 좋지만 이곳이 사람들이 굉장히 밀집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하고 계신 어르신들의 안전이 더 걱정되더라고요. 건장한 청년이어도 통제가 힘들 것 같아 보였습니다.
▷어르신들의 안전도 걱정이 되는 상황이군요. 출퇴근 시간엔 버스나 지하철엔 사람들이 몰리긴 하잖아요. 그런데 특히나 이 김포골드라인이 위험한 이유는 왜 그런 건가요?
▶김포시는 거주 인원이 50만 명이 넘는 대도시입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죠. 그런데 이들이 출퇴근하는 열차가 꼬마 열차니 당연히 밀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일단 김포골드라인의 지하철은 일반 지하철의 크기를 생각해선 안 됩니다. 지하철을 보면 칸과 칸이 이어져 있잖아요. 그런데 달랑 2개뿐입니다. 2량이라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 칸의 좌석수도 일반 지하철과 달리 적습니다. 한 칸엔 8개의 좌석들이 쭈르륵 있고요. 4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1칸의 좌석 수는 32개인 거죠. 총 2칸이니까 64개. 64명의 승객만이 앉아갈 수 있단 겁니다. 일반 지하철을 보면 칸 양 끝으로 노약자석이 있잖아요. 3개씩 2줄씩이요. 그런데 김포골드라인엔 이 노약좌석도 없습니다. 일반 좌석에 임산부 표시와 노약자석이라는 스티커만 붙어 있을 뿐입니다. 근데 이 스티커마저도 잘 안 보여요.
▷아무래도 꼬마열차다 보니 교통약자를 위한 좌석도 마련되지 않은 것 같네요. 최근에 언론에 뉴스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갑자기 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난 게 아닐 것 같아요. 언제부터 그랬던 건가요?
▶최근에 발생한 김포골드라인 승객의 실신은 4년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아무런 대처가 없다가 승객이 실신했다는 사건이 터지자 뒤늦게 조명을 받게 된 건데요. 일단 김포골드라인은 개통이 2019년에 이뤄졌는데요. 김포골드라인 홈페이지 중 고객의 소리를 보면 2019년 9월부터 "이용객은 많고 찜통 열차다", "더워 죽을 것 같다", "혼잡도를 예상해서 에어컨을 풀로 가동해달라"라는 의견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겨울인 12월에도 "너무 덥다, 출근 시간엔 꼭 무조건 에어컨을 틀어달라"라는 글만 보더라도 얼마나 밀집도가 높은지 알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이미 이용객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알았습니다. 평일도 주말도 늘 꽉 차기 때문에 한 칸이라도 더 늘려달라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민원과 건의사항을 읽다가 소름이 돋았던 글이 있었는데요. 2019년 12월에 작성된 글입니다. 지금 보이는 라디오로 띄워 드릴 텐데요. 제목이 "지하철에서 사람 죽겠어요"입니다.
"안녕하세요. 김포 시민입니다. 이건 골드라인이 아니라 지옥철입니다. 전철이 너무 작고 이미 안쪽에서 많이 타고 나와서 탈 여유 공간이 없는데도 특히 남성분들 어떻게든 타려고 욱여넣습니다. 욱여넣을 때마다 안쪽에 있는 승객들은 죽어납니다. 진짜 자칫 잘못하다가 누구 하나 사람에 깔려 죽을 거 같습니다. 전철에도 탈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을 텐데 이를 초과할 경우 대량 인명피해 발생될 수 있으며 그러기 전에 경전철 참사가 되기 전에 예방해야 합니다."
같은 날 또 다른 글도 있었습니다. 제목은 이렇습니다. "출근 시간대에 사람 너무 많아요. 조만간 압사 사고 나서 뉴스에 나올 듯." 이 글을 올린 시민은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두 칸짜리 꼬마기차도 탑승인원이 있을 텐데, 2배 3배는 더 타는 것 같습니다. 만약 누구 하나라도 넘어지면, 그대로 압사됩니다. 정말입니다. 명심 또 명심하십시오." 이 글들이 무려 4년 전에 작성된 글들이란 겁니다.
▷4년이 흘렀는데 아무것도 변한 게 없네요. 지금도 상황이 똑같은거죠?
▶그렇습니다. 지난달 28일에 작성된 글도 가져와봤습니다. 어떤 한 시민은 한 달 전에 김포로 이사를 왔다 밝히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오늘은 7대를 보냈습니다. 사람은 칸마다 20명이 넘게 서있는데 한번 올 때마다 2~3명만 탈 수 있는 게 말이 되나요? 어떻게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 없이 유지될 수 있는 거죠? 서울에 사람 많아서 외곽으로 빼고 싶으면 적어도 교통은 해주셔야죠." 이 글을 올린 시민과 김포골드라인을 타는 승객들 모두 같은 생각일 겁니다. 이제서야 김포시와 경기도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건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압사'라는 표현에서 이태원 참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는데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무려 4년 전부터 시민들이 항의와 건의를 했던 부분인데 아직 그대로인 현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시민들의 외침을 들어야 하는데요.
▶맞습니다. 또 한 명의 시민은 최근 김포골드라인에서 틀어지는 영상에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엔 "혼잡하지 않은 역을 위해 급하게 타지 말고 천천히 타라 안내가 되어 있었다"라며 "개인의 욕심으로 혼잡하고 위험한 지하철을 만든다"라고 안내 문구가 나왔다는 겁니다. 제가 김포골드라인을 매일 타는 출근러는 아니지만 매일 타는 분들인 이 문구를 보면 기분 나쁘셨을 것 같아요. 출근을 위해선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이걸 개인이 욕심으로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글을 올린 시민은 "지하철이 혼잡한 이유가 개개인의 무리한 탑승 때문인 건지, 늘어나는 출퇴근 인구를 예측하지 못하고 꼴랑 2칸짜리 플랫폼 만든 국회의원과 공무원들 때문인 건지" 묻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있긴 한데, 한강에 수륙양용버스를 도입한다 이야기도 있었잖아요?
▶'수륙양용버스가 뭐지?' 하는 분들 계실 거예요. 버스인데 배로 변신이 가능한 거죠. 강물에서 배처럼 운행이 가능합니다. 쉽게 관광용 시티투어버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제 김포시가 이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으로 수륙양용버스를 제안했는데 다시 철회했습니다. 왜냐하면 실효성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출퇴근용인데 이동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15km/h라고 하니 정말 느린 거죠. 또 배가 아니기 때문에 정원을 넘겨서 입석 승객을 태울 수도 없습니다. 정원이 40명이거든요. 많이 태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또 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한 대당 20억에서 30억 사이고요. 근데 이 한 대만 쓸 순 없잖아요. 정원이 40명인데, 그러면 여러 대를 구입한다고 하면 너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거죠. 관광용으로는 탈만 하지만 출퇴근용의 교통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나온 거고, 바로 철회 한 거죠.
▷철회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서울시가 수륙양용버스 대신 리버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네요? 이 리버버스는 뭔가요?
▶쉽게 말해 '배'라고 보면 되는데요. 한강에 배를 띄운다는 겁니다. 서울시는 '리버버스'를 도입해서 서울시와 김포시를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 밝혔는데요. 리버버스는 수송능력과 속도 등에서도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한 겁니다. 리버버스는 50km/h이니까 수륙양용버스 3배가 빠른 거죠. 또 탑승 인원도 200명 내외고요. 추정가격은 20억 내외입니다. 수륙양용버스보다 효율성이 높아 보이긴 합니다. 서울시가 발표한 보도자료 설명을 보면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행주대교 남단부터 잠실까지 10개 선착장 약 30km 구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김포시민이 셔틀버스나 노선버스 등을 통해 행주대교 남단까지 이동하면, 행주대교 남단 선착장에서 여의도까지 리버버스로 20분 이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노선을 보면요. 직장인들의 출근길을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상암·여의도·노들섬·이촌·반포·서울숲·앞구정·뚝섬·잠실인데요. 출퇴근 이외에도 주말에도 가족 단위로 타기에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서울시는 "리버버스가 교통수단인 점을 감안해서 정기권을 도입하고, 지하철과 버스와의 환승할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70번 버스를 늘린다는 대책을 내놓았잖아요?
▶김포시가 김포공항행 70번 버스 8대를 추가로 투입한다고 밝혔는데요. 시민들은 70번 버스가 완전한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김포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인천에서부터 모든 사람들이 서울로 빠질 때 타는 도로기 때문에 많이 막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출근길 지하철을 이용하는 건 딱딱 시간이 맞기 때문인데요. 버스는 도로 교통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지하철을 애용하는 승객들이 버스를 탈 것 같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로선 지하철 증량도 어려워 보이는 만큼 다른 교통수단을 늘리는 대책밖에 답이 없는 상황인 거죠.
▷여기서 더 많은 시민들이 다치거나 피해를 입기 전에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텐데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오세훈 서울시장도 김병수 김포시장도 "김포시민들의 출퇴근길 혼잡 문제를 해결하겠다" 밝힌 만큼 김포시민들의 일상에 와닿고 정말 만족할만한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보겠습니다. 오늘 아침 새벽부터 현장에 다녀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