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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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주년 맞는 한국SOS어린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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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한 톨에 1달러를 기부하면 한국의 어린이를 도울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자선사업가 헤르만 그마이너(Hermann Gmeiner·1919~1986)가 유럽 각국 사람들에게 보낸 카드에는 쌀 한 톨과 함께 ‘한 사람의 삶이 가능하도록 도와달라’는 간절한 호소가 담겨있었다. 그의 호소는 ‘쌀 한 톨의 기적’이 되어 한국SOS어린이마을(대표이사 신영규 베드로 신부)의 오늘을 있게 했다.

5월 13일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SOS어린이마을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본다.




■ 걸어온 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인 1949년, 헤르만 그마이너는 “(전쟁 고아가 된)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지기 위해 우리가 그들을 돌봐야 한다”며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 임스트에 첫 번째 SOS어린이마을을 설립한다. 오늘날 전 세계 138개국으로 널리 퍼진 SOS어린이마을의 시초다.

한국에 SOS어린이마을이 처음 들어선 것은 그로부터 14년 후. 당시 대구대교구장 서정길 대주교(요한·1911~1987)의 요청에 따라 대구에서 활동하던 오스트리아인 하 마리아(Maria Hessenberger) 여사가 주추를 놓았다. 하 마리아 여사의 간청을 받아들인 헤르만 그마이너가 한국을 방문하며 1963년 비유럽권으로는 최초로 한국SOS어린이마을이 설립됐다. 1965년에는 대구 검사동에 15채의 SOS어린이마을 집이 준공됐다. 1982년에는 서울과 순천에 SOS어린이마을이 세워졌다. 1995년부터 사회 진출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자립생활관, 위기 아동을 긴급보호하는 아동보호센터 등이 개관했다. SOS어린이뿐만 아니라 지역 어린이에게 방과 후 보호와 교육 등을 제공하고자 대구북부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을 개소함으로써 학대 위기의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 SOS가정

한국SOS어린이마을은 친부모가 양육할 수 없는 어린이에게 가정 형태의 시설보호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곳 아이들은 SOS가정이라는 독립적인 대안양육가정에서 SOS어머니에 의해 길러진다. SOS어머니는 모든 어린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각 어린이가 필요로 하는 보호와 안정 그리고 사랑을 전한다. 아이들은 연령대가 다른 5명 안팎의 남녀 어린이들과 형제자매로서 안정과 따뜻한 관심 속에 살아간다.

이렇게 형성된 가정은 고유한 집 안에서 일상을 만들어가고, 이들 집이 모여 마을 공동체를 이룬다. 공동체 안에서 SOS어린이들은 마음껏 웃고 뛰어놀면서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충분한 준비를 하게 된다.

대구와 서울, 순천에 있는 SOS어린이마을에서는 지난 60년 동안 1800여 명이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다.


■ 감사의 60주년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며 한국SOS어린이마을 한국본부는 5월 13일 오전 10시30분 대구광역시 동구 해동로 219 현지에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이날 SOS어린이마을 데레제 월도파(Dereje Wordofa) 국제총재 등 전 세계 대표자들과 한국SOS어린이마을 전·현직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지역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본부는 홍보와 후원을 위해 SOS굿즈를 제작, 배포할 예정이다. 대구·서울·순천의 3개 마을이 그려진 기념품과 손수건, 찻잔받침, 장바구니 등도 제작했다.

※후원문의 053-984-6928, www.koreasos.or.kr




◆ 인터뷰/ 대표이사 신영규 신부

“대안가정은 이상적 아동양육모델”


“60주년을 계기로 한국SOS어린이마을의 오늘을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SOS어린이마을 대표이사 신영규(베드로) 신부는 먼저 지난 60년 동안 헌신해주신 관계자들과 후원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렸다.
신 신부는 인터뷰를 시작하며 “SOS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SOS는 라틴어로 ‘사회적인 책임을 지는 사회’(Societas Socialis)를 의미한다. 신 신부는 “여기에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어린이들을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며 “이것이 SOS어린이마을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아이
많이 발생하는 요즘 상황
가정 형태서 아이들 키우는
아동보호체계로 전환 절실


2021년부터 제6대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는 신 신부는 아동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대안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라도록 하는 SOS어린이마을의 정신은 가톨릭에 그 뿌리가 있다고 밝혔다. 신 신부는 “SOS어머니들은 혼인하지 않고 평생을 바쳐 SOS가정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실현되도록 헌신하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 선교사의 헌신으로 시작된 한국SOS어린이마을이 정작 가톨릭신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무척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앞으로는 신자들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신 신부는 전쟁 등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에는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아이들이 많이 발생한다며 우려했다. 신 신부는 특히 정신적·심리적으로 힘든 아동이 많기 때문에, 이에 따른 역량을 갖춘 SOS어머니를 찾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SOS어린이마을은 더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아동양육시설은 집단양육방식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벗어나 양육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는데, SOS어린이마을이 그 이상적 모델이 아니겠습니까. 정부에서도 최근 아동보호체계를 가정형 보호 방식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세상 모든 어린이는 우리 어린이’라는 SOS어린이마을의 정신이 더욱 절실한 세상입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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