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가족은 희망의 공장’이라며 가족의 소중함을 말씀하셨습니다. 5월 한 달만이라도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며 부모님에게 감사를, 자녀들에게 사랑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5월이지만 우리 주위에는 안전을 위협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어린이의 안전이 위험합니다. 바로 음주운전 때문입니다.
지난달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9살 승아를 떠나보내는 어머니는 절규했습니다. 운구를 실고 화장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어머니는 내 딸 멀미한다고 울부짖었다고 합니다. 가족은 승아의 얼굴을 공개하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지난달 동대문에서 원단 배달 일을 하던 가장도 음주운전 차량으로 숨졌습니다. 장애를 가진 몸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착한 남편이며 아버지였습니다. 아내는 혼절하고 장례식장 상주는 초등학교 5학년 외동딸이 맡았습니다. 음주운전은 한 생명을 앗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 가정을 한순간에 파탄 내버립니다.
끔찍한 음주운전 사건이 있을 때마다 시민들은 분노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불감증은 여전합니다. 경찰은 대전 배승아양 사건 이후 대대적으로 대낮에 음주운전 단속을 벌였습니다. 적발 장소 한 곳에서만 평균 50명이 넘게 적발되었다고 합니다. 지난달 13일부터 27일까지 벌인 음주 일제 단속에서는 전국적으로 5400여 명이 적발되었다고 합니다.
”음주운전은 살인, 음주 운전하면 패가망신 시키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달 1일 음주운전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여당에서는 음주 운전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대법원은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어린이가 사망 시 최대 26년형까지 구형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부상만으로도 최대 10년을 구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제 음주운전은 살인죄처럼 다루겠다는 겁니다.
음주운전을 한 공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한 연예인이 음악프로에 복귀했다가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결국 방송국은 사과했고 해당 출연분은 통편집되었습니다. 음주운전을 한 연예인에게 일명 자숙기간이라는 이름으로 기회를 주던 분위기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KBS는 음주운전을 한 연예인은 영구출연정지 시키고 있습니다.
공직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짧은 임기로 물러난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은 음주운전 경력자였습니다. 음주 운전 경력자는 학교 교장을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교육계의 수장이 되려고 하냐고 질타를 보냈습니다. 시민들은 아이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냐고 했습니다. 전라북도 의회는 음주 운전을 한 의원은 제명까지 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습니다.
이런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제도와 법을 마련하는 동시에,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것에 대해서 우리의 도덕성을 다잡아야 합니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한두 잔은 괜찮다거나 설마 잡히겠어와 같은 양심을 속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성경에서도 술이 가져오는 즐거움과 함께 위험도 분명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음주운전은 살인이다>입니다. 가정의 달 5월. 더 이상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음주운전으로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