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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들의 ‘지구 살리기’ 실천,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져

한국 교회는 탄소 중립 실천 중 / 찬미받으소서 여정의 2년여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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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창현지구학교 어린이 농부들. 

한국 교회는 기후위기를 시대의 과업으로 받아들여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동참하고 있다. 각 교구는 저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 행동에 돌입했고, 본당은 교회를 넘어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차원까지 나아갔다. 2년여간 진행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활동과 성과를 들여다본다.



한국 교회의 공동의 집 지구 살리기

한국 교회는 2021년 5월 24일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개막 미사를 봉헌한 후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국 교회 내 교구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7년 여정에 동참한 수원교구는 2021년 9월 ‘204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2030년까지 교구와 222개 성당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 204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생산된 물품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까지 상쇄하겠다는 계획을 실천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성당 20여 곳에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됐고,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ㆍ자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성남동본당과 대천동본당 등 본당들은 지역사회와 협력해 재활용 자원순환 센터를 설치하는 등 지역 환경 살리기에도 참여하고 있다.

수원교구는 또 올해 ‘수원주보 함께하기 생태환경 기부 챌린지’도 전개하고 있다. 4차례에 걸친 챌린지 중 첫 번째로 개인 물통(텀블러)을 사용하는 ‘플라스틱 FREE 챌린지!’가, 두 번째로 ‘음식 남기지 않기’가 진행됐으며, 세 번째 ‘내 주변 쓰레기 줍기’, 마지막 ‘장바구니 사용하기’ 챌린지가 잇달아 연말까지 전개된다. 챌린지에 참여하면 참여자 이름으로 생태환경위원회에 일정액이 기부된다.

서울대교구는 당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021년 10월 사목 서한을 통해 창조질서 보전이 신앙인의 의무임을 선언한 이후 교구 사회사목국을 중심으로 7년 여정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찬미받으소서 여정의 출발점으로 홍보와 교육,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생태 감수성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본당들도 자체적으로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재생에너지 사용 활성화에 나섰다.

대전교구는 태양광발전 활성화에 가장 적극적인 교구다. 대전교구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시작 전인 2019년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들어 오래전부터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공을 들여왔다.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은 2021년 가톨릭환경상 대상을 수상하는 등 탄소 감축과 에너지 전환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춘천교구는 지난해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위한 연도별 실천 계획을 발표하고 탄소중립·생태보전 활동에 힘쓰고 있다. 실천 계획은 교구는 물론 본당과 가정, 사회, 사제 등 교회와 사회 모두가 이행해야 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춘천교구는 각 본당에 찬미받으소서 분과 설치를 독려하고, 지난 4월부터 운영된 찬미받으소서 학교 등을 통해 교구 내 기후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인천교구의 활동은 환경 보호를 위한 교구민들의 노력을 의미하는 ‘녹색순교’라는 말로 요약된다. 인천교구는 교구장 정신철 주교를 중심으로 ‘일회용품ㆍ자원낭비ㆍ음식물 쓰레기 없는 성당’ 등 3무(無) 실천과 에너지 절약 등에 진력하고 있다. 제주교구는 인천교구 등과 협력해 교구 내 현안인 제2공항 설치 문제 등을 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교구는 생태 보전을 위한 ‘백색 순교’를 지향으로 틀낭학교를 만들어 생태영성활동가 양성에도 노력 중이다.

부산교구는 교구민과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낭독 릴레이를 펼쳐 말씀과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실천하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전 본당에 태양광발전 시스템 도입을 권고하는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고, 광주대교구와 의정부교구 등은 생태 자료 발간 등에 주력하며 생태적 회심을 통한 연대와 실천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대전교구 천안 월랑본당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수원교구 탄소중립 선포 미사설명


지역사회와 환경 드림팀 이룬 의정부교구 창현본당

한국 교회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이라는 큰 방향성을 제시한 이래, 각 교구 본당들은 곧바로 실천에 옮기며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년이 흐른 지금은 본당 내 활동에서 나아가 지역사회와 연계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의정부교구 창현본당(주임 김규봉 신부) ‘생태전환 기획 드림팀’은 종교, 시민사회, 개인을 아우르며 남양주시 전체를 이끌고 있다. 본당 총구역장과 생태분과장을 비롯해 ‘화도자연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 비영리 민간단체 ‘남양주창현지구학교’와 ‘화도농민장터’ 대표 등이 모두 생태전환 기획 드림팀 소속으로 함께 활동 중이다. 본당 주임 김규봉 신부는 ‘기후위기남양주비상행동’ 공동대표, ‘남양주종교인평등연대’ 사무국장, ‘남양주시민사회연대’ 공동대표의장 등을 맡고 있다. 본당을 중심으로 지역 종교인과 시민사회, 개인이 기후위기 대응에 힘을 합하는 모습이다.

본당은 태양광 설치는 물론, 경기도가 공모한 ‘탄소중립 생활 실천 선도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인식개선 및 생활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탄소중립 캠페인, 교육과 더불어 탄소중립 인식개선 어린이 골든벨 교육을 진행하며 본당 전 신자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생활 실천을 위해 전 신자 장바구니 사용, 분리배출함 설치, 친환경 게시대 설치, 녹색제품 구매, 나무심기, 몸 자보 부착 후 주변 쓰담(쓰레기 담기), 대기전력 차단, 생태전환 사진 전시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가스 사용량이 전년 대비 절반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본당은 탄소중립 생활 실천 선도사업에 계속 공모하며 실천을 이어갈 계획이다.

본당에서의 실천들은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진행한 쓰담에는 주변 교회 목사도 참여했고, 본당 교우들의 열심한 활동에 감동을 받아 세례를 받겠다는 주민도 생겼다.

본당을 넘어 지역사회 차원에서 남양주창현지구학교는 자연농을 통한 도시농업과 도시농부 육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 도시농부 30명도 배출했다. 김미영(벨라데타) 대표는 “어느 순간 신자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며 “자연농이 기후와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역할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화도농민장터는 지역생산 농산물 직거래장터로서 농부와 지역 소비자가 농산물을 직거래하도록 연계하고 있다. 홍옥자(아가다) 대표는 “기후위기는 약자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미친다”며 “농민장터는 농업이라는 장이지만, 소외된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돕는 장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화도자연에너지협동조합은 에너지 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주력하고 있다. 개인의 실천과 더불어 기후변화대응 청정 재생에너지 생산, 남양주시 생태 도시 구축 등을 목표로 조합원을 모집하며, 올해 태양광 10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규봉 신부는 “교회는 시대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공동의 집 보존은 이 시대 신앙인들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980년대 가톨릭이 인권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기후위기가 그 자리여야 한다”며 “이는 결코 본당만 나서서 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고, 타 종교, 시민단체, 개인도 함께해야 하는 시대의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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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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