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창립된 가톨릭평화신문(구 평화신문)이 깊은 데로 저어 나가 그물을 내린 지 어언 35년이 됐습니다.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요. 그 사이 우리에게는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최근만 해도 가슴 아픈 사건·사고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인공지능의 등장 등으로 우리의 일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교회의 사목적 고민도 깊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은 교회 그리고 독자와 함께 이러한 고민을 나누며 성장했습니다. 창간을 맞아 가톨릭평화신문이 독자들과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현주소와 미래를 그려보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찾아온 평화신문
대한민국이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는 88서울올림픽이 열리던 그 해, 가톨릭평화신문은 5월 15일 교회가 정한 홍보 주일에 이 세상에 나왔다. 이 땅의 진실을 드러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진리와 사랑에 의한 인간다운 사회, 보다 인간다운 세계로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다.
당시 서울대교구장이었던 김수환 추기경은 창간 기념 인터뷰에서 “비록 완벽하진 않더라도 신문의 행간 곳곳에 인간에 대한 애정이 깊게 깔린 그런 신문이 되도록 우리는 모두 나아가야 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지난 세월 가톨릭평화신문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고통을 겪는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복음 정신을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는 이들의 기쁜 소식을 담았다. 사목지이자 선교지로서 신자와 비신자 구분 없이 복음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큰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서로에게 희망을 전하는 소식과 따뜻한 이웃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다리 역할에 힘썼다.
종합미디어로 거듭나다
가톨릭평화신문은 1990년 FM 라디오를 개국함으로써 평화방송으로 저변을 넓혔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주파수 FM 105.3㎒에서 첫소리가 발할 때는 마치 아이가 태어나며 터트리는 울음소리를 듣는 듯 전율을 선사했다. 가톨릭평화신문이 전했던 희망의 메시지가 소리가 되어 세상에 선포되는 순간이었다.
5년 뒤 케이블 TV로도 평화방송을 누릴 수 있게 되면서 현재의 cpbc(구 pbc)가 됐다. TV 출범 이후에는 한국 교회사 관점에서 값을 매길 수 없는 영상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cpbc는 2009년 김수한 추기경 선종과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등 굵직한 행사들을 영상으로 남기며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에서도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자료를 기록했다.
‘cpbc 플러스’ 출시
신문기사·뉴스·방송프로그램을 매체의 제한 없이 누릴 수 있게 되면서 cpbc의 고민 또한 깊어졌다. 이에 cpbc는 약 1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신문·라디오· TV를 아우르는 OTT서비스 ‘cpbc 플러스’를 출시했다. 누구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46만 개나 되는 cpbc표 가톨릭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기준으로 홈 화면에서는 가톨릭평화신문과 cpbc 뉴스의 주요 기사를 볼 수 있다. 홈 화면 하단 왼쪽에 있는 ‘더보기’를 누르면 ‘뉴스’·‘라이브러리’(신문 연재물) 메뉴를 통해 더 많은 기사도 이용이 가능하다.
cpbc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와 청취자, 시청자에게 보다 수준 높고 이용하기 편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머리를 맞댄 결과였다.
지면의 가치 더욱 빛나
그렇다고 지면으로 보는 신문의 가치가 빛바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많은 독자와 후원자들은 수만 부를 공소, 교도소, 군부대, 병원, 복지단체 등에 보내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이웃들이 가톨릭평화신문을 보며 희망을 다시금 발견하도록 하는 조건 없는 사랑이다.
독자들은 특히 2001년에 시작한 가톨릭평화신문의 사랑 나눔 기획 보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에도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왔다.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매주 어려운 이웃과 공동체의 사연을 소개하고, 사연이 소개된 그 한 주간 모금된 성금을 전달하는 코너다. 최근에는 제124차 성금 전달식을 성료했으며, 현재까지 1059명의 이웃에게 약 169억 원이 전달됐다. 작은 나눔이 기적같이 모여 큰 결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가톨릭평화신문 기자들은 매주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서고 있다.
온 세상에 기쁜 소식이 전달될 수 있도록
앞으로의 가톨릭평화신문은 이와 같은 사랑을 세상에 뿌리내리기 위해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정기구독 확산 및 더하기(+) 캠페인, 대자녀에게 선물하기 등 신문 구독 장려를 통해 더 많은 이가 가톨릭평화신문으로 기쁜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기구독 확산 캠페인은 20년 이상 장기 구독자들이 추천해주는 이들에 한해 3개월 동안 신문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다. 더하기 캠페인을 통해서는 후원 구독자를 대상으로 만기 안내 시점에 신문 구독을 필요로 하는 곳들을 소개하며 추가 후원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영세자, 견진자, 예비자가 본당을 통해 가톨릭평화신문을 단체 구독할 경우, 구독료를 50 할인해주고 있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보도주간 조승현 신부는 “독자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가톨릭평화신문의 역사도 지금껏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가톨릭평화신문은 보다 효과적으로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자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는 따뜻한 소식을 통해 전하는 희망이야말로 교회 미디어가 수행해야 할 사명”이라며 “가짜뉴스와 자극적인 정보로 가득한 세상에서 가톨릭평화신문이 사랑과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빛과 소금과 같은 뉴스를 만들고자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