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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보시니 좋았다(김사욱 시몬, 「기후위기와 생태영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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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무로부터 세상을 창조하셨기에 생물 종들은 각각의 생존을 위한 개별적 시스템과 메커니즘을 갖고 있지 않다. 식물은 햇빛과 물, 토지의 양분에 의존해야 하고, 동물과 인간도 식물이나 초식동물에 의존하여 이들을 식량, 즉 에너지로 사용해야 생존할 수 있다. 이렇게 상호의존하는 에너지 순환의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창세기에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보시니 좋았다’는 말씀을 하셨고, 바오로 6세 교황은 이를 지구 전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말씀으로 해석했다. 생태적 측면에서 보면 ‘보시니 좋았다’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생존을 위한 생태적 균형과 이를 위한 메커니즘을 하느님께서 만들어 놓으셨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식물계에 속하는 산림은 우리나라 면적의 63를 점유하고 있으며, 목재와 종이를 생산하고 생태계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산소배출과 이산화탄소 흡수, 자연치유 역할과 기후조절기능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능은 바로 생태계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올해에도 전국적으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4월까지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은 4643㏊(헥타르)로, 최근 10년간 평균 피해 면적인 3560㏊를 훌쩍 넘어섰다. 산불 발생 건수는 10년 평균의 41를 넘어섰고, 피해 면적은 579가 증가했다. 특히 1986년 산불 최초 감시 이후 처음으로 100ha 이상을 태운 대형 산불이 5개 지역 이상에서 동시 발생했다. 2022년도 한해에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면적은 2만 4797㏊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발생한 산불 피해면적의 2배를 넘어섰다. 이러한 통계를 보면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갈수록 대형 산불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산불 발생은 이산화탄소 대량 발생과 동시에 산림이 없어져 온실가스 흡수량 감소에 따라 온실가스 증가가 2배 높아지는 피해로 이어진다. 피해 지역의 산림 복구 과정에서 향후 최소 10년간은 지속적인 온실가스 발생이 증가한다. 이는 나무가 최소 10년생 이상이 되어야 정상적인 온실가스 흡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산림 1ha당 산불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약 59.5톤에 해당한다. 이는 자동차 8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다. 이를 2022년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에 대비하면 19만 8376대가 1년간 배출한 양이다. 또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1ha에서 6.9톤을 흡수하기에 17만 1099톤이 감소한다. 이는 자동차 2만 3028대에서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다.

2022년도 산불 피해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량은 결과적으로 자동차 22만 1000여 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라 할 수 있다. 산불은 대부분 등산객의 담배꽁초나 인근 주민들의 쓰레기 태우기 등의 실화에 의해서 발생한다. 인간에 의해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산업화에 따른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 증가 때문이지만, 이렇듯 산불에 의해서도 온실가스는 증가하는 것이다. 온실가스의 증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면 대형 산불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온난화 가속화의 대표적인 현상은 폭염, 극심한 가뭄, 대형 산불, 슈퍼 태풍, 집중 호우 등의 발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줄이는 것은 탄소중립 뿐이다. 탄소중립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메커니즘인 생태계의 유지와 균형을 잡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온실가스 증가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석탄화력발전소를 계속 건설하고, 산업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14.5에서 11.4로 오히려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것이 교회가 나서서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김사욱 시몬, 「기후위기와 생태영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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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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