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길에 전동 킥보드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가로수 옆, 횡단보도 앞, 화단 등 다양한 곳에 주차돼 있는데요.
특히 점자블록에 주차된 전동 킥보드들은 시각장애인이 걸려 넘어지는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직접 시각장애인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정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 점심시간.
거리엔 사람들로 복잡합니다.
시각장애인 조형석씨는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울퉁불퉁한 점자블록을 따라 길을 걷습니다.
조 씨는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에게 생명선"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생명선을 막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전동 킥보드들.
<조형석 /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특히 노란색 점자블록 위에 (전동 킥보드가) 놓여 있어서 굉장히 위험하고 불편합니다. (저는) 가벼운 사고로 그쳤지만 만약에 전혀 예기치 못하고 그런 일을 겪었을 때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길을 걷다보면 널브러져 있는 전동 킥보드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점자블록은 물론이고 횡단보도와 인도 골목을 막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차도와 자전거도로,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 인근, 지하철역 출입구, 점자블록엔 주차해선 안 됩니다.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전동킥보드 관련 민원은 총 1,194건.
이중 무단방치와 견인 관련 민원이 86로 가장 많았습니다.
<장희송 / 서울시청 도시교통실 보행자전거과 자전거지원팀장>
"교통약자 통행에 방해가 되는 구역을 즉시견인구역으로 정하여 신고 시 1시간 내에 업체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견인하고 있습니다."
견인 제도만이 답인 걸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아쉬울 뿐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한 주차 문화를 알리는 캠페인이 진행됐습니다.
서울시와 빔모빌리티 그리고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가 머리를 맞댔습니다.
<박은영 / 빔모빌리티코리아 PR 매니저>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기 위해 전동 킥보드에 점자블록 위 주차 금지 스티커를 부착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캠페인 진행 장소 일대에 불법 주차된 이동 장치들을 주차 권장 구역으로 이동하여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일반 보행자들의 안전한 보행을 도모했습니다."
<장희송 / 서울시청 도시교통실 보행자전거과 자전거지원팀장>
"이용자분들께서는 이용 후 반납 시 보행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올바르게 주차해 주시기를 꼭 당부드리며…"
<조형석 /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노란색 점자블록 위는 좀 비워주시는 우리 사회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