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소식은 대구에 짓고 있는 한 이슬람사원에 대한 이야깁니다.
경북대학교 앞에 모스크가 들어서고 있는데,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공사는 계속해서 중단되고 있습니다.
혐오성 반대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근 무슬림들은 매일 불쾌감과 불편을 마주하는데요.
왜 이런 갈등이 벌어졌는지, 또 갈등의 돌파구는 없을지 살펴봅니다.
김형준 기자입니다.
[기자] 이슬람사원이 들어서고 있는 대구 북구의 한 주택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우후죽순으로 내걸렸습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무슬림을 자극하듯 임시기도처 앞엔 돼지머리까지 등장했습니다.
주민들은 주택가 한 가운데에 사원이 들어오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서재원 / 대구 이슬람사원건립반대비대위원장>
“여기가 무슬림 같으면 나는 당신하고는 원수질 일 없다. 우리가 종교 탄압하고 그런 것도 없다. 근데 매스컴에서는 맨날 종교 탄압하니 뭐니…. 오직 하나, 장소가 잘못됐다.”
하루 다섯 번 기도해야 하는 무슬림들은 매번 현수막과 돼지머리를 마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스마일 / 파키스탄 출신 무슬림>
“마음 아프다가도 참아야지…. 우리가 욕할 수 없어요. 우리가 욕하면 또 싸워요.”
사원이 지어지기 시작한 건 2020년.
늘어나는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이 기도할 사원이 필요해지면서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반대서명을 받아 민원을 제기했고, 바로 당일부터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서창호 / 평화적해결을위한대책위 집행위원장>
“냄새, 소음 그리고 재산상의 손실. 이 세 가지로 민원을 제기한 거죠. 당일에 (지자체) 건축주택과에서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린 거예요. 당일에.”
가처분 신청과 세 차례 재판 끝에 공사는 시작됐지만, 갈등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구시 대현동 주민>
“빨리빨리 끝났으면 좋겠는데 너무 오래 걸리잖아요. 안 그래요? 맞죠? 서로 조금씩만 이해하면 좋은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이 사안에 대한 성명을 내고 혐오차별행위에 대한 대응과 회복을 지자체에 촉구했습니다.
행정력이 사실상 혐오차별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적극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서창호 / 평화적해결을위한대책위 집행위원장>
“(공공기관이) 잘못된 시그널을 줌으로 인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됐기 때문에 사과하고 대화로써 서로 공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테이블을 마련해야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년 전 UAE 사목방문에서 이슬람 지도자 아흐메드 알타예브 대이맘과 공동선언을 했습니다.
선언은 대화와 이해의 문화를 강조했고, 예배 장소에 대한 보호 의무도 천명했습니다.
갈등이 이어진 지도 2년이 훌쩍 넘은 시점.
이젠 혐오를 거두고 형제애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입니다.
<이관홍 신부 / 대구대교구 이주사목부장>
“보편적인 형제애를 늘 염두에 두고 또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다름을 나쁨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서 서로 대화하고 또 양보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 다양성 안에서 풍요로움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PBC 김형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