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발언)
- "尹정부 1년, 합법적(?) 불공평 행위 만연한 느낌"
- "요직에 등용된 검찰 출신…정치는 잘 듣는 사람이 해야"
- "법치만 내세우면, 법꾸라지 만연"
- "사람들은 법으로 변화하지 않아…사람 통한 감화 커"
- "법 강화한다고 범죄 없어지나? 문제 원인을 찾아야"
- "김수환 추기경 같은 어른이 필요한 시기"
- "아이들이 존경할 어른 있어야"
법치는 윤석열 정부의 존재 이유고 윤석열 정부에게 내린 국민의 명령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한 말입니다. 법치를 유독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상대적으로 인치와 덕치는 소홀한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이신 홍성남 신부님과 깊은 내공에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법치를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년 어떻게 총평하시겠습니까?
▶법치와 상식을 강조했는데 느낌은 합법적인 불법행위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10년 전에 성당에서 재개발 걸려서 그때 철거업체들하고 5년 반 동안 싸웠는데 그때도 철거업체 쪽에서 합법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르더라고요. 모든 게 다 법에 맞아요. 그런데 뭔가 불법적인, 공문상으로는 합법인데 실제하는 행위는 불법행위를 저질러서 너무 열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보면 그런 느낌이 듭니다. 분명히 잘못한 사람에 대해서 수사를 하는데 뭔가 불공평하다는 느낌이 들고 표적수사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내로남불 식으로 자기편에 대해서는 엄청 관대하고 불공정한 법치를 하고 있지 않나. 저 같은 종교인도 그런 느낌을 갖는데 일반 사람들은 더하겠죠.
▷지금 검찰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대거 임명돼 있습니다. 검찰 공화국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는데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게 오히려 검찰 공화국이라는 걸 강화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만약에 신부들이 정치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굉장한 목소리가 나오겠죠.
▶신부들이 정치한다고 하면 난리가 나겠죠. 교황청에서도 사제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죠. 정치권력을 잡지 말라는 겁니다. 그래서 예전에 어떤 나라 대통령이 사제였는데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니까 그냥 사제직에서 물러나라는 사례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 자리들이 있거든요. 종교인은 종교인의 자리가 있고 교수들은 교수들의 자리가 있고 기업인은 기업인의 자리가 있듯이 정치도 정치하는 사람들의 자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정치인들을 여러 분 만나봤는데 이분들은 독특한 면을 갖고 있더라고요. 편식을 안 합니다. 모든 사람들을 다 만납니다. 그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끝까지 들어줍니다. 정치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체력도 있어야 하지만 끈기도 있어야 하고 그래야 하는 거라는 느낀 적이 있었는데 검사들이 정치를 하게 되면 문제는 검사하던 시절의 습관이 나온다는 겁니다. 검사들이 남의 얘기를 들어주나요? 아니거든요. 수사하고 처벌하고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검사들이 정책을 만든 적도 없습니다. 경제 정책, 복지 정책 만든 적도 없고 그냥 범죄대상자를 찾아서 수사하는 게 일이었던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다고 하면 그런 식으로 할 거란 거죠. 우려가 큽니다.
▷법치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인치와 덕치도 함께 어우러지면 좋을 텐데 신부님이 생각하시는 인치와 덕치는 어떤 건지 듣고 싶습니다.
▶법은 복잡 미묘한 게 법은 운영을 잘하면 괜찮은데 악용되면 사회적인 상황이 어려워지거든요. 법이라는 테두리가 목장에서 양들을 방목하는 거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목장이 굉장히 커서 테두리가 넓은 경우는 양들이 마음껏 놀고 성장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사육장 같이 닭이나 돼지들을 가둬두면 전염병 걸리죠. 비정상적인 성장을 하죠. 법이 딱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거든요. 법이 너무 테두리가 좁고 조이면 사람들이 그때부터 공격적으로 됩니다. 사실은 그래서 제일 좋은 건 법이 없는 게 좋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법치를 앞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 그리고 법치를 내세우게 되면 더 안 좋은 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법망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은 법을 제일 잘 아는 사람들이죠. 그리고 뭔가 가진 게 많은 사람들은 법망을 쉽게 빠져나갑니다. 교도소에서도 가진 게 많으면 대접을 잘 받는다는 얘기를 하는데 법치주의는 사실 너무 하자가 많고 약점이 많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고 사람들은 법으로 대화하지 않거든요. 처벌한다고 해서 사람이 변화하냐. 안 변합니다. 사람이 변하는 거는 내가 존경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을 보고 감화 받아서 변화하는 건데 그런 면에서 인치가 법치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법이 없으면 좋겠지만 법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니까 법치와 인치가 잘 조화되면 좋겠습니다.
▶법이 강조됐다는 거는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범죄가 많아졌다는 건데 그래서 법을 더 강화시킨다고 하면 범죄가 없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실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법을 어떻게 강화시킬까보다 왜 사회적인 문제들이 더 많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원인분석을 해야 합니다. 원인분석은 안 하고 법치를 강조하면서 뭔가 검찰이 그런 명분으로 자신들이 권력을 가진 것을 합리화 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건 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치하고 조금 결이 다를 수 있지만 요즘 워낙 시대가 어수선하니까 지혜로운 어른이 그립다는 말씀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신부님은 그리운 어른, 존경하는 어른 누가 생각납니까?
▶저는 김수환 추기경님 계실 때 신학교 들어갔고 서품도 그분께 받았고 사제생활도 그분과 함께 했기 때문에 옆에서 그분을 자주 뵙고 그래서 김수환 추기경님 같은 어른이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독특한 분이었어요. 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바깥사회에 관심을 많이 가졌고 그리고 교회가 크려면 스타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내가 그러면 스타가 돼보겠다고 방송에도 많이 출연하셨던 분이거든요. 굉장히 비전도 있고 그릇이 크셨어요. 그런 어른이 있으면 좋겠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명동성당에서 강론하시면 신문 기자들이 다 왔어요. 다 녹음하고 기록해서 바로 신문에도 대서특필로 실었거든요. 그대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그런 역할을 하셨는데 그 당시 재야 인사들이 김수환 추기경님의 그늘, 그분의 뒤에서 안전을 지키셨던 부분도 있고 재야 인사들이 들으면 화내실지 모르겠지만 김수환 추기경님의 그릇이 컸습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큰 고목나무 같은 분이었고 그 분이 보여준 부분도 많고 지금은 큰 나무가 누가 있을까 찾아봤는데 안 보이는 겁니다. 작은 나무들은 보이는데 큰 나무들은 안 보입니다.
▷요즘 또 성인들을 주목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인치의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존경 대상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위인전 많이 읽었잖아요. 위인전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이렇게 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인생이라는 생각을 품게 됩니다. 그런 위인전이 범죄를 막는데 기여를 많이 했다는 겁니다. 마음 안에 존경 대상이 생기면 다른 짓을 안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존경 대상이 가톨릭교회에서는 존경 대상들을 성인이라고 합니다. 세인트. 가톨릭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 뿐만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답을 찾을 수 있는 분들이었던 거죠. 그래서 성인들에 대해서 개신교에서는 안 좋게 생각하는 분들 때 계세요. 하느님 말고 사람을 공경하냐. 우상숭배 아니냐고 시비거는 분도 있고 또 어떤 분들은 중세가 가톨릭교회 때문에 암흑시대가 도래했는데 성인이, 뒷담화 치는 소리냐. 사실 중세유럽 때 가톨릭교회가 부패했던 건 사실인데 부패했던 가톨릭교회가 무너지지 않았던 것은 수도회 출신의 성인들 때문이었던 거죠. 부패한 성자들을 보면서 등을 돌리려고 했는데 수도자들이 사는 것을 보면서 포기하지 않았던 겁니다. 성인들이 그냥 기도만 하고 수도원 안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중세유럽의 학문적인 발전에 큰 기여를 했던 분들입니다. 수도원의 학자들이 많았었어요. 중세유럽의 신앙적 문화적인 기동역할을 했던 것들이 성인들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성인들이 우리나라에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더 주목하시는 성인이 있으실까요?
▶가장 성인품을 받은 분들 중에서는 저는 마더 테레사. 수녀님은 다 아시겠지만 인도 캘커타 빈민가에서 빈민들하고 평생을 사셨던 분들입니다. 그분을 통해서 전 세계에 있는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정신적인 어머니로 그분을 삼았다는 그런 얘기를 한 걸 들은 적 있습니다. 가톨릭수도회 수녀님인데 불자들도 존경한다고 하고 종교를 초월해서 세계 모든 분들이 존경했던 분입니다. 성인품은 못 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성인처럼 대우해 드렸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번에 종군 신부님 중에 에밀 카폰 신부님, 그분의 이야기는 몇 년 전에 그분의 일대기를 신문기사에서 읽고 정말 마음이 울컥했는데 6.25 때 전쟁 때 포로가 된 미국 포로가 있었는데 20대 초반이었다고 합니다. 신부님도 20대였습니다. 자기 동생 같은 미군들이 잡혀 가는 걸 보고 자기도 같이 포로수용소에 가서 당신이 아파서 죽을 때까지 동생들을 돌봤습니다. 정말 사제라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분이 미국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종군군들도 존경했다.
▷요즘 시대에 더 주목하시는 성인으로 마더 테레사 수녀님, 종군 신부님 에밀 카폰 신부님 얘기해 주셨는데 더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분이 미군들뿐만 아니라 상대편이었던 군인들도 치료를 해주셨대요. 적국 군인들도 에밀 카폰 신부님을 존경했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고 있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그룹과 사회주의 국가들 간의 대립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대립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그런 성인들이라는 거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 사람은 존경할만해, 따라야 만 우리가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분들이 그분들을 우리는 현대 성인들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밀 카폰 신부님은 국제적인 성인이라고 생각하고 국적이 미국인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고 제가 한 분을 더 추천하고 싶다면 이태석 신부님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살레시오회 출신이고 남수단에서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인데 저도 잘 모르다가 이태석 신부님의 전기를 읽고 그분의 영화를 보면서 울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거는 이태석 신부님을 밖으로 알리기 위해서 애쓰는 분이 우리 쪽이 아니고 불자이신 구수환 감독이더라고요. 그 분을 몇 번 만났는데 어떻게 이렇게 불교 신자인데 이태석 신부를 알리러 다니시냐고 했더니 자기도 잘 몰랐는데 이태석 신부에 대한 자료를 보면서 우리나라 같이 혼란스러운 정국을 바로 잡으려면 이태석 신부의 정신이 필요하다. 이분이야 이태석 신부가 성인이 되느냐 안 되느냐 이런 거는 잘 모르고 관심도 없고 당신은 오로지 이태석 신부의 삶을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시고 재단도 만들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십니다. 대접을 어떻게 받냐고 물었더니 푸대접 받을 때가 많다고. 그런데도 왜 하시냐고 더니 이태석 신부님이 내 옆에 있는 것 같다고. 그분의 영혼이 내 옆에 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그때 본인의 얘기를 들으면서 제가 전율이 왔던 경험이 있었는데 구수환 감독의 말에 의하면 사실 이태석 신부의 ‘울지마 톤즈’. 구수환 감독이 다니는 데가 성당이 아니고 문제아들 모인 단체, 일반인들 모임에 가서 영화 상영하고 끝나면 강의를 한다고 하는데 영화 상황이 끝나고 불을 켜면 다 울고 있대요. 이렇게 사람들을 울게 만들고 자기가 사는 삶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누가 또 있을까요.
저는 성인은 기적을 일으키고 거룩한 삶을 살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거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삶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성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분들이 세상을 바꾸는 분들이 아닌가. 다른 나라는 몰라도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 정말 일반 사람들의 마음도 많이 흔들어 놓고 있고 그리고 아이들도 이태석 신부의 영상을 보면 다 운다고 합니다. 촉법소년을 처벌로 얘네들을 어떻게 해야겠다. 격리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런 방법으로 사람을 처리를 하려는 거는 우생학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그 이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생학이라는 거는 원래는 동물들을 품종 개량을 해서 점점 더 종자가 좋은 동물들을 만들자는 게 우생학의 시작이었는데 이게 변질돼서 인간도 개량해 보자는 생각으로 변질이 된 겁니다. 그거를 실제로 실행했던 게 히틀러였습니다.
히틀러는 아리안 민족의 우월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열등 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제거하는 게 맞다고 얘기했고 그래서 유태인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잖아요. 유태인들은 열등 인자들이라고 해서 제거하는 게 맞다고 얘기했고 그걸 아이히만한테 지령을 내려서 유태인 말살 정책을 했죠. 그런데 더 놀라웠던 거는 제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갔는데 유태인만 죽인 줄 알았더니 독일인 장인들도 죽였더라고요. 어떤 방을 갔는데 해골들이 쌓여 있는데 그 옆에 지팡이가 있는 겁니다. 히틀러가 독일인 장인들은 아리안 민족이 될 수 없다고 해서 집단 학살을 했다는 겁니다. 이게 우생학이라는 거죠. 우생학은 나는 우월한 존재고 쟤네들은 치워도 될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게 우생학인데 그런 관점에서 법치를 한다고 하면 인간에 대한 차별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감화시켜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는 게 아니라 처벌해서 우리들과 격리되게. 우리만 안전하고 세이프한 환경에서 살겠다는 우월주의죠. 위험한 일입니다. 그 범주 내에 머물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하고 그 범주 안에 있던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범주 안에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탈락한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굉장히 위험한 발상인 겁니다. 예수님이 복음서에서 계속 주장하셨던 것이 우생학에 대한 거를 반대하셨던 겁니다. 네 이웃 사람 사랑하기를 내 몸 같이 하. 보잘 것 없는 사람 환하게 해 주는 것이 내게 해 주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이런 차별주의자들에 대한 대항 발언을 하셨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지금 세 분을 꼽아주셨습니다. 성인인 분도 계시고 아닌 분도 계시고 마더테레사 수녀님, 에밀 카폰 수녀님, 이태석 신부님. 이런 분들을 영성을 삶에 적용하고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그분들의 삶에 대해서 성경을 통해서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듯이 그분들의 삶을 묵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똑같이 살 수 없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사는 것이 이게 가장 인간다운 삶이구나. 그런 자기 인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태석 신부님이 롤모델이 됐으면 청소년들의 롤모델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남수단이 내전이 벌어졌고 서로 총을 들이대고 있는 상황인데 이태석 신부님이 나타나면 총들을 내려놨다는 겁니다. 남수단의 아이들은 울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태석 신부님이 선종하고 나서 그 아이들이 통곡을 했다는 겁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다운 감정을 갖게끔 만드는 역할을 한 게 이태석 신부님입니다. 그게 인치라는 거죠. 그래서 이태석 신부님은 가톨릭교회 성인으로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를 위해서 많이 알려져야 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거를 특히 불자인 구수환 감독이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이태석 신부님뿐만 아니라 인치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던 경험이 있는데 오래 전에 제가 보육원 한군데를 방문했습니다.
신학생 때였는데 아이들이 그때 수녀들이 와서 아이들을 돌봤는데 아이들이 수녀님 치맛자락을 붙잡고 장난을 치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밝다고 했는데 나중에 아이들한테 얘기를 들었더니 원래 이렇지 않았다. 처음에 보육원 원장은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대요. 보육원 하면서 정부에서 기금 타먹고 아이들이 하는 얘기가 보육원 원장의 식구들이 자기들이 먹다가 남긴 고기 조각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면 자기들이 주워 먹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심지어는 외부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기증합니다. 기증해 준 사람들이 아이들하고 사진 찍자고 한다고 합니다. 사과를 기증받았으면 사과를 쥐어주고 그 사람들이 가면 걷고 주인들이 먹고 나머지 썩고 못 먹을 만한 거는 아이들을 줬다고 아이들이 증언을 했어요. 그런데 정부는 돈만 주고 그냥 훑어보고 갔으니까 실상은 몰랐던 거죠. 그러다가 그것이 서울시에 의해서 가톨릭 쪽으로 연락이 와서 수녀님들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수녀님들이 두 분이 들어가셨는데 아이들이 옆에 안 오더래요. 한 달 동안을 안 오더랍니다. 수녀님들이 끊임없이 한 달 동안 이름 부르고 먹을 거를 챙겨주고 했더니 천천히 다가오더랍니다. 아이들이 사람을 믿는 레벨이 달라요. 사람을 무서워 하면 옆에 안 옵니다. 경계심이 약해지면 천천히 옵니다. 그러다가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위해서 사는 사람이구나. 그러면 그 사람한테 매달립니다. 그런데 더 친밀감이 생기면 그때부터 떨어져서 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놀면서 쳐다본다고 합니다. 있나, 없나. 아주 친해지고 안 떠날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마음대로 논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친밀도의 변화 과정입니다. 인치가 중요하다는 거죠.
그걸 보면서 아이들을 그냥 무조건 강제적으로 다루는 게 아니고 감화시키는 것이 아이들의 인성을 건강하게 만드는 거라는 거를 수녀님들을 통해서 깨달았던 적이 있었고 또 한 번은 살레시오회에서 아이들에게 강의를 해달라고 요청을 받았습니다. 되게 부담스럽더라고요. 저는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을 위해서 강의를 했는데 아이들한테 무슨 얘기를 할지 재미있어 할지 자신 없는 마음으로 갔는데 큰 강당에 아이들이 있는데 딱 반으로 갈라졌습니다. 이쪽 애들은 표정이 없고 이쪽 애들은 일반적인 애들하고 똑같습니다. 강의를 하는데 이쪽 애들은 반응 없고 이쪽 애들은 재미있다고 웃는데. 그게 낯설었습니다. 끝난 다음에 수사님한테 물어봤습니다. 왜 얘네들은 반응이 좋고 얘네들은 반응이 없냐. 수사님이 웃으면서 얘네들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됐고 얘네들은 들어온 지 꽤 된 애들. 수사님들이 애들을 케어해 주면 이렇게 변한다고 현장에서 봤습니다. 그래서 인치가 중요하다.
▷작은 집단에서도 그런데 하다못해 나라의 운영에 있어서도 인치가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검찰이 권력을 잡고 수사를 해서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겠다는 건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윤리적으로 떳떳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비웃습니다. 본인들이 우선 깨끗하고 당당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국민들이 모이면 검찰 그러면 비웃는다고 합니다. 자기들은 그렇게 살면서 국민들만 잡는다고 하는데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들 앞에서 당당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치가 필요하고 이 시대의 성인 존경대상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그분을 보고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분이 나와서 모든 사람들의 희망의 대상이 되면 정치인들도 그분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죠. 개신교 목사인 전광훈 같은 경우도 신자수가 많다고 정치인들이 거기 가서 아부하고 그런 판인데 만약에 가톨릭교회 성인들이 나와서 전 국민의 존경을 받는다고 하면 모든 정치인들이 다 어떻게 하면 우리를 챙겨주시겠냐고 찾아오겠죠. 저는 그렇게 성인 한 사람이 나오는 것이 가톨릭교회가 다시 살아나는 방법이고 나라가 건강해지는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른이 정말 그리운 시대입니다. 오늘 깊은 내공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홍성남 신부님 함께 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