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곧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어민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 불안감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해왔는데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시국미사와 서명운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민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 생계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한국 천주교회는 현재 상황과 정부 대책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지난 5일 환경의 날 담화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과 해양생태계 파괴를 우려했습니다.
박 아빠스는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에 바다에 내보내겠다고 하지만, ALPS로 처리를 하지 못한 오염수가 전체의 약 70나 되고, 삼중수소와 탄소-14는 전혀 처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다를 비롯해 태평양 전체에 방사능 오염이 퍼질 위험이 있다”며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촉구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정의구현전국사제단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인국 신부 / 前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2008년도에 미국산 쇠고기가 굉장히 큰 사회적인 문제였는데 그것보다 더 큰 일종의 사폐라고 할까요. 사회적 재난, 재앙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소금 없이 살 수 없는데 바다가 오염됐기 때문에. 생명의 문제이지 정치 패권을 다투는 그런 노름이 아니죠.”
성가소비녀회 등 수도회들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서명운동엔 6월 9일 기준으로 10만 명 이상 동참했습니다.
수도자들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총량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밝힌 적이 없고, 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질 경우 우리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의 생계는 물론 건강과 안전도 위협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도자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60년 넘게 해녀 생활을 해온 신자는 “물질을 하면 바닷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이옥랑 크리스티나 / 제주교구 한림본당>
“저희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서 오염된 물을 안 먹으려고 입을 다물어도 자연적으로 바다가 출렁하면 그 물을 자꾸 마시게 됩니다. 그걸 내뱉으려고 해도 벌써 목 안으로 넘어갑니다.”
대전교구는 오염수 방류 반대에 대한 공감대와 경각심 형성을 위한 켈리그라피를 만들어 교구 내 본당과 기관에 배포했습니다.
<김용태 신부 / 대전교구 사회복음화국장>
“천주교 대전교구 사회복음화국에서는 창조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현수막에 사용할 수 있는 해양투기 반대 문구들을 켈리그라피로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전파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파일이 필요하신 분은 대전교구 사회복음화국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일본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한 IAEA의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방류 설비 시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불안을 해결하겠다며 매일 브리핑을 열고 있지만, 소금 사재기 현상이 보여주듯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송상근 / 해양수산부 차관>
“우리 천일염은 지금도 안전하고 앞으로도 안전할 것입니다. 정부는 필요시 정부가 일정 물량을 수매한 후에 할인해서 공급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지금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뿐 아니라 생태계가 걸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한국 천주교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