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사회의 혐오와 배척.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외는 아니죠.
가톨릭교회는 어떨까요?
윤재선 기자가 살폈습니다.
[기자] 지난 2021년 11월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너에게 가는 길'입니다.
영화는 동성애자 아들을 둔 어머니 '비비안'과 트렌스젠더 아들을 둔 어머니 '나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비비안과 나비는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사용하는 두 어머니의 활동 이름입니다.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자녀의 커밍아웃은 충격 그 자체였지만 자녀를 부끄러워하거나 억지로 바꾸려 들지 않습니다.
"정정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지 왜 레즈비언으로 살라 말으라 해. 잘해보자."
여느 어머니들처럼 자녀의 고민을 들어주고 아픔을 보듬어주며, 혐오와 배척을 당하는 자녀와 함께 저항합니다.
"우리 아이와 제가 세상에서 단 둘이 그런 일을 겪는 게 아니고 많은 부모님들이 같이 해주시는 것이 참 고마워요."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지난 2020년 1월에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주는 제9회 이돈명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홍정선 세실리아 / 성소수자 부모모임 대표> (2020년 1월 10일)
"지금도 어디에선가 벽장 안에 갇혀서 한 발자국도 나올 수 없는, 차별과 혐오가 무서워서 그런 성소자들이 있다는 것을, 아주 많다는 것을 꼭 말씀드려야 되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5월 성소수자 공동체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 사제에게 손편지를 보내 "하느님은 그 누구도 버리지 않으신다"며 성소수자 신자들을 위로했습니다.
그러면서 '구별하는' 교회, '순수혈통'을 내세우는 교회는 거룩한 어머니의 교회가 아니라 '분파'일 뿐"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자연법에 어긋나는 동성의 성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인정될 수 없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동성애자에 대해선 단죄나 비난이 아닌 따뜻한 격려와 관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소수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들을 보호하고 환대하는 건 일선 사목자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몫입니다.
<구본석 신부 / 서울 행당동본당 부주임>
"성소수자분들의 어떤 모습을 통해서 그분들이 성당에 혹은 신앙 활동을 하시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우리 교회가 또 각 사목 일선에서 사목을 하고 있는 사목자들이 노력을 해야 된다, 또 관심을 기울여야 된다는 점을 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