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폭염 속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목숨을 잃으면서 많은 이를 안타깝게 했죠.
그런데도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폭염 속 야외에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인천교구 노동사목부가 지난달 28일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문을 열었습니다.
현장에 이승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동노동자는 배달기사와 가스 검침원, 방문교사 등 계속 이동하며 일하는 노동자를 말합니다.
이동노동자들은 업무 특성 상 계속해서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마땅히 쉴 곳이 없는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특히 여름철 폭염에 노출될 경우 심하면 목숨을 잃는 등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인천교구 노동사목부가 이동노동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도로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인근 카페나 편의점 등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습니다.
모바일과 디지털 경제가 발달하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이동노동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근로기준법상 이동노동자는 아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인천교구 노동사목부는 교구 노동자센터에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엠마오’를 개소했습니다.
엠마오는 예루살렘 북서쪽, 예수님이 부활한 후 두 제자를 만난 장소로 쉼터, 휴식이라는 뜻입니다.
인천교구 사무처장 김일회 신부 주례로 봉헌된 축복식에는 교구 노동사목부 부국장 양성일 신부, 플랫폼배달 노동자 등 7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김일회 신부 / 인천교구 사무처장>
“이곳이 많은 이동노동자들이 함께 보이지 않게 있는 분들이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그대로 엠마오의 장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그러한 마음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민주노총 배달플랫품노조 김광호 인천지부장은 인천교구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배달노동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특수고용 노동자”라며 엠마오를 계기로 이동노동자 지원 조례나 쉼터 등 정책이 마련되길 희망했습니다.
<김광호 / 민주노총배달플랫폼노조 인천 지부장>
“오늘 엠마오 쉼터의 개관을 계기로 해서 인천시도 배달노동자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엠마오’는 인천교구 노동자센터 1층에 있어 접근성도 좋습니다.
물과 커피 등 음료를 무료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휴식공간과 화장실 등도 마련돼 있습니다.
노동사목부 부국장 양승일 신부는 “이동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이동노동자 쉼터 마련 방안을 고민했다”며 “이동노동자가 노동자로 대우받고, 안전하게 일하며, 인간답게 사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전했습니다.
CPBC 이승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