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특히 안동교구가 관할하는 경북 지역 피해가 막심한데요.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마을을 덮치면서 사망자와 실종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또다시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다는 겁니다.
안동교구는 수해 피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긴급 구성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진흙과 뒤엉켜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폭우에 휩쓸려 흙더미에 파묻혀 버렸습니다.
구조대원들은 무릎까지 차오른 토사를 헤치며 실종자를 수색 중입니다.
폭우가 휩쓸고 지나간 경북 예천의 모습입니다.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집중호우로 경북 예천과 봉화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산사태로 토사에 매몰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동교구 춘양본당 신자인 세레나 씨도 산사태가 집을 덮쳐 토요일 새벽 숨졌습니다.
지난해 말 세례를 받고 기쁘게 신앙생활을 해왔다는 세레나 씨.
산사태가 덮친 자리엔 집이 있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마을이 쑥대밭이 되면서 춘양본당 신자들은 논과 밭, 과수원이 물에 잠기고, 비닐하우스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인근 예천본당 신자들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폭우와 산사태로 재산 피해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봉화에 있는 우곡성지도 산사태로 토사가 휩쓸려 내려와 시설물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윤성규 신부 / 안동교구 우곡성지 담당>
“철다리 2개가 일단 파손이 되었고, 홍유한 선생님 동상 그쪽의 냇가 쪽에서 물이 범람해서 앞으로 물이 휩쓸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성당 쪽에도 물이 조금 들어왔는데 다행히 그 부분은 물길을 돌려서 계속 복구 중에 있는 상태에 있습니다. 아마 삼십 몇 년 전엔가 큰 물난리가 났었는데 그 때보다 비가 더 많이 왔다고 마을 사람들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빨리 복구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린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어제 수해를 입은 예천본당 관할 지역을 둘러본 뒤 수해 피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습니다.
수해 피해 비상대책위원회는 총대리 김학록 신부를 위원장으로 하며, 사무처장 안상기 신부가 실무책임을, 사목국장 김종길 신부가 홍보담당을 맡았고, 지구장 신부들이 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안동교구는 오는 주일 수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2차 헌금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다른 교구들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본당이나 신자는 없는지 시시각각 상황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충청권과 남부지방에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는 점입니다.
산림청은 산허리 일부에 금이 가거나 내려 앉았을 때, 바람이 없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질 때, 산울림이나 땅울림이 들릴 때는 산사태 조짐이 있거나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즉시 대피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차량 운전 중 급류나 하천에 휩쓸리면 급류가 밀려오는 반대쪽 문을 열고 탈출해야 하며, 문이 열리지 않거나 내릴 수 없을 땐 창문 모서리를 힘껏 치거나 발을 사용해 유리창을 깬 뒤 탈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