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피조물의 맏이인 예수를 통해 인간뿐 아니라 탄식하고 진통을 겪는 모든 피조물도 자유를 얻을 것이다.(로마 8,21-22 참조) 인간 때문에 고통받는 피조물도 예수를 통해 구원받는다는 말씀은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요사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오염수 방출문제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논란의 요점은 일본의 7월 해양방류계획에 대해서다. 일본은 오염수를 방사성 다핵종 제거 설비(ALPS)를 통해 제거하되, 삼중수소(H-3)는 걸러내지 못한 채 방류할 예정이다. 바닷물을 섞어 기준치의 40분의 1인 L당 1500베크렐로 낮추어 방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방류 찬성 측은 일본을 신뢰하며, 바다로 방류하여 희석되면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삼중수소의 특성에 있다. 성인에게서 삼중수소물의 방사능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생물학적 반감기는 9.5일이지만, 2016년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공동 작성한 「삼중수소의 인체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 보고서를 보면 다르다. 삼중수소가 인체에 들어오면 탄수화물, 단백질, 탄소와 결합하면 유기결합삼중수소(OBT)나 고정 유기결합삼중수소(Fixed OBT)가 되어 세포조직을 구성하여, 인체 내 생물학적 반감기는 30일에서 최대 450일까지 늘어나 체내방사능으로 피폭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OBT는 식물과 동물도 먹이사슬을 통해 피폭을 일으키고 이를 섭취하는 인간도 더 많은 내부 피폭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에 관한 WTO 소송에서 승소하는데 일조한 티머시 무쏘 생물학 교수는 삼중수소가 인체에 들어오면 유전자 변이 등 심각한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를 어설픈 생물학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괴담이라고 하는 교수도 있다. 반면 무쏘 교수와 견해를 같이하는 의료 관련 교수들도 있다.
이런 논쟁은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의 ‘단일보호 본능’ 설명처럼 수치는 단일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왜냐면 생태계와 연결된 전 국민의 건강문제가 복합적으로 걸린 것이지, 원자력발전의 정당성이 걸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중수소 문제 외에도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은 ‘괴담’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투명성이다. 오염수는 이미 방류 총량을 넘어섰고, 탄소-14, 스트론튬90, 요오드129 등 독성 높은 방사성핵종을 포함하며, 오염수의 72가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 또한 처리하는 방사성핵종의 대부분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IAEA의 보고서도 일본의 방류계획에 대한 검토만 했다고 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기본적 대응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권고한 ALARA의 원칙으로 ‘모든 피폭은 기준치 이하에서도 가능한 한 낮게 억제해야 한다’는 데 있다. 김종호 재미 핵공학자는 일본처럼 방류하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장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하는 필요성이 없어져서, 그냥 바닷물에 희석하면 된다는 것은 원자력산업을 망치는 괴담이라 주장했다.
일본 국민의 40가 반대하는 방류를 대안이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신뢰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보다 원자력산업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자력발전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태계에 동시에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예수의 구원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의 고통에서 자유를 주는 것이다. “우리 교회가 세속주의, 편안함, 성직주의 등 모든 것에 저항하길 바랍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김사욱 시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