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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은 멀쩡한 옷들은 다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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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환경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옷을 구매하고 몇 번 정도 입고 버리시나요?

평균 7번을 입고 버린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요.

그만큼 우리 사회에선 패스트패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만들어진 뒤 폐기되는 옷들이 70가 넘는다는 겁니다. 

기업들이 이러한 행태를 벌이는 이유, 왜 그런 걸까요?

김정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매년 전 세계에서 1000억 벌의 옷이 생산되지만 이 옷들이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이중 판매되지 않은 옷들의 양은 얼마나 될까. 

무려 73나 됩니다.

멀쩡한 새 옷 상태인 옷들은 잔여가치가 남았음에도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재고를 팔지 않고 폐기하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고를 싸게 팔면 상표 가치가 떨어지고, 보관하게 되면 창고료와 인건비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기업 입장에선 가장 싸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각과 매립인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매초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옷들이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가가 나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미 유럽연합 국가들은 재고 폐기 관련법을 제정하거나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프랑스는 재고 폐기를 전면 금지하고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순환경제법을 개정해 폐기수량에 대한 보고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또 벨기에는 재고 상품을 자선기부하면 세금을 감면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제재 방안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얼마큼 옷이 생산되고 폐기되는지 통계조차 없습니다. 

장혜영 의원은 "지난해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 제정됐지만 재고 폐기 문제는 빠져 법제도적 보완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혜영 / 정의당 의원> 
"한국에서도 이렇게 민간의 산업에만 맡겨두는 게 아니라 의류 재고를 소각하거나 폐기하지 않고 재사용하고 순환하기 위한 어떤 법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게 의류 재고 폐기 금지법의 필요성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장 의원은 "의류 재고 중에 폐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할 의무를 기업들에게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패션업계의 참여도 중요합니다.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는 "패션업계가 소비할 만큼의 양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고가 남을 시 필요한 곳에 보내 옷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정주연 / 다시입다연구소 대표> 
"문제는 적정량, 우리가 소비할 만큼만 만들어내는 것 그런 방법이 중요할 것 같고 그러고 나서 남더라도 그것을 사회연대 차원에서 자선단체나 필요한 곳에 보내서 옷을 순환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는 게 중요하겠죠."

패션계는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꼽힌다는 불명예 꼬리표를 떼려면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또 옷을 일회용품처럼 소비하는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경각심을 가질 때입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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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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