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섹션 B. 시노드 작업표: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를 위한 세 가지 우선적 질문
◎ 시노드 총회는 전례적 역동이다
시노드 의안집은 시노드 여정 1단계 동안 제기되었던 다양한 질문들 가운데 가장 우선적인 질문 세 가지를 선별하여 섹션 B에서 다룬다. 각 질문은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단어인 친교, 사명, 참여 각각과 결합해 있다. 이 질문들 각각을 살펴보기에 앞서, 이것을 다룰 10월 시노드의 성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시노드는 입법적, 혹은 의회적 기관 같은 것이 아니다. 의안집은 시노드 총회를 ‘전례적 역동성’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올해 10월과 내년에 있을 시노드 총회는 어떤 규범을 만든다거나 안건에 관해 토론하는 모임이 아니다. 의안집은 시노드 총회가 ‘성령 안에서 대화하기’라는 시노드 여정의 1단계에서 행한 방법론을 계속 따른다고 밝힌다.
하느님 백성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여 말씀을 들으면서, 상호 경청 속에서 성령께서 교회를 어떻게 이끌고자 하시는지 식별할 것이며, 이 과정을 통해 교회의 여정을 위한 빛으로 받아들인 것을 선언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성자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께 감사드리는 행위로 나아간다. 시노드 총회는 지금까지의 시노드 여정 연속선상에 있으며, 이 자체가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것이다.
◎ 세 가지 우선적 질문, 그리고 바뀐 순서: 친교, 사명, 참여
시노드 의안집 섹션 B는 시노달리타스의 세 핵심 각각과 결합된 세 가지 우선적 질문들을 다룬다. 특이한 것은, 시노드 예비문서에서 ‘친교, 참여, 사명’으로 제안했던 순서를 바꾸어 친교, 사명, 참여로 배치했다는 점이다. 논리적으로 볼 때는 사실 현재 의안집의 순서인 친교, 사명, 참여가 더 나은데, 교회가 살아가는 모습인 친교는 교회 자신의 사명, 특히 복음 선포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과 별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친교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물인 동시에 과제로서, 하느님과 누리는,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서로의 관계 속에 누리는 일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친교의 모습 자체가 복음을 증거, 선포하는 것이다. 의안집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을 인용하여 친교와 사명이 서로 엮여있고 또 서로를 비춘다는 점을 명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친교와 사명에 모든 그리스도인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참여한다. 사실 이 세 단어는 긴밀히 연관되어 있어서 완전히 분리해서 다룰 수가 없다.
◎ 세 가지 우선적 질문의 구조와 내용
10월 시노드에서는 총회와 그룹 작업이 번갈아 진행되면서 의안집의 섹션 A와 B를 모두 다룰 것이다. 섹션 B는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의 특징(섹션 A)과 연결하면서 다음 세 가지 우선적 질문들로 구성된다.
1)빛나는 친교: 어떻게 더 충만하게 하느님과, 그리고 사람들 사이 일치의 표징이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2)사명에 있어 공동책임성: 복음에 봉사하기 위하여 어떻게 은사와 과제를 나눌 수 있을까?
3)참여·책무·권위: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 안에 어떤 절차들, 구조들, 그리고 제도들이 있어야 할까?
위 질문 각각은 5개의 소 질문으로 구성되고, 이 소 질문은 다시 1)질문의 구체적 맥락 2)식별을 위한 질문 3)기도와 성찰준비를 위한 제안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질문의 구체적 맥락에서는 이 질문이 기반하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대륙회의 최종 문서, 대륙단계별 작업 문서, 디지털 시노드 문서 등을 기반으로 밝힌다. 그리고 식별을 위한 질문 한 개를 제시한 후, 이 질문을 심화할 몇 가지 구체적인 소 질문들이 ‘기도와 성찰 준비를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하에 제시된다.
이 질문들은 신학, 사목, 교회법 등등 다양한 관점들로부터, 그리고 본당, 교구 등등 교회의 다양한 수준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 질문들은 시노드 1단계의 자문 과정으로부터 얻어진 결실들에 충실하려는 의안집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한편 질문들이 구체적인 만큼, 지역에 따라 더 의미 있거나 더 중요한 질문은 다를 수 있고, 시노드를 통해 그런 다양한 성찰들이 공동 식별에 기여할 것이다.
◎ 우선적 질문 1?빛나는 친교: 어떻게 더 충만하게 하느님과, 그리고 사람들 사이 일치의 표징이요 도구가 될 수 있을까?(B1)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선포한 교회 헌장 1항은 “교회는 곧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라고 천명한다. 그리스도교적 의미에서 친교는 단순히 우정이나 친목, 혹은 순전히 감정적 친밀함이 아니다. 친교는 근본적으로 ‘함께 참여함’을 의미하며, 따라서 그리스도교적 맥락에서는 같은 신앙과 희망, 사랑에 참여함, 하느님의 생명, 구원에 참여함 등을 뜻한다. 따라서 친교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물이자, 교회가 그 충만한 완성을 실현해 가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 과제와 관련하여 교회는 시노드 여정에서 어떤 질문들과 마주했을까? 의안집은 그것을 다음 다섯 개로 제안한다. ①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 안에서 사랑에 봉사, 그리고 정의 및 공동의 집 돌봄을 위한 노력이 어떤 방식으로 친교를 키울 수 있을까?(B 1.1) ②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는 “사랑과 진리가 서로 만난다”(시편 85,11)라는 약속을 어떻게 믿을만하게 할 수 있을까?(B 1.2) ③교회들 간에 선물 교환은 어떻게 역동적 관계 안에서 증대될 수 있을까?(B 1.3) ④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는 어떻게 자신의 사명을 교회일치적 노력의 쇄신을 통해 수행할 수 있을까?(B 1.4) ⑤어떻게 다양한 문화들의 풍요로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타종교들과의 대화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B 1.5)
사랑, 정의, 지구를 돌봄이라는 첫 번째 질문(B1.1)은 시노드 여정에서 나타났던 가난한 이들이 교회에서 중심을 차지함,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한 구체적 노력, 이민자들과 함께 가기, 공동선을 위한 노력 등에 대한 하느님 백성의 소리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한 성령의 뜻을 식별하기 위하여 의안집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함께 걷는다는 것은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그것을 위해 더 노력하는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방식으로 교회와 사회 안에서 가장 끝자리에 있는 이들을 중심인물이 되게 할 수 있을까?” 가난한 이들, 이민자들 등등이 교회와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고 오히려 더 소속되고, 그들의 소리를 듣는 장이 마련되고, 교회의 여정에 그들의 기여가 통합될 때, 그들은 교회의 중심에 자리를 갖게 될 것이다. 이럴 때 교회는 친교의 표징이요 도구가 된다.
의안집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는지 아니면 공동선을 위하여 사회와 함께 가고 있는지 질문한다. 이 질문은 교회가 참으로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특정 정당이라기보다는), 혹은 그런 그리스도교인 정치인을 어떻게 동반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의안집이 제안하는 질문 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들과의 만남, 그들과 함께 걷기 위하여 이들을 위한 경청과 동반을 맡을 특별한 직무를 교회에서 인정하는 것, 이 일을 교회적 참된 소명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최현순 데레사 교수(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