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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학교를 찾아서] (31)박문중학교·박문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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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되고(眞), 착하고(善), 아름답게(美)’
인천 송도동에 있는 박문여자고등학교(교장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 이하 박문여고)와 박문중학교(교장 박경미 마리 소피아 수녀, 이하 박문중). 교육 사도직에 힘쓰는 노틀담수녀회가 운영하는 사립학교로, 1940년 소화고등여학교로 개교해 세 가지 미덕의 꽃을 피워왔다. 두 학교는 인류 문화 발전과 더 나은 사회 건설에 이바지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참 봉사자들을 어떻게 길러내고 있을까.


작은 JPIC 사도들

박문여고는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며 생명을 돌보는 자질을 함양한다. 그런 교육 철학에서 학생들은 정의, 평화, 창조 질서 보전 활동에 적극 나서며 전인격적 성장을 하고 있다.

박문여고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나눔의 행복을 배운다. 박문여고는 2016년부터 인천성모병원과 연계해 소아암 및 희귀질환자, 저소득층 아동 병원비 지원에 힘써왔다. 학생들은 학교 축제 부스 활동과 아나바다 행사를 펼쳐 수익금을 마련해 기부에 동참한다.

나눔은 해외로까지 뻗어갔다. 학급에서 모금을 실시해 아프리카에 염소 보내기 활동을 통한 아프리카 아이들의 학비 마련, 마사이족 어린이 돕기 장터를 사제 동행으로 펼치기도 했다.

‘나눔쟁이’와 ‘옹달샘’ 등 교내 학생 조직은 창조 질서 보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나눔쟁이’는 지난해 연말 기념 배지를 제작·판매해 환경 봉사활동뿐 아니라 모금 운동도 스스로 펼쳤다.

단순한 선심이 아니라 확고한 생명 존중, 정의 교육에서 나온 나눔이다. 세월호 추모행사는 의례적 미사 거행으로 끝나지 않고 생명·인권과 관련한 활동 부스를 마련해 진행된다. 인류 보편 가치에 비추어 무엇이 옳은지 가르친 후 실천에 나서도록 학생들을 독려하는 것이다.

학교 인근 대학 멘토들과 함께 더 나은 사회를 연구하는 활동은 대학과의 활발한 연계 교육 활동을 보여준다. 또한 박문여고 학생들은 매주 2시간씩 ‘생활과 인성’ 교과 수업을 통해 강사를 초빙하는 특강 등을 실시하면서 빈곤 없는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기도 했다.

김서영(2학년) 학생회장은 “학교 인성 프로그램은 학업만을 강요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볼 기회가 많아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돈독한 유대관계

박문여고의 사제 간 유대관계가 두드러지는 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줄 알기 때문이다. 박문여고에서는 가정의 달 5월이면 성모님과 부모, 교사들에게 감사를 드리는 마더스데이(Mother’s Day) 전례 예식 및 활동이 이뤄진다. 성모의 밤 행사로 진행되던 예전과 달리, 종교적 취지보다는 부모와 교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예식을 마련한다.

학생들의 감사가 절로 우러나오게 하는 건 학생들을 사랑으로 대하는 교사들의 자세다. 정서적으로 힘겨운 학생도 존중으로 품어 무사히 졸업하도록 돕는데서 교사들은 보람을 느낀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누구나 갖게 되는 진학 고민과 갈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신앙 교육과 기도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교장 김우선 수녀는 “교사들이 오랜 시간 학교에 머물러 학생들과 갈수록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조주은(소화 데레사) 교감은 “사회인이 되어서도 학교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졸업생이 많다”며 “가톨릭 학교만이 가능한 포용하는 사랑이 비결”이라고 전했다.



함께 어울리며 마음 돌보기

인성 교육에서 박문중은 대인관계 능력 향상과 건강한 자존감 형성을 중시한다. 그 일환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매년 1학기 ‘힐링 인성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상담연구소 강사를 초빙해 내 마음 들여다보기, 친구의 장점 찾아주기 등 레크리에이션 위주로 학기 초 동급생 간 어색함을 풀어주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이다.

올해는 2학기에 마련될 예정이며 학년별로 주제는 다르다. 1학년은 학교 적응을 위한 학년 어울림(대인관계) 집단상담 프로그램, 2·3학년은 사춘기 마음을 돌보고 학업 긴장 해소를 위한 힐링 및 단합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김주연(3학년) 학생부회장은 “친구들과 친해질뿐더러, 슬라이드쇼 등 정형화한 인성교육과 달리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여지가 많다”며 “마음도 읽어주고 인성적 요소를 상담해줘서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과 자발적 면학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성취감과 협동 정신

박문중은 학생에게 스스로 성취하는 기쁨과 공동체성을 함께 가르친다.

한 달에 두 번 수요일 아침 학생들을 주축으로 진행하는 BMW(Bakmun’s Wednesday) 방송이 대표적이다. BMW 방송은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이 직접 기획, 취재, 촬영, 편집하며 학생들의 목소리로 다양한 교내 생활 이야기들을 전달한다. 자율에 맡겨지기에 학생들은 전체 과정에서 강한 성취감을 느끼고 협동 정신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창의적 체험 활동 수업 및 동아리 활동으로 진행되는 옥상 텃밭 가꾸기도 학생들이 힘을 합쳐 성취하는 보람을 느끼게 한다. 3대 1 경쟁률로 면접 선발된 19명 학생들이 학년별로 매주 1회 점심시간 옥상에서 딸기, 방울토마토 등 작물을 직접 가꿀 만큼 인기도 뜨겁다. 생명의 소중함도 느끼고, 스스로 노력한 결과물도 거두면서 함께하는 친구도 배려하게 되는 체험이다.

창의적 체험 활동 수업 교사이자 영성 담당 노윤미(마리 페트리아) 수녀는 “책상 앞 공부로는 익힐 수 없는,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와 주체적 삶을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달(미카엘) 교감은 “교육열이 뜨거운 송도 관내에서 본교가 진학 성과, 평균점수 등 교육적 성과에서 늘 순위권에 드는 것은 인성 기초 위에 학업을 쌓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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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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