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세계청년대회 개최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정순택 대주교가 청년들을 향해 손으로 하트를 그려보이며 “전 세계 청년들이 2027 서울 WYD에서도 주님 은총과 일치의 기쁨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6일 파견 미사에서 대한민국 서울이 차기 개최지로 발표되자 한국 청년들이 제단에 올라 태극기를 펄럭이며 환호하고 있다. OSV
정순택 대주교가 6일 리스본 세계청년대회가 막을 내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차기 개최지 주교로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주교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OSV
“우리 젊은이 여러분, 사랑합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젊은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 대주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개최 선정과 관련해 가진 본지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단순한 행사가 아닌 우리가 함께 하느님을 향해 가는 소중한 걸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 대주교는 “지난 3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회 내 젊은이가 급격하게 감소했다”며 “앞으로 4년간 서울 WYD를 준비하면서, 또 대회 기간 전 세계 청년들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하고 만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정 대주교는 “한국은 70여 년 전 전쟁으로 지금까지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평화와 공생을 지향하는 나라이기에, 세계 젊은이들은 우리가 아픔을 극복하며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아름다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 WYD가 230여 년 전 평신도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세워진 한국 교회와 우리 신앙 선조들의 믿음, 그리고 한국인들의 정을 느끼는 대회가 되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정 대주교는 모두가 주역이 되는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그리고 있었다. 정 대주교는 서울 WYD를 함께 준비해나갈 한국 교회 구성원과 국민들에게 “2014년 교황님 방한 때부터 국제적인 행사를 잘 치른 경험들이 있어, 준비를 잘하고 못하고는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면서도 “대신 WYD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준비 기간과 본대회 과정, 대회 후의 나눔 시간을 포함해 이 모두가 하느님을 만나 함께하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대주교는 “앞으로 대회 준비에 참여할 모든 이가 그저 일꾼으로 여겨지면 안 된다”며 “WYD의 주역으로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우리 교회와 사회를 위한 청년 리더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교회는 여러분에게 청년대회를 마련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회를 넘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와도 건강한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정 대주교는 학업부터 취업까지 경쟁에 익숙한 사회에 살아가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기성세대인 어른으로서 상당히 미안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많은 젊은이가 꿈을 키우고 창의력과 논리를 펼치는 가운데,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인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현실은 더 좋은 점수, 직장에서의 무한 경쟁 속에서 휘둘리는 삶을 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대주교는 “이는 전적으로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며 “젊은이들에게 환상처럼 심어진 물질적인 가치를 버리고, 그들의 꿈을 응원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서울 WYD가 그러한 가치를 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2016년 폴란드 크라쿠프, 2019년 파나마 WYD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서울대교구 주교가 된 이후 매 대회에 청년들과 함께해온 정 대주교는 이번 리스본 WYD에 대해서도 “따뜻하게 환대해주는 포르투갈 국민들에게서 평화의 모후이신 파티마 성모님의 자애를 느낄 수 있었는데, 차기 대회를 개최하는 우리도 세계인을 어떻게 환영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며 “평화를 지향하게 될 서울 WYD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오는 젊은이들을 비롯해 한국 교회 신자들과 국민들도 가톨릭 신앙의 열정을 맛볼 수 있는 기쁜 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특히 그 방법으로 ‘홈스테이’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WYD의 많은 프로그램이 감동을 선사하지만, 현지인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홈스테이’는 그중 으뜸”이라며 “신앙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환대받는 특별한 체험은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에 온 국민이 전 세계 젊은이들을 환대해주고, 따뜻한 경험을 선사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포르투갈(리스본)=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