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지구인이 되기 위해 우리 반은 여러 가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다회용 물병을 사용해야 하고, 물티슈 대신 손수건이나 손걸레를 사용해야 한다. 책상 서랍이나 책상 주변 청소를 할 때는 수업시간 자료로 쓰고 남은 붙임딱지를 이용한다. 일명 붙임딱지 청소! 일반쓰레기로 버려질 붙임딱지를 사용하기 좋게 잘라 지우개 가루와 연필심, 지저분한 것들을 청소하며 지구의 한 곳을 청소한다.
마스크를 버릴 때도 포장재는 비닐류로 분리 배출하고 마스크에서 나온 철사와 끈은 모아서 재활용 또는 새 활용(upcycling)하고, 나머지만 일반쓰레기로 버린다. 작년부터 마스크 끈을 모아 머리끈이나 팔찌로 새 활용 제품을 만들어오는 어린이가 있어 그 어린이에게 마스크 끈을 모아 주고 있다. 그리고 마스크 끈을 모아온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주면 어린이들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머리끈, 팔찌를 선물로 받게 된다.
여름철 냉방 온도는 27~28도로 설정하고, 선풍기를 사용하니 더위를 많이 타는 아이들은 손 선풍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손 선풍기가 충전하는 방식이라 에너지를 써야 한다니 어떤 어린이는 손으로 돌려 바람을 만드는 선풍기를 가져오기도 하고, 어떤 어린이는 부채를 가져오기도 한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는 쉬는 시간 재활용 종이를 얻어 부채를 만들기도 한다. 계속되는 무더위에 에너지를 아껴 지구를 살리고자 하는 어린이들의 마음이 예쁘다.
어쩌면 어른들이 더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더위를 못 견디는 것 같다. 한 어린이가 “수녀님, 지구를 위해서 냉방 온도를 높이려고 하니 어른들이 시끄럽다면서 냉방 온도를 안 높여요. 왜 어른들은 안 지키죠?”라고 했다.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그 어린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떠올랐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좋은 습관을 갖지 못해서 그래.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나와 지구를 위해 좋은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거야. 그 어린이가 자라서 다른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 된단다.”
8월 22일은 에너지의 날이자, 개학식이다. 에너지의 날에 개학하는 만큼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태습관을 만들기 위해 또 나의 에너지를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