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월도 어느덧 중순을 지났습니다. 

다음 주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꺾일 거 같은데요. 

언제 그랬냐 싶게 찌는 듯 했던 더위가 지나가더라도 잊지 말아야할 것이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폭염은 앞으로 계속된다는 것.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더위로 안타까운 생을 마감한다는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국회는 더울 때 반짝 관련 법안 마련을 위해 분주하다, 더위가 가시면 관심도 식는 듯합니다. 

김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더위에도 유독 취약한 계층이 있습니다. 

건설 노동자와 같은 야외 노동자, 60대 이상의 고령층, 쪽방촌과 같은 열악한 장소에 거주하는 이들입니다.  

최근 가장 더웠던 여름은 2016년과 2018년입니다. 

2018년엔 폭염 사망자 수가 역대 최다였습니다.  

그래서인지 20대 국회(2016~2020년)에서 폭염으로부터 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관련 법안이 29건이나 발의됐는데 모두 회기 만료로 폐기됐습니다.
  
이 가운데 12건은 2018년에 발의됐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더운 여름철 취약계층의 전기세나 전기부가가치세를 감면해주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12건.

건설노동자 등 야외 노동자 보호를 위해 폭염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이나 지자체가 사업주에게 직접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8건입니다. 

이 밖에 폭염대피소 마련을 의무화 하는 등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기타 법안도 9건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모두 상임위 문턱은 넘지 못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들이 19건이나 발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이 법안들이 상임위에서 제대로 된 논의 한번 못해보고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곧 국정감사인데다 내년 4월 총선까지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야 모두 관련 법안을 이달 중 해당 상임위 법안소위에 올려 논의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특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 측은 오는 22일 예정인 법안심사 소위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건설공사 등을 하는 사업주에게 폭염에는 직접 작업 중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이로 인해 감소한 노동자 임금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대표 발의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회기에 임 의원이 발의한 내용과 비슷한 법안을 발의한 이소영 의원 안을 중심으로 집중 논의를 한 뒤 이달 중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한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환노위가 8월 임시국회 때 법안소위도 추가적으로 열 예정이기 때문에 관련해서 폭염 관련된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들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저희는 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노동계도 폭염대책의 시급한 법제화를 촉구했습니다. 

<전재희 /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노동부가 매년 발표하는 폭염대책이 법제화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무더위 시간 때에 노동시간을 단축하거나 조정하거나 혹은 이제 중지를 하게끔 되어 있는데 그것들이 법제화 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으면 좋겠다.”

국회가 대책 마련에 서둘러 내년에는 무더위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가 없기를 희망합니다.

CPBC 김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