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월 맞이 순교자 박물관·기념관 소개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신앙을 위해 모진 고통을 당한 순교자의 희생을 기억하고 각자의 신앙을 다지는 순교자 성월이다.
한국 교회는 순교자를 제외하곤 논할 수 없다. 알려진 순교자부터 수많은 무명 순교자까지 이들은 오늘날 교회를 지탱하는 단단한 초석이다. 쏟아지는 말과 정보보다 눈으로 직접 보고 몸에 익히는 게 더 깊이 새겨지기 마련이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순교자의 발자취와 한국 교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국의 대표적인 순교자 박물관과 기념관을 소개한다.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서울 합정역 7번 출구에서 한강 방향으로 도보 10분 거리의 절두산순교성지 내에는 한국 교회 최초의 박물관인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이 있다.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은 병인박해(1866) 100주년을 맞아 1967년 ‘절두산순교기념관’으로 개관, 2008년 현재 이름으로 변경하고 서울시 박물관 제63호로 등록됐다. 박물관은 한국 교회사와 근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료와 순교자 유품 등 유물 5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박물관 1층에는 ‘눈으로 걷는 순례, 한국천주교회사’ 상설전이 2020년 11월부터 열리고 있다. 「칠극」 한글역필사본, ‘명례방에서의 초기 천주교 종교 집회도’, 「사학징의」 한문필사본, 정약전 수택본 「사기」, 황사영의 토시가 담긴 청화백자 합 등 신앙 선조들이 지키고 이어온 교회의 역사를 눈으로 함께 걸으며 믿음의 유산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다. 건립 당시 원형 복원을 전제로 내부를 재단장한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은 지난해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관람 시간 : 09:30~17: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문의 : 02-3142-4434
관덕정순교자기념관
관덕정순교자기념관
대구 중심부에 위치한 관덕정순교자기념관은 영남 지방에서 가장 많은 순교자가 치명한 곳이다. 을해박해(1815) 때 7명, 기해박해(1839) 때 3명, 병인박해 때 이윤일(요한) 성인을 비롯한 7명이 순교했다.
대구대교구는 이들 순교자를 기리기 위해 1991년 관덕정순교기념관을 개관했다. 기념관 지하에는 기념성당과 성인들 유해 현시실이 있고, 2층 전시실에서는 경상도의 신앙공동체 형성 과정과 관덕정 순교 터의 역사, 순교자의 생애를 엿볼 수 있다. 3층에는 대구대교구 제2주보성인인 이윤일 성인의 삶과 신앙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관덕정순교자기념관은 홈페이지에서 VR 투어를 제공하고 있어, 실제 관람하는 듯한 현장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관람 시간 : 09:30~16:30(주일은 17:30분까지)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문의 : 053-254-0151
가톨릭목포성지 역사박물관
가톨릭목포성지 역사박물관
가톨릭목포성지는 광주대교구가 산정동성당과 인근 지역 신자들을 위해 만든 성지다. 성지에는 역사박물관을 비롯해 지역 순교자와 레지오 마리애를 기리는 산정동순교자 기념성당. 한국레지오마리애기념관 등이 있다.
전라도 지역은 병인박해로 피신해 온 교우들이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면서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다. 복음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속적으로 전파됐고 새로 이주해 온 신자들로 인해 전남 지역의 교우촌은 점차 증가했다. 1896년 조선교구 제8대 교구장 뮈텔 주교의 전라도 지역 순방에서 목포성당(현 산정동성당) 신설을 결정, 이후 목포 개항과 함께 전남 지역 최초의 모본당으로서 제주지역까지 초기 교회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1953년에는 한국 최초로 레지오 마리애가 도입된 곳이다.
가톨릭목포성지 역사박물관은 광주대교구의 옛 교구청 건물로 1937년 건립, 이후 복원 보수해 2017년 역사박물관으로 새로 개관했다. 지하층은 기도와 묵상 공간으로 꾸며졌고, 지하 묘지인 카타콤바 일부를 재현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이 카타콤바에 가족들을 안장하면서 하느님의 구원을 간청하며 그린 성화들이 마련돼 있다.
지상층에는 광주대교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 전시장과 6·25전쟁 때 순교한 이들을 만나볼 수 있는 순교자실이 있다. 또 레지오 마리애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들도 전시 중이다.
관람 시간 : 10:00~
17:00 휴관일 : 월요일, 문의 : 061 -279-4650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은 영남의 또 다른 대표적인 순교박물관이다. 한국순교복자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오륜대 순교자성지 안에 있다. 순교자 현양 및 한국 고유문화 계승을 위해 1982년 개관, 전국 각지에서 발굴, 수집 및 기증받은 교회의 유물, 조선 궁중유물과 민속품 등 4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상설전시와 특별전시를 열고, 도록을 발간하며 교회 역사와 한국 고유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 이바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오륜대 성지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박물관을 신축 중이라 2024년에 재개관 할 예정이다.
문의 : 051-583-2923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
성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인 대전교구 솔뫼성지에는 2006년 건립된 ‘김대건 신부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 오면 솔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동안 그려진 김대건 신부의 초상을 시작으로, 솔뫼가 속한 내포 지역의 교회사, 성인 집안의 가계, 행적과 순교에 관한 활동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문서와 친필 서한들도 원본 크기 그대로 복사해 전시했다. 기념관 형태도 배 모양으로 성인이 조선으로 입국할 때 타고 온 라파엘호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4월부터 리모델링을 시작한 관계로 가을 이후에 관람할 수 있다.
제주교구 용수성지도 2006년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관’을 건립했다. 김대건 신부가 제주에 표착한 것을 기념하고, 동시에 제주 지역에서 김대건 신부의 미사와 성체성사가 이뤄진 것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전시실에는 김대건 신부의 당시 표착 모습과 미사 봉헌 장면을 재현에 놓았다. 기념관 동쪽에는 김대건 신부가 타고 왔던 라파엘호가 복원돼 있다.
김대건 신부가 모방 신부에게 세례성사와 첫 영성체를 받고, 신학생으로 선발된 수원교구 용인 은이성지에도 김대건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은 은이공소부터 이어져 온 성지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단계별로 정리, 관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또 한국, 중국, 필리핀에서의 활동 여정도 볼 수 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